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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예방접종, 건협 무분별한 가격 덤핑에 개원가 '울상'
독감예방접종, 건협 무분별한 가격 덤핑에 개원가 '울상'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10.1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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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협회, 문자발송·가격할인으로 환자유인…서울시醫, “즉각 중단” 촉구

독감 예방접종 시기를 맞아 건강관리협회가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덤핑 접종과 검진을 시행해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가 최근 동대문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독감예방접종 관련 문자를 발송하고 가격을 다운시켜 환자유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 내용에는 주말 접종이 가능하다는 정보와 함께 3가백신 1만 6000원, 4가백신이 3만 원으로 접종비용이 안내돼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예방주사의 평균 시세는 3가백신이 3만 원, 4가백신이 3만 5000원에서 4만 원 수준으로, 건협은 시세보다 훨씬 더 할인된 가격으로 접종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허성욱 동대문구의사회장은 “시세보다 가격을 다운하는 것은 명백한 환자유인행위”라며 “최근 용두동에 건강관리협회가 검진센터를 크게 지어서 예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홍보해 용두동 인근 의원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허 회장은 또 “만약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라면 덤핑을 하지 말고 그 차액을 사회에 좋은 일에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협회 본점이 위치한 강서 지역에서도 덤핑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천상배 강서구의사회장은 “매년 계속되는 건협의 덤핑 접종에 개원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라며 “심지어 강서구는 4가 백신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2만 5000원에 접종되고 있다. 그런데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기 때문에 제재할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건협 서울동부지부 관계자는 “독감예방접종 비용은 정하기 나름이지만, 시세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라고 인정하고, “불특정인이 아닌 내원 고객의 동의를 받아, 독감예방 대상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일차의료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건협의 덤핑 할인을 통한 환자 유인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이다.

서울시의사회 박상호 부회장은 “가격을 다운시켜 환자를 현혹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공공의료가 아님은 물론, 일차의료 생태계를 망치는 일”이라며 “건강관리협회는 본래의 설립 취지에 맞게 국민보건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힘써야 하며, 공공의료라는 우월적 지위로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예방접종의 경우 만성질환 예방·관리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독감 예방접종은 오랜 기간 환자를 면밀히 진찰하고 과거력 등에 대해 알고 있는 의사가 정확한 수칙에 따라 접종해야 한다. 즉 만성질환의 예방과 관리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무차별적 가격 할인으로 환자를 유인해 일회성 접종을 시행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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