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보다 귀 치료 잘하는 의원, 그 비결은?
대학병원보다 귀 치료 잘하는 의원, 그 비결은?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11.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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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중이염, 난청, 이명 등 귀 질환은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도 전공하는 교수가 보통 한두 명만 있다. 하지만 귀 전문의사가 5명이나 있으면서 오로지 ‘귀’만 보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있다. 지난 2002년 귀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과대학 교수 출신의 전문의들이 의기투합해 개원한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소리이비인후과가 그 주인공이다. 

소리이비인후과는 외형만 의원급일 뿐 그간 이룩한 업적은 어지간한 대학병원을 능가한다. 개원 4개월 만인 2002년 7월 30일 개인병원 최초로 인공와우이식술을 시행한 이후 현재까지 500례 이상의 인공와우이식술과 1만례 이상의 귀수술을 시행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귀 질환 치료를 위해 현재 전국에서 환자가 이 병원을 찾고 있음은 물론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 등 해외환자들도 대거 방문하고 있다. 전달체계가 복잡한 대학병원과 달리 검사에서 진단, 치료까지 한날에 이뤄지는 원스톱 서비스도 환자 입장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의사신문은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사진)을 만나 잘나가던 의과대학 교수가 미련 없이 대학을 떠나 강남 한복판에서 미용성형도 아닌 이비인후과 세부전공만을 특화시켜 개원을 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의 성장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박 원장이 10여년 간 의대 교수 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개원을 한 당시였던 2002년은 의약분업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 안됐던 터라 의료계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돼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됐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병원의 전공의들은 물론 펠로우들까지 모두 투쟁을 위해 병원을 비워 그동안 전공의들이 해왔던 진료나 수술 세팅을 교수들이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하게됐는데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지만 한두 번 해보니까 곧 적응돼 수술 시간이 반으로 줄더군요.”

보통 4시간 정도 걸리는 중이염 수술의 경우도 전공의 없이 교수가 직접 간호사와 세팅을 하고 진행하니 2시간으로 준 것. 그래서 박 원장은 “이런 식으로 진료가 이뤄지면 환자의 불편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개원을 결심했다고 한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의대 교수들에게도 “평소에 우리가 생각했던 최상의 귀 진료를 해보자”고 제안해 받아들여졌다.

어느 진료과를 불문하고 의약분업으로 인해 당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의대 교수에서 개원의로 변신한 의사들이 박 원장 말고도 꽤 있었다고 한다.

이후 박 원장은 1년여 간 미국연수과정을 다녀온 뒤 다른 두 명의 교수와 의기투합해 개원을 준비했고 얼마되지 않아 현재의 위치에 ‘소리이비인후과’가 탄생하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소리이비인후과는 그의 손을 거쳐 진료형태나 시스템을 오로지 귀 질환 치료 만을 위해 최적으로 세팅됐다. 대학병원의 진료 스타일에 의원급의 효율성을 접목한 것이다.

특히 박 원장은 “의료진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고 병원 내 의사결정구조도 효율적이기 때문에 진단에서 수술까지 빠르게 이루어지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면서 “귀 질환을 위한 전문 시스템은 어지간한 상급종합병원보다 더 잘돼 있다. 병원 네 개층의 시설과 공간, 그리고 장비가 오로지 ‘귀 진료’만을 위해 특화된 형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리이비인후과는 모든 원내 시스템을 귀 질환 위주로 세분화해 중이염클리닉, 난청클리닉(보청기클리닉, 인공와우클리닉), 어지럼증센터, 이명클리닉 등 다양한 클리닉을 운영하며 진료표준화를 기하고 있다. 여기에 각 귀 질환의 특성에 맞게 환자의 동선까지 고려해 공간은 물론 시설과 장비의 위치까지 세팅됐다. 각 과나 세부전공별로 균등하게 투자를 해야 하는 대학병원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렇게 귀 진료만을 위해 모든 게 최적화돼 있는 전국 유일무이한 ‘귀 전문 클리닉’ 소리이비인후과의원. 그렇다면 그동안 소리이비인후과가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원급을 넘어 병원급 의료기관이나 전문병원으로 규모를 확대할 생각은 없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박 원장은 이러한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원급 의료기관이 되려면 30병상 이상으로 병상 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의료 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병원 규모를 확대하기보다는 현재의 수준에서 환자의 재원일수를 줄이고 회복기간을 빠르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귀 진료에 특화된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 그래서인지 대학병원에서 보통 5-6일 걸리는 수술 및 회복기간이 소리이비인후과에서는 2-3일이면 끝난다. 입원도 아무나 시켜주지 않고 정말 필요한 환자만 받는다.

박 원장은 “우리가 개원할 때부터 추구했던 의료의 질과 환자의 만족도를 위해서는 지금의 형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은 한 병상을 확대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소리이비인후과는 개원 초기부터 의료인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학술 및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최신의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전문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하는 전정워크숍, 이비인후과 개원의를 대상으로 하는 소리귀임상세미나, 청각사와 언어치료사를 대상으로 하는 소리와우 세미나, 와우이식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소리와우캠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리건강강좌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자체 소식지 ‘소리뉴스’도 발행해 귀질환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박홍준 원장은 “앞으로도 최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귀특화병원으로 발돋움하고, 환자중심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다가가는 진료환경을 구축하며, 의료인과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병원을 만들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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