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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휘 신임 고대의료원 교육수련실장
[인터뷰] 김동휘 신임 고대의료원 교육수련실장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1.1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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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는 노동자가 아니라 피교육자_전공의특별법 시행따라 전공의 수련문화도 변해야"
김동휘 교육수련실장

"전공의 삶의 질이 좋아진 것 같다” “최근 낮 수술후 저녁에 당직하는 교수들이 많아졌다” “전공의들의 지원 우선 순위는 ‘근무조건’과 ‘교육’ 그리고 ‘연봉’인 것으로 생각된다” “(수련시간 부족과 관련 전공의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다” “전공의는 노동자 보다는 피교육자다” “병원에서만 모든 비용을 부담하게되면 (장기적으로) 전공의 없이 전임의만의 병원 운영이 우려된다”

‘전공의 특별법’ 시행과 관련, 수련병원을 비롯 교수-전공의 모두 불명확성으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의 수련 문화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에는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 향후 수련환경이 급속히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동휘 고려대의료원 교육수련실장(고대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을 지난 16일 고대안암병원 회의실에서 만나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의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와 대응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고려대의료원의 수련환경 변화에 대한 방향 설정은?
-전공의특별법이 되면서 근무환경 뿐만 아니라 복지에도 많은 관심이 생기고 있다. 전공의들을 바라보는 눈이 이전까지는 어시스트 역할 정도였다. 전공의들도 전공의특별법으로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게 됐다. 여기서 오는 약간의, 전공의들도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도 있고, 실제 교수와 스텝들도 전공의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혼란이 있었다.

그러나 교수들은 전공의는 노동자가 아니라 피교육자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법으로 수련환경 시간 자체가 많이 줄었다. 교육을 안 시키고 넘어갈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을 할 것인가를 고민중이다.

고대는 작년 통합수련병원으로 지정, 통합수련으로 전공의와 인턴들을 뽑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통합수련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안암과 안산, 구로 3개 병원 공통 프로그램과 각 병원마다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공의들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역량 위주의 교육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과가 통합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지는 못했다. 선도적으로 내과(3년제)를 시행키로 했다. 기존의 다른 과들보다 실제 수련환경이 급변, 무엇을 어떻게 해야 보완하고 전공의 만족도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던중 역량평가 중심으로 개편했다. 내과는 올해부터 통합수련을 중심으로 교육이 시작된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과에서도 올해는 역량평가를 중심으로 교육고 평가를 확대하려고 한다.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은 술기가 많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내과에서도 많이 요구하는 사안들은 내시경, 심장초음파 이런 술기교육들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방학을 이용해 체계화할 계획이다.

인턴 술기교육도 올해 시작한다. 큰 술기는 아니지만, 환자에게 직접 시행하는 술기들이 안전하게 시행되도록 인턴들에게 필요한 술기가 무엇인지 추천받아 올해 20개 정도 항목들을 뽑았다. 5개과 교수들의 협조를 받아 2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외과의 경우, 교육시간이 더 짧다. 빈번한 콜과 수술이 이뤄진다. 보완 계획은?
-시스템이 모든 과의 전체 수련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외과의 경우, 나름대로 전공의들을 충원하기 위한 자체 프로그램 있다. 기본 술기 외 점차적으로 향후 확대할 계획이다.

전공의 충원은 해당 병원 프로그램이 얼마나 알차냐에 결정된다. 지난 해에는 각 병원 전공의 대표와 4년차를 돌아가면서 만났다. 실제 필요로 하는 것, 현장 목소리를 듣고 부족한 부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의견을 받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하다.

술기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많이 나왔다. 술기란, 나중에 실제로 전문의를 땄을 때 쓸 수 있는 무기다. 이를 잘 구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올해 술기부분을 강화했고 순차적으로 확대, 체계화할 방침이다.

✜수련병원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외국의 경우, 국가에서 의사를 키우는 개념이다. 전공의법에서도 ‘수련병원 재정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말이 없다. 모든 비용이 병원에 일임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된다면 전공의 없이 전임의로 병원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정 부분 정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줄어드는 근무시간에 대한 대체인력이 필요하다. 대비책은?
-일정 부분 PA로 인력 보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많은 부분 부교수 조차 당직을 선다. 수련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밑의 연차들이 당직을 서고, 위의 년차들은 열외가 되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시뮬레이션해 보니까 시간을 맞추려면 1년차들이 일주일에 당직을 2번을 서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원래는 최대 연속 36시간은 안 된다고 한다. 실제 하려다 보면 주말 1번, 주중 1번 당직을 세우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1년차 한 명이 있는 과에서는 어떻게 다 할 수 있나? 2-4년차들도 같이 당직을 서는 등 전공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교수들도 진료형태가 바뀌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전공의 모두를 거느리고 회진을 돌곤 했다. 이제는 그렇게 하면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병원내 진료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고대의 경우, 각 과의 교육수련부장과 많이 대화하고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위의 년차도 당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호스피탈리스트 외 대체인력 수급 계획은?
-현재 호스피탈리스트를 구하려고 해도 못 구하고 있다. 구해도 힘들다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내과 수련기간이 3년으로 줄어들며 한 학년이 겹치는데 이 남는 인력중 호스피탈리스트를 생각하는 전공의들도 있는 것 같다. 실제 내과 전공의들 중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와 보수에 대한 규정이 명확해진다면 활성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역량평가는 어떤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는가?
-전공의들이 얼마나 술기를 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역량평가를 하기 전에 전제가 돼야 할 것은 술기를 안전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위의 년차들이 가르쳐 주고 넘어갔던 것을 이제는 각각의 역량과 그 단계에 도달했는지를 4단계에 걸쳐 평가항목을 만들고, 그 역량을 갖추도록 옆에서 스텝들이 보고 검증하는 방식이다. 특정 술기를 위의 년차나 주니어 스텝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상황에서 시행하게 하고, 3번 정도 시행해 확실하게 잘한다는 게 검증이 되면 스티커를 부여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다. 내과의 경우,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조만간 홈페이지에도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전공의법 시행으로 달라진 수련환경이라면?
-인턴의 경우, 낮에는 각 과에 근무하게 하고 밤에는 통합당직을 하도록 했다. 안산병원부터 작년에 시행했고 올해는 구로와 안암까지 3개 병원이 이 시스템을 함께 하려고 한다. 통합당직을 서게 하니 오프 문제가 정확하게 지켜졌다. 그 과 소속이 아니라 5시나 6시가 되면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공의들도 옛날에는 1년차들이 독박 쓰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오프인 경우에는 5시 1년차도 나가게 됐다. 삶이 확실히 좋아졌다. 반면, 흉부외과나 비뇨기과처럼 전공의가 부족한 과에서는 교수들이 연속 당직을 서기도 한다.

✜병원에서도 포기해야 할 부분이라면?
-수련병원에 일부라도 보조가 들어오면 좋겠다. 지난 해 전공의 연봉이 많이 올랐다. 수련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이유는 2가지다. 바로 근무조건과 연봉으로 결국 예산문제다. 상위 수준이 되어야 전공의들이 오지 않겠나. 복지도 중요하다. 지난 해 해외학회에 33명 정도 보냈다. 올해도 더 늘려 60명 이상 보내려고 한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전공의들에게 대학원 장학금을 일부 지원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적인 연구나 교육자로서의 길을 가도록 도와주려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공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입 전공의들이 들어올 때 마다 역사 교육을 하고 있다. 역사 강의를 하면서 하는 말이 있다. 전공의 생활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성취감도 있다. 목표로 하는 것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그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김동휘 교육수련실장은 ‘전공의들의 수련시간 부족’과 관련, “수련시간 때문에 더 배웠으면 하는 전공의들도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다. 전공의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피교육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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