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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스트레스, `팡∼팡∼' 테니스공으로 날린다”
“진료실 스트레스, `팡∼팡∼' 테니스공으로 날린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6.11.1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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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의사회의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1〉 - 강남구의사회 테니스동호회

[편집자주] 1차 의료기관 의료진들은 일반적으로 오전 8시30분쯤 출근해 오후 7시경까지 한 평 남짓한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며 하루를 보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다. 의사들은 긴 진료 시간, 수술, 환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의사들은 이처럼 답답하고 힘든 일상에서 건강한 정신과 몸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답은 `동호회' 활동이다. 의사들은 골프, 테니스, 바둑, 노래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동시에 진료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에 의사신문은 동호회 활성화를 위해 25개 구 의사회 동호회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적막이 흐르는 넓은 테니스 코트. 거친 숨소리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묵직하지만 통통 튀는 공 소리 이외 소리는 코트에서 방해꾼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테니스공이 네트를 몇 번 오가더니 승자의 환호가 터지면서 적막이 깨졌다. 

“와∼” 짧고 강하게 퍼지는 승자의 환호. “강남구의사회 테니스 팀! 파이팅!” 팀원들의 승리에 찬 환한 미소와 축하. 경기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수들 간의 격려의 인사가 오간다.

지난 9월 초 서울특별시의사회장기 쟁탈 각분회(구분회 39회, 특별분회 36회) 대항 회원 친선 테니스대회가 있던 날의 모습이다. 이날 우승은 `강남구의사회 테니스 동호회'가 차지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우승이다. 

강남구의사회가 9월4일 열린 서울시의사회장기 쟁탈 친선 테니스대회에서 3년 연속 구분회 우승기를 차지했다.

강남구의사회 테니스동호회는 1988년 약 25명의 회원들이 모여 결성됐다. 동호회는 초보자가 아닌 학창시절부터 갈고 닦은 프로급 수준의 우수한 실력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동호회는 지난 2010∼2012년 3년 연속 서울특별시의사회장기 테니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2014∼2016년에도 3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었다. 동호회는 올해도 3년 연속 우승 기념으로 우승상금과 우승기를 가져갔다. 

현재 강남구가 매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프로급 수준의 실력자들이 모였다는 이유도 있지만 다른 구 의사회보다 회원 수가 많기 때문이다. 

강남구에는 지역의 특성상 적게는 100명, 보통 3∼400명의 회원이 있는 타 지역과 달리 15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있다. 그만큼 테니스를 잘 하는 회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사회 테니스대회 구분회 39회 동안 2번이나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대회 개최 이래 매우 이례적인, 뛰어난 성적으로 평가된다. 

현재로서는 강남구의사회 테니스 동호회 실력을 따라올 동호회가 없다는 얘기다. 강남구 동호회에 따르면 서울특별시의사회장기 운영진에서 “다음 대회엔 강남구에 집과 병원이 함께 등록돼 있는 회원들만 출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집이 강남구가 아닌 다른 지역일 경우 해당 구 대표로 출전하라는 뜻이다. 강남구 동호회 회원들의 성적이 뛰어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사실 강남구의사회 테니스 동호회는 `서울시의사회장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급하게 결성됐다. 더욱이 회원들은 한 평 남짓한 진료실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무기력함을 해결해 줄 탈출구가 필요했다. 

회원들은 자신들이 가장 즐겨하고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운동으로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다 `테니스'를 선택했다.

특히, 테니스는 △운동기구나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반면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명만 있어도 재미를 볼 수 있다 △유산소, 유연성, 근력, 지구력 등이 높아진다 △집 주변 인근 어디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스트록을 구사하기 위해 볼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운동량이 많아 혈액순환에 좋다 △젠틀한 스포츠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매력도 있다. 한마디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최고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강남구 회원들은 테니스의 매력 하나로 시작해 서울시 25개 구 최고 실력자가 됐다. 회원들은 테니스를 빙자한 `친목도모'는 물론 이를 통해 체력을 증진하고 정신건강을 강화해 나갔다. 강남구의사회 테니스 동호회는 25∼30명 정도의 회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신운동 장점 홍보, 젊은 회원 영입 박차”
서울시의사회 대회 2번이나 3연속 우승 프로급 실력 자부

한재민 강남구의사회 테니스동호회장

현재 동호회는 산타홍산부인과 한재민 원장이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한재민 회장은 `테니스 애찬론자'다. 한 회장은 “테니스는 신사적인 운동이면서 매우 재미있고 흥미가 있는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이야기 한다. 

한 회장의 첫 인상은 마르고 왜소해 보이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의 건강과 멋진 근육은 테니스가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이야기 한다. 한 회장과 테니스가 함께한 세월도 30년이 넘었다. 강남구 동호회에서 보낸 시간도 20년이 넘는다. 

한 회장은 “동호회는 현재 25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평균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원로 회원들 중에는 73세가 넘은 회원도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73세가 넘는 회원의 체력이나 운동신경이 젊은 회원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분의 실력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테니스는 전신운동으로 체력관리만 잘 하면 65세가 넘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배우고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효율적인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의사들은 매일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200명까지 아픈 환자들을 진료하고, 정신적, 경제적 이유로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며 “의사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운동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니스는 `멘탈'이 중요하다”며 “힘자랑이 아닌 상대방의 허를 찌르고 탐구하는 스포츠로, 공 하나에 온 집중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어 스트레스는 물론 정신적 회복에도 탁월하다”고 주장했다. 

또 “테니스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쉽게 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호흡, 근육 등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회장은 “하지만 하루아침에 잘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 우리 회원들도 대부분 학창시절부터 테니스를 쳐왔지만 회원들의 실력차가 조금씩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들에게 테니스는 `좋아하는 운동, 신나는 운동'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두 하나가 되어 즐겁게 동호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회장은 “테니스 운동은 남성은 물론 여성들에게도 좋은 운동”이라 선전한다. 더욱이 우울증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 회장은 “테니스는 골다공증과 골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운동이다. 뼈의 양이 감소하고 미세 손상 등 질적 변화에 의해 뼈가 약해지는 이런 증상들에는 근육과 뼈에 힘을 주는 운동이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한 회장은 최근 `테니스'의 사회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아쉬워했다. 한 회장은 “우리 학창시절에는 학교에서 테니스를 배웠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학원과 게임에 빠져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호회도 젊은 의사들의 참여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홍보를 꾸준히 해도 젊은 회원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 회장은 “5∼60대 회원들은 테니스에 관심이 많고 체력 관리를 위해 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보니 운동할 시간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려는 성향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회원들에게 동호회 가입을 권해도 선뜻 함께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도 “동호회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젊은 의사들의 참여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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