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세바스찬 바흐 b단조 미사 바흐 작품 232
요한 세바스찬 바흐 b단조 미사 바흐 작품 232
  • 의사신문
  • 승인 2010.01.07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뛰어난 신학적 해석 '미사곡의 최고봉'


1748년 `B단조 미사'의 마지막 악곡 뒤에 SDGI(Soli Deo Gloria; 오직 신에게 영광을)라는 종료표시를 적는 순간에도 바흐는 자신이 서구 음악의 가장 위대한 대작 중 하나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예감하지 못했다. 1818년 이 작품 총보의 초판을 위해 서명할 때 스위스 음악교육가인 한스 게오르규 네겔리는 `모든 시대와 민족의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 극찬을 하였고, 이후 여러 음악사들에 의해 고금의 미사곡의 최고봉으로 뽑혀왔다.

1733년 작센 선제후이자 폴란드 왕이었던 아우구스트 데어 슈타르케가 사망하고 후계자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가 왕위에 오를 때까지 모든 교회음악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야 했다. 이때 바흐로서는 교회음악에 대한 바쁜 임무수행의 휴지기를 가지게 되는데 자신의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대규모 미사곡을 작곡한다. 이 미사곡은 루터교의 관례에 따라 제1부 `키리에(3곡)', 제2부 `글로리아(8곡)', 제3부 `크레도(8곡)', 제4부 `쌍투스(3곡)', 제5부 `아누스 데이(2곡)'를 포함하여 신교 예배의식에 사용된 소위 `미사 브레브스(간소한 미사곡)'으로 정리하였으나 규모면에서 뿐 아니라 예술적 기교와 표현력에서 당대 신교의 모든 간소한 미사곡을 훨씬 능가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코 예배의식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으로 당시 이 곡이 연주되었다는 기록은 찾아 볼 수 없다.

바흐는 새로 즉위한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에게 궁정악장의 직위를 얻기 위해 “충실한 복종을 하는 가운데 전하의 자비로운 분부가 있을 때마다 교회음악과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을 함에 있어 지칠 줄 모르는 근면함을 보이겠나이다.”라는 편지와 함께 이 작품의 가성음부 및 기악음부를 보낸다. 라이프치히에서 지내는 동안 자신의 왕성한 작곡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한 인정을 받지 못하자 드레스텐 궁정 쪽에서 인정을 받고자 노력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가 청원하던 시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선제후는 폴란드에서 그에게 대항하며 일어난 군중시위 때문에 몹시 분주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바흐에게 주어진 새로운 직위를 얻기까지는 3년을 기다려야만 했고 그 이후에도 그가 바라던 궁정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B단조 미사'에는 구조적으로 몇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 곡의 가톨릭적인 부분은 개신교 예배에서는 필요가 없는 것이고, 반면 그 가사가 로마 가톨릭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여러 변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에서도 연주될 수 없는 것이었다. 또한 마지막 `아누스 데이'와 `도나 노비스 파쳄' 부분은 예배 의식 측면에서도 불가능하게 구성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이 곡은 미사를 드릴 때 연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을 가지고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결국 바흐가 평생 동안 추구하였던 `교회 음악의 정수'를 정리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중 최고의 것을 모은 이 곡은 바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로지 연구를 위해 작곡했다는 의미이다. 바흐가 이런 목적을 위해 그의 위대한 마태수난곡이나 요한수난곡의 도움을 전혀 빌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즉, 두 수난곡에서 사용하는 레치타티보와 합창의 중요한 양식을 `B단조 미사'에서는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B단조 미사'의 위대함은 대립되는 다양성의 비범하고 포괄적인 통일성에 있다. 이와 더불어 실내악적으로 억제된 친밀함, 대담하고 풍부한 표현의 반음계적인 기법과 수직적으로 조화된 다성부 합창의 뛰어난 신학적 해석이 이 미사곡의 위대함을 받쳐 주고 있는 것이다. 즉, 바흐의 이 위대한 작품이 주는 의미는 자연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끄는 음악과 신비롭게 숨겨져 있는 종교의 일회적인 혼합에 있는 것이다.

■들을만한 음반 : 칼 리히터(지휘), 뮌헨 바흐 오케스트라(archiv, 1961);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지휘), 빈 콘첸쿠스 무지쿠스(Teldec, 1968); 존 엘리엇 가디너(지휘),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 몬테베르디합창단(Archiv, 1985); 미셀 코르보(지휘), 로잔 쳄버오케스트라(EMI, 250); 필립 헤레베헤(지휘), 라 샤펠 루아알 콜레기움 보칼레(Virgin, 1988)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