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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동원 강제해산...의료계 `공분'
경찰동원 강제해산...의료계 `공분'
  • 강봉훈 기자
  • 승인 2005.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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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의료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찬성론자 일색의 지정토론자 선정 등 왜곡된 `약학대학 학제 개편방안 공청회'를 지난 5일 강행하려 하자 서울특별시의사회원을 비롯한 의료계 대표들은 이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공청회장에서 집단 퇴장, 이날 공청회는 결국 약사회만의 반쪽 공청회로 파행 개최됐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3시 과천 국사편찬위원회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를 앞두고 오전부터 국사편찬위원회 주변과 공청회장 입구를 전투경찰 병력으로 겹겹이 둘러싼 가운데 4중 5중의 경찰 검문검색을 통해 방청객을 철저히 차단하고 입장객까지 극도로 제한하는 등 참석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 의료계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청회를 강행하려 하자 공청회장 단상아래에 포진해 있던 서울시의사회 朴明羲공보이사와 黃仁奎총무이사, 金鍾雄보험이사, 金宗鎭의무이사, 朴明河재무이사를 비롯한 서울시의사회원과 경상북도의사회 邊永宇회장, 경상남도의사회 李源普회장 그리고 개원의, 전공의 등 의료계 대표 100여명은 즉각 스크럼을 짜고 “자격없는 사람들에 의해 개최되는 이같은 졸속 공청회는 원천무효”라는 선언과 함께 “모든 조건을 준수한 상태에서 다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특히 의료계 대표들은 “공청회 지정토론자 10명중 8명이 약대6년제 찬성자로 채워지고 단지 2명 만이 반대인사로 동원된 상태에서 그리고 이렇게 삼엄한 상황을 조장한 가운데서 공청회를 개최하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이럴 바에야 요식행위의 공청회를 개최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또 “의료계가 시민단체 및 학부모단체의 참석을 강력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찬성인사 일색으로 구성했으며 의협을 단지 공청회의 들러리로 내세우려 했다”고 분개했다.

 단상아래에 포진한 100여명의 의료계 대표들은 오후 4시경 경찰병력이 투입될 때 까지 스크럼을 짜고 `교육부는 자폭하라'는 구호제창과 함께 “국민적·사회적 합의없이 약대6년제를 강행하려는 것은 약사회에 대한 정치적인 선물일 수 밖에 없다”며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이번 공청회는 원천무효임”을 재차 강조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계속되자 경찰은 오후4시경 전투경찰병력을 대거 투입, 의료계 대표들을 일일이 강제 연행하는 가운데 오후4시15분경 의료계가 경찰측과 “전투경찰 및 사복경찰이 공청회장 밖으로 철수하면 스크럼을 풀고 자진해산하겠다”고 합의함에 따라 단상아래 의료계 인사들은 방청석으로 물러나고 파행적인 공청회는 시작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의료계 대표들은 공청회가 시작되자 마자 “오늘 약대6년제를 시행한다는 보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교육부 인사에게 힐난하고 오후4시22분경 공청회 포기 선언과 함께 집단퇴장했다.

김기원 

공청회장 밖 규탄대회

 결사 저지...삭발...원천무효 선언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1000여명의 의사회원과 의대생, 의료단체 관계자들은 약대 6년제 공청회가 열린 과천 국사편찬위원회 앞에서 교육부 규탄대회를 갖고 `약대 6년제 결사 반대'를 주장하며 `불법 공청회 무산'을 선언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시의사회원을 필두로 국사편찬위원회 앞에 모인 전국의 의사들은 규탄대회에서 국민들의 참여가 제한되는 공청회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전국에서 회원들을 이끌고 집회에 참석한 시도회장들은 차례로 나서 약대 6년제의 부당성을 성토하고 이에 대한 적극 저지의 결의를 보여줬다.

 朴漢晟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서울을 비롯 전국에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현재 횡행하고 있는 약사들의 불법진료부터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공청회가 열리기 전부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입구를 봉쇄했지만 결국 약사회원들이 다른 곳을 통해 입장하자 봉쇄를 풀고 공청회장에 들어갔다.

 한편 공청회장에 입장한 회원대표들이 단상 앞에서 공청회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저지 농성을 계속하다 경찰의 무력에 의해 끌려나왔으며, 공청회장 밖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천의 주괄 회원이 머리를 삭발하고 약대 6년제 저지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4시40분경 金在正의협회장은 오는 7월 16일 의료현안정책설명회와 함께 전국시군구의사대표자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강력한 약대 6년제 저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강봉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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