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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도돌이표에 빠진 복지위 종합국감
`백남기' 도돌이표에 빠진 복지위 종합국감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10.2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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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는 `백남기'로 시작해 `백남기'로 끝이 났다.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의원들이 질의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백선하 교수를 향해 온갖 질타와 의혹을 쏟아냈다. 고인의 사인 논란부터 외압 의혹, 치료 과정, 사망진단서 작성 권한·책임까지 관련된 모든 주제가 총동원됐다.

기자는 진상을 규명해줄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의원들은 제한적인 질의 시간에 1991년 민주화 시위 이야기를 꺼내며 상당 시간 국민에 호소하기도 했고, 고인 사망 당시 백 교수가 입고 있었던 애꿎은 등산복을 걸고넘어지기도 했다. 또, 대학병원 수련 관행상 전공의는 교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사망진단서 작성 권한과 책임에 대해 재차 따져 물어 같은 질의와 답변이 되풀이됐다.

심지어 검사 출신 모 의원은 자신이 더 전문가라면서 채택해준다면 기꺼이 참고인으로 나서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덧댔다. 

국감장에서 밝혀내야 했던 것은 고 백남기 씨의 사인이었다. 하지만 복지위 여야 의원들은 진상 규명보다는 그저 백남기 논란에 숟가락 얹는 식의 질타만을 내뱉었다. 다른 보건의료현안을 다 제쳐놓고 장시간 다루고도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튿날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된 이날 감사는 마지막까지도 `백남기' 도돌이표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취재를 위해 모인 기자들은 유감의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이 보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이슈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목에만 무게를 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미 국민은 망신주기용 말싸움에 그치는 청문회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국감 스포트라이트' 받기 위해 이슈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현안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지는 20대 국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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