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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7 질병부담 국제심포지엄' 기획한 윤석준 고려의대 교수
[인터뷰] ‘2017 질병부담 국제심포지엄' 기획한 윤석준 고려의대 교수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2.2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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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자원 효율 이용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는 가운데 각국 경험 공유 장 마련 의의"
윤석준 교수

한국질병부담연구팀(Korean Burden of Disease Research Team)은 지난 9일 오전9시 고대 백주년기념관 지하1층 국제회의실에서 ‘질병부담 연구와 정책 적용_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전망’(Burden of Disease Study and Policy Application: Asia-Pacific Perspective) 주제의 ‘2017 질병부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질병 부담’에 대한 사회-국가적 담론을 제공, 주목받았다.

국제심포지엄의 주제어인 ‘질병 부담’(Burden of Disease)은 환자가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장애 및 후유증으로 인해 얼마나 부담을 갖는지를 계량화한 개념으로 현재 세계 각국은 장애보정생존연수를 활용, 국가적 차원의 질병부담을 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의 질병부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 이번 ‘2017 질병부담 국제심포지엄’은 최근년 한국인의 질병부담을 측정, 발표하는 등 이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의 한국질병부담연구팀이 주관해 관심을 모았다.

이번 국제심포지엄 개최의 기획자인 윤석준 교수는 ‘심포지엄의 의의’와 ‘보건의료 자원의 효율적 이용’, ‘심포지엄을 통한 국제적 경험 공유 성과’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9일 많은 관심 속에 ‘질병 부담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질병예방연구협의체 소속으로 관련 연구도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 질병부담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와 한국에서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한 이유라면?

-20여년 전, 학위과정에서 DALY를 접한 이래 현재까지 IHME의 GBD Collaborator이자 한국질병부담연구팀의 책임자로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세계 주요국의 질병 부담 연구 동향과 방법론을 공유하고 특히 질병부담 연구 결과의 정책적 활용방안 경험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특히 질병부담 연구책임자가 한자리에 모인 만큼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질병부담 네트워크(Asia-Pacific Network for Burden of Disease, APNBoD) 구축에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영국과 호주, 일본과 태국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어떤 내용들이 주로 나왔는가? 연구동향과 특징, 국내에 적용할 만한 정책적 활용방안에 대해 소개해 달라.

-IHME에서 전세계 각국의 질병부담을 주기적으로 산출하여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National-level)에서의 질병부담 산출은 활용하는 자료원과 방법론 등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 초청된 영국과 호주, 태국은 국가기관에서 직접 질병부담을 산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결과를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노력들이 인상깊었다.

더불어 연구방법론 측면에서는 최근 국가 수준은 물론 지역별(Sub-national) 질병부담을 발표함으로써 지역간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중재 정책을 자연스럽게 제언 및 시행하고 있었다.

이같은 지역별 질병부담 산출을 위한 방법론과 자료원 구축 등을 우리 연구팀에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오는 2018년 6월까지 5년간 질병예방연구협의체 소속으로 '한국인의 질병부담 측정 및 미래예측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타당도 높은 질병부담 측정 방법론을 개발, 한국인의 질병부담 측정을 비롯 정책의 비용효과 분석, 미래예측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까지의 연구 현황은 어떤가?

-1차 년도에는 국내 질병부담을 산출하기 위한 자료원을 구축하고 방법론을 정립했다. 2차 년도 연구결과로서 2012년 한국인의 질병부담을 313개 질환으로 구분, 산출했고 이를 지난 2016년 11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 특별판으로 발간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22가지 위험요인에 따른 질병부담을 측정했고 특히 올해는 질병의 중증도에 따른 질병부담과 복합질환을 고려해 질병부담을 산출하고자 한다.

❚윤 교수께서 지난 해 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가장 큰 질병부담 질환은 당뇨병이었으며 요통과 COPD, 허혈성 심질환과 뇌졸중 순으로 드러났다.(2012년 기준) 미국 건강계측연구소(IHME)는 2013년 한국의 질병부담 초래 요인의 상위 3가지를 식습관, 음주와 약물복용, 흡연으로 꼽았다. 교수님께서 분석하신 한국인의 질병부담 특성은 무엇이며 그리고 이를 초래하는 원인은 무엇인지 말해 달라.

-우리나라 질병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비감염성, 만성질환의 질병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연구결과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요통이 상위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현대인의 운동부족과 비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이 젊은 연령층의 요통에 대한 질병부담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3차 년도 연구에서 우리나라 질병부담에 영향을 주는 위험요인 22가지를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영양 부족, 낮은 수질 및 위생수준과 같은 전통적 위험요인(traditional risk factor)에서 과체중, 신체활동, 흡연, 음주 등의 현대 위험요인(modern risk factor)으로 이행하고 있었다. 건강행태 요인 중에서는 흡연과 식이,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질병부담 비중이 컸다.

이외에도 저출산과 고령화 같은 인구구조 변화도 우리나라 질병부담 구조와 특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5차 년도 연구목표 중 하나인 한국인의 질병부담 미래예측을 위해서라도 질병부담 양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정교한 예측 방법론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한국인의 질병부담 위험을 낮출 정책적 제안이나 활용방안이 있다면...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타당한 방법론으로 2012년 DALY를 측정했으며 2015년 daly를 산출하여 미래 예측까지 계획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제는 이러한 근거자료들을 국민 건강증진에 적극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 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질병부담 연구가 보건의료분야의 우선순위 결정에 목표가 있다면, 산출 결과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질환과 건강위험 요인의 영향을 평가하는 총괄지표로서 제시, 질병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평가하는데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성별과 연령별, 질병별 부담의 경중 뿐만 아니라 인구사회학적 요인별, 혹은 지역별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취약인구집단에 대한 건강영향 혹은 건강위험요인으로 인한 공중보건 문제가 도출될 수 있다면 정책 결정 과정에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해 말 2012년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가 기틀이 되어 정부도 관심을 갖는게 우리의 바람이다. 3년 주기 모니터링을 IHME가 한다. 우리도 2012년 연구를 바탕으로 2015년과 2018년에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국제 비교하려고 한다. 국내 정책 활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 정책결정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거론되면 한곳에 자원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전체 자원배분 우선순위를 가져가는 것, 합리적인 예산 배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연구가 정책결정에 중요한 지표로 쓰였으면 하는 것이다.

내년이면 5년간의 연구가 끝난다. 보건복지부와 산자부, 미래부간 R&D 예산 중 생명보건건강 이런 분야가 중복된다. 하지만 독창성을 발휘하려면 건강을 매개로 하는 주제에 올인되어야 하고 기준 잣대가 필요하다. 우리 연구자료가 기준잣대를 세우는 베이스라인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국제비교가 가능한 연구다. 질병부담 연구는 대학이 주축이 되는 곳도 있고, 정부 주축으로 진행되는 나라도 있다. 정부정책 흐름을 볼 때 여러 R&D 예산의 배분이나 다른 보건정책 흐름을 잡을 때 유용한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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