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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강혜령 교무부장(종양전문간호사)
[인터뷰]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강혜령 교무부장(종양전문간호사)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2.1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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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병마와 싸우는 '소아암' 환자도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누리봄교실'이 최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관할 서울시 성동교육청의 허가를 받은 누리봄교실은 2005년 11월 말에 개교해 12년째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교수이자 이곳 누리봄교실의 교장인 이영호 교수와 인사 후 전반적인 실무를 맡고 있는 교무부장 강혜령 간호사를 만났다. 한양대병원 암센터 소속 종양전문 간호사인 그는 지난 2013년부터 교무부장을 맡고 있다.

강혜령 교무부장

강 교무부장은 "누리봄교실 입교 대상자는 주로 소아암이나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6세 이상부터 유치부에 들어갈 수 있어요. 기본 총 치료기간이 2년 반 이상인 장기치료 아이들이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총 15명 있었죠. 우리 병원의 장점은 모두 개별교육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게다가 주로 1시간 30분씩 3교시로 이뤄진 다른 병원들과 달리 10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짜여 있고 단체수업은 물론 개인의 학습능력에 따라 담당 교사가 배정돼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소아암 환자들이 학교에 돌아갔을 때 교과목 수준 등 학업면에서 복귀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학생들은 복귀하자마자 좋은 시험 성적을 거둔 사례가 많다는 전언.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자신감을 갖고 교우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는 개인수업을 진행할 충분한 숫자의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다.

강 교무부장은 "병원학교의 교사로는 한양대병원 중앙동아리인 '한양어린이학교' 선생님들만 받고 있어요. 매년 신입교사가 12명 정도 들어와 교사 수급이 원활하죠. 이들 말고는 다른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받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한양어린이학교' 동아리는 지난 2005년 병원학교 개교와 비슷한 시기에 꾸려졌다. 개교 당시 현직 초등교사가 자원봉사자의 대부분이어서 초등부 위주로 교육이 진행됐는데, 학업에 열망이 있던 중학생 환아가 한양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부하고 싶다'고 글을 올린 것이다. 이를 본 한양대 학생들 몇몇이 뜻을 모아 봉사활동을 펼치던 중 지속될 수 있도록 동아리를 결성했다.

그는 "한양어린이학교 동아리에서 자체적으로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일정 수련 기간이 있고 모두 수료해야 동아리에 들어갈 수 있어요. 경쟁률이 기본 4:1은 되죠. 확실히 책임감이 남다른 것 같아요"라고 흐뭇해 했다.

한양대병원 병원학교은 매년 여름과 겨울 총 2회 캠프를 진행한다. 다른 병원에서는 주로 학부모들이나 환우회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면, 한양대병원은 병원학교 측에서 추진해 의료진이 동행,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아픈 아이들과 1박 2일 캠프를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개교 당시부터 고집해온 프로그램 중 하나다.

강 교무부장은 "실제로 아이들의 학교 친구를 초대하기도 하고 부모님, 졸업생, 선생님 등 다같이 캠프에 참여해요. 교수님과 간호사, 인턴 등 주치의 팀이 동행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병원학교 누리봄교실 내부

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미술심리치료나 독서·논술, 한바탕 웃음교실, 요리교실 등 특별활동도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이희경, 조승희, 신고은, 김경아, 김범용 등 KBS 개그콘서트 팀이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한바탕 웃음교실을 아이들은 가장 재밌어 한다.

그는 "개그콘서트 팀은 벌써 5~6년 정도 됐어요. 추석에는 윷놀이도 하고 실제 무대용으로 짠 개그 공연을 보여주기도 하죠. 아이들은 오는 것만으로도 재밌어 해요"라고 했다.

병원학교의 교육비는 따로 없다. 그동안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으로 지원돼 왔지만, 서울시교육청 예산으로 편성되면서 그 규모가 작아졌다.

강 교무부장은 "예산도 적지만, 자원봉사를 하는 선생님들의 인건비로는 지출하지 못하게 돼 있어요. 병원학교 측에서 자원봉사자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죠. 굳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교육청 주관으로 선생님들을 위한 워크숍이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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