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5계율
내가 생각하는 5계율
  • 의사신문
  • 승인 2016.11.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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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기의 마로니에 단상 〈50〉

*요즈음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치권의 최상부에서 규정에 없는 행동을 오랫동안 해 온 결과이다. 쌩뚱맞지만 부처님은 인간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범으로 무엇을 제시했을까? 오늘 불교에서 가장 기본으로 여기는 5계율을 소개하고 문외한이지만 내 해석을 첨가하고자 한다. 넓은 아량으로 읽어 주시고 이번 사태의 분석과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계율은 계와 율의 복합어이다. 계(戒)는 불교 신도 모두가 지켜야할 일반적인 행동 규범이고, 율(律)은 출가한 스님을 위한 법규이다. 이런 수많은 규범의 기본으로 5계율이 있어 불교 초창기부터 일반인과 스님 모두가 가까이 지켜야 하는 실천덕목이었다.

부처님이 생존하신 그 당시 인도의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한 항목도 있어 부처님의 원 뜻을 상상하며 내 나름으로 각 항목을 재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살생하지 말라[不殺生]
고기는 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다. 식용으로 고기를 먹는 것은 건강 상 어쩔 수가 없고 몇 가지 병의 치료에는 필수적이기도 하다. 물론 과다한 고기의 섭취는 자제해야 하고 다른 이유로 하는 살생은 죄악이다. 

나아가 생각하면 동물 뿐 아니라 식물도 포함한 생명체를 보호하고 번성시키자는 적극적인 의미도 있지 않을까? 같은 순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은 우리와 자연을 공유하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② 도둑질 하지 말라[不偸盜]
본래의 뜻 이외에도 확대 해석해야 할 항목이다. 거짓말, 사기, 강도질 등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주는 행위 뿐 아니라, 부패, 탈세, 횡령 같이 공공의 정의와 이익을 잠식하는 부정부패도 금해야 한다. 나아가 재물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것,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지 않는 것도 포함해야 한다. 즉 넓은 의미로 무소유의 구현이다.

③ 음행을 하지 말라[不邪淫]
올바른 관계의 이성(異性)을 삶의 동반자로 여기고 진심으로 사랑하라는 의미이다. 확대 해석하면 모든 인간을 사랑하자는 뜻이리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승려도 일부 결혼을 허가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가족을 가진 경우에 종교가의 길을 가는데 큰 짐이 되지만, 일반 신도들을 이해하고 이끄는데 도움도 될 것이다. 물론 일생을 독신으로 진리탐구에 바친 구도자는 더욱 존경받아야 한다.

④ 거짓말을 하지 말라[不妄語]
진리가 아닌 말로 사람을 현혹시키지 말라는 의미이다. 정직은 선진 사회 형성에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상호 믿음과 존중으로 타인을 대하라는 권고도 된다. 즉 개인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⑤ 술을 마시지 말라[不飮酒]
부처님 당대 인도에서는 음주의 폐해가 심했던 모양이다. 그 당시 술은 또한 약으로도 사용했기에 과음이나 약물중독 등을 피하라는 의미이다. 본래의 뜻을 현대적으로 유추하면 운동이나 좋은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 오계율은 문법상 모두 부정어(否定語) 형식으로 쓰여져 어떤 나쁜 짓을 금하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선(善)한 존재로 인식하여 우리 삶에서 특별히 범하기 쉬운 조항만 나열했거나, 또는 운율을 맞추어 통일했을지 모르겠다. 부정어는 닫친 문장으로 확대 해석이 불가능하다.

반면에 긍정어(肯定語)는 열린 문장으로 포괄적인 뜻을 내포하여 경우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확장성과 융통성이 있다. 부처님과 수행자들이 의도한 바를 추측하면서 다음과 같이 긍정어 표현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① “모든 생명과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하자” [不殺生]

② “상식과 정의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하자”[不偸盜]

③ “인간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자”[不邪淫]

④ “사람 사이에 진실과 믿음이 있게 살자”[不妄語]

⑤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을 하자”[不飮酒]

이 5계의 기본 주제는 처음 항목인 생명존중이고, 다음 계율은 점차 사회생활 규범에서 개인생활 규범으로 좁혀진다. 마지막 항목부터 거꾸로 보면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5계), 타인과 진정한 관계(4계), 짝에 대한 윤리와 인간사랑(3계), 사회 정의를 바탕으로 한 집단 윤리(2계)와 생명존중과 자연보호(1계) 순으로 진정한 자아의 확대 과정이 된다. 즉 5계율은 이 단계별 기본 요소를 잘못 행동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 의도를 잘 이해 못하는 일반대중에게는 금지하는 부정어 형식이 더 효과가 있었으리라.

결론적으로 부처님은 2500년 전에 생명존중의 윤리관을 우리에게 쉽게 가르치고 행(行)하게 하기 위해 5계율을 만드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역사에서 매번 정권말에 비슷한 분규와 혼란이 되풀이 되는 상황이, 나에게는 5계율이 아직도 유용하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정말로 딱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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