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수필 -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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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신문
  • 승인 2016.11.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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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말자…현재가 바로 선물”
백대현 서초 방배성모정형외과 원장

먼저 이 글을 읽어보자.

〈그 다음 회갑 순서는 오빠였는데 바로 이듬해가 회갑인 오빠는 가족 모임을 마련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면서 토를 달았다. 도대체 회갑이 뭐기에 그 야단이냐고. 자기는 오래오래 살 거니까 나중에 아주 늙어서나 생일을 챙겨 먹겠노라고. 우리 형제들은 오빠가 너무 짠돌이라며 입을 삐죽거렸다. 물론 한편에선 오빠가 미혼인 자녀들에게 신경을 쓰는 모양이라고 이해했다. 그런 오빠가 2년 후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예순 두번째 생일을 꼭 일주일 남긴 한 여름이었다.

바깥 날씨와 아무 상관없이 에어컨이 빵빵 돌아가던 영안실 한 구석. 오빠의 빈소에 앉아서 난 많이 후회했다.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알았다면 억지로라도 회갑을 챙겨 주었을텐데. 큰 누이 동생이 되어 가지곤 하나 밖에 없는 오빠의 회갑 모임을 마련해 주지 않았던 그 옹졸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는 형편인데. 그러나 나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던 오빠가 예순을 갓 넘긴 나이에 그렇게 허망하게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중략)
그해 초 어떤 공식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세 개띠가 잡담을 나누다가 우리가 올해 회갑인데 남이 축하해 주는 건 쑥스러우니 우리 스스로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데 뜻이 모였다.〉
출처 : 책 `다시 나이 듦에 대하여' -지은이 박혜란 -

어느 선배님께서 전에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친구 아버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신후 아버님 댁에 가서 생전에 술을 모아두셨던 장을 열어보니 좋고 값비싼 술은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들었다고 하셨다. 또 다른 지인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신후 어머님 짐을 정리하려고 장을 열어보니 명품 스카프, 명품 백이 상품 태그도 뜯지 않은 채로 그대로 장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좋은 술, 명품 백은 아끼고 있다가 나이가 더 들은 후인 말년에 먹고 또한 들고 다니시려고 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앞날을 예측할 수가 없다. 한치의 앞도 알수 없는 것이 사람의 운명이 아니던가. 그래서 오늘 여기에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비싸고 좋은 것을 보관만 해두지 말고, 명품 술과 명품 백은 지금 바로 마시거나 들고 다녀야 한다. 

동창 모임에 가면 느끼는 것이 있다. 매번 오는 친구들만 또 온다. 이런데는 그동안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 오랜만에 오는 것이 왠지 낯설고 쑥스러운 면도 있을 것이다. 그 보다는 나름 그 시기별로 참석 못하는 이유가 있는 거 같다. 자녀들이 유아기때나 어리면 부모로서 돌보아야 할 것이 많아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서 일터이고, 중학교때는 사춘기이고 고등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기초를 닦는데 도와주어야 할 것이고, 자녀가 고등학교때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부모로서 또한 적극적으로 돌보아 주어야 할 것이 많기도 하고,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나 모임에 가려고 했을 터이고,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거나 결혼을 안했으면 자식이 결혼을 한 이후 홀가분해질때 모임에 가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다 이루어지고 난후 정말 모임에 나가려고 할때는 시간은 덧없이 흘러서 어느덧 60∼70대가 된다. 그때는 이미 힘도 없어지고, 의욕과 정열도 사라지고 때로는 귀찮아지기도 한다.

그때 그때 시기마다 나름 아주 그럴듯한 이유는 있다. 미래가 되면 현재의 상태가 나아지라는 희망은 물론 가져야 하지만 지금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상태지만 현재 자기의 입장과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는 history, 현재는 present, 미래는 mystery라 하지 않던가. 현재가 영어로 present 라 하는데 이는 현재도 되지만 선물이란 뜻도 있는 것이 우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우리에게 그야말로 선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나 소중한 현재인 오늘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50여년을 살면서 재력과 시간과 체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 때가 언제였었던지 생각해 본다. 젊었을 때는 주로 돈이 없었을 것이고, 30∼40대에는 자녀들 때문에 돈과 시간이 둘 다 없었을 것이고, 노년 시절에는 체력이 마음같이 안 따라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일생을 놓고 볼 때 위에서 말한 모든 좋은 여건이 다 갖추어지는 때는 언제고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현재 자기의 상태가 여건이 좋던 안좋던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 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돈이 많으면 행복한 걸까? 보통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있으면 만족할까. `수입이 얼마나 됐으면 좋겠는가?'라는 어느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은 `지금 수입의 2배'라고 답했다고 한다. 응답자 가운데는 실제로 몇 년 후 수입이 2배가 된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의 2배만 더 벌었으면 좋겠다”라고 반복했다고 한다. 이처럼 돈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하지만 돈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는 “돈이란 팝콘과 같아서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갈증을 부른다”고 했다.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도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하루에 몇 끼를 더 먹을 수도, 하루 저녁에 여러 방에서 동시에 잠을 잘 수도, 한 번에 옷을 여러 벌 껴입을 수도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것이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것이 아닐까. 돈을 포함한 욕심을 버리고 현재, 지금을 즐기자. 그러면 어디에서? 바로 당신이 있는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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