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 이야기<2>
작은 차 이야기<2>
  • 의사신문
  • 승인 2010.01.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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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ㆍ패션카…감각적 디자인으로 인기몰이

올해에는 신차들이 많이 나온다. 어떤 차가 승자가 될지는 모르나 작년의 상황을 생각하면 기업들은 올해 시장 점유율 경쟁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신문들의 논조는 경기회복을 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블딥에 빠질 수도 있다고도 한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들이 드라이브를 마구 걸 정도로 시장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팔아야 한다. 그런 이유인지 결정적인 신차는 없어 보인다.

비슷한 모델들의 개량판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2003년 골프의 5세대가 나오는 것 같은 큰 변화는 없다. 이 골프는 아이폰이 나온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새로운 차종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산차 중에는 기아 K7의 시승기가 나오고 있고 전시차들도 보인다. 수입차는 BMW의 X1 같은 차종과 새로운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5시리즈가 있다. 푸조는 3008과 RCZ 같은 신차를 내겠다고 발표했고 닛산의 알티마는 4000대를 팔아보겠다고 한다. 닛산의 작전이 성공하면 안방시장의 중대형차 시장은 더 압박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런 와중에 차들의 플랫폼의 변화라는 것이 예전처럼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기존의 승용차라고 부르는 차종이 필요한지도 의문스럽게 변하고 있다. 혼자 타고 다니는 시간이 아주 많다면 기존 5인승 승용차의 패러다임은 흔들린다.

요즘 차들의 디자인은 비슷한 사이즈의 플랫폼이 있으면 변형이나 약간의 개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로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체 설계기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은 되고 컴퓨터의 설계능력이 좋아진 탓에 어려운 작업도 아니다. 대신 디자인과 컨셉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진 것 같다. 차의 디자인이나 토이와 같은 성격이 강조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와 같은 것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트렌드의 경향이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만 분명히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쏘울 같은 차는 과거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차종이다. 그런데 성공적이었다. 디자이너는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그 무엇을 보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이 있으면 크로스오버 건 소형차 건 가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플랫폼과 어떤 클래스의 차라는 것은 없어졌고 일종의 패션상품이 된 셈이다.

새로운 크로스오버들이 마구 나타나는 가운데 과거에 친숙한 이미지를 다시 살리는 일도 가능하다. 과거의 디자인이 다시 부활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런 차에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본다. 어쩔 수 없이 미니멀리즘을 갖고 태어난 자동차들이 새로운 기술과 감성의 옷을 입었다.

첫 번째 신호탄은 폭스바겐 비틀의 이미지를 다시 살려본 뉴비틀이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소형 플랫폼을 이용한 뉴비틀은 디자인은 클래식 비틀과 공유하지만 구조는 완전히 달랐다. 불편하기도 하고 완전히 이상한 정비성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았다. 고치는 것은 미캐닉들이 하는 일이고 타는 사람들은 공임을 약간 더 지불하면 된다. 짐도 많이 실을 수 없고 탑승공간도 넓지 않은 뉴비틀을 사람들이 좋아했던 것은 디자인의 승리였다. 공장에서 정비과정을 보고 고개를 저어대던 필자 역시 한 대 갖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예쁘기 때문에 중고가격은 거의라고 할 만큼 떨어지지 않는다. 패션인 것이다!

미니 역시 BMW의 디자인으로 다시 살아났다. 외관의 표현형은 완벽한 미니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이덴티티는 확실하나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새로운 미니는 과거의 미니보다 훨씬 커졌다. 예전의 미니는 불쌍할 정도로 작았다. BMW는 새로운 미니를 설계하면서 작더라도 필요한 소품들은 다 장착하는 정책을 폈다. 젊은 사람들이 창을 수동으로 열고 스테레오도 없는 차를 좋아할 리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모양은 미니이되 덩치는 훨씬 커져버린 것이다. 미니멀리즘이 사라지고 오리지널 미니의 매니아들이 아무리 “이것은 미니가 아니다”라고 해도 새로운 세대의 미니가 인기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BMW가 성공적이라고 할만큼 많이 팔렸다.

지난번에 적었던 피아트 500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피아트 500(Nuova Fiat 500)역시 예전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다. 대신 이번의 500은 아주 커져 버렸다. 원래의 500이라는 차가 500Kg에 500cc 엔진이었기 때문에 500의 변신은 극적이었다. 크기가 딱 두 배가 된 느낌이었다. 디자인의 나라 이태리의 대표적인 모델의 리바이벌인 만큼 디자인은 기막히지만 가격은 싸지 않았다. 예쁜 마티즈가 아주 비싸다고 생각하면 과연 살 것인가? 사람들은 사는 쪽을 선택했다. 플랫폼 이야기를 하자면 500의 변신은 더 파격적이었다. 먼저 500의 사촌뻘인 친퀘텐토 디자인의 하나가 대우의 마티즈로 변신했다. 우리나라 구형 프라이드의 사촌뻘인 포드의 Ka(피에스타 플랫폼)는 새로운 500의 베이스가 되었다.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지 플랫폼의 족보는 예전처럼 중요하지 않다. 엔진의 디자인은 그보다 더 자유롭게 서로 사용하고 있다. 과연 고유의 DNA가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승부는 주로 디자인과 컨셉에서 판가름난다. 성능도 예전보다는 훨씬 덜 중요하다.

사실 토이카나 패션카들의 세계는 큰 재미가 있다. 과연 예쁘다는 이유로 이런 차를 고를까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르고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기존의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지만 포드의 Ka나 니싼의 파오 그리고 수많은 작은 차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성공의 여부를 떠나 재미있는 차들이었다. 앞에 적은 모델들의 성공은 사람들의 취향변화를 알려주는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몇 번에 걸쳐서 적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른바 `햅틱'이라고 부르는 촉각적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적지 않을 수 없다. 핸드폰의 `햅틱'보다는 더 넓은 개념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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