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산악회, 덕유산 정기산행을 마치고
서울시의사산악회, 덕유산 정기산행을 마치고
  • 의사신문
  • 승인 2016.09.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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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부터 걱정 가득…회원들 협조로 무사 산행
노민관 서울시의사산악회 등반대장 강동·노민관가정의학과의원

△일시 : 2016. 9. 4
△코스A : 안성탐방지원센터 - 칠연계곡 - 동엽령 - 백암봉 - 덕유평전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 무주구천동 - 삼공탐방지원센터. 총 17Km
△코스B : 삼공탐방지원센터 - 백련사 왕복
△코스C : 안성탐방지원센터 - 칠연계곡 - 동엽령 - 백암봉 - 덕유평전 - 중봉 - 향적봉 - 설천봉 - 곤돌라이용후 버스로 삼공탐방지원센터

이번 덕유산 산행은 준비 기간 중 가장 걱정거리가 많았던 산행이었다. 출발시간도 6시 30분이고, 추석을 2주 앞둔 시기라 벌초차량으로 인한 지체, 17Km 라는 짧지 않은 산행거리, 준비 기간 중의 폭서로 인한 기후상황 등이 모두 행사를 준비하는 집행부에겐 부담이 되었다. 게다가 폭서는 피했다 싶었더니, 산행당일 다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그것도 정상 도착할 즈음에 비 예보가 있어, 다수의 고령회원이 동행하는 우리 산악회의 특성상 긴 하산 길은 더 깊은 고민거리가 되었다.

결국 준비모임에서 처음 계획했던 A, B코스 외에 C코스를 추가하기로 하였다. 곤돌라표의 회원가 구입을 섭외하고, 안내 요원들을 설천봉에 배치시키고, 버스를 대기시키고 등등… 역시 경험이 많은 고문님들이 준비모임에 참석해주신 덕에 고민거리가 많이 해결된 느낌이었다.

유승훈 총무는 C코스에 대한 안내 및 우천시에 대한 대비를 부탁하느라 참석 회원들에게 일일이 문자 메세지까지 보냈으니, 이젠 盡人事待天命 ! 산행만 잘 하면 될 터이다.

9월4일 압구정역에 내리니 나현 전 서울시의사회장님 내외분께서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세월을 비껴가시는 지, 두 분은 전혀 연세를 가늠할 수가 없다.

집결지인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하니, 출발 20분 전인데도 벌써 많은 회원들이 나와 계신다. 중랑구 오동호 회장님은 전처럼 구 회원 분들을 대동하지는 못했지만 산이 좋다고 참석해주셨고, 서대문구 임영섭 회장님께서는 여러 회원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시며 인사를 하고 계신다.

아마 구 행사 후 남은 선물인 듯한데, 당일 참석 못한 회원들과 서울시 관계자 분들께 주려고 가져오신 모양이다. 쉬운 일이 아닌데…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정시에 회원들을 싣고 출발! 역시 예상한대로 고속도로는 벌초 차량으로 새벽부터 정체가 심하다. 다행히 경부고속도로라 전용차선을 이용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하다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에 잠시 정차 후 다시 출발한 후로는 다행히 정체없이 덕유산 안성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도착시간 9시30분. 감이 좋다. 게다가 날씨가 아주 화창해서 사진 촬영시 역광을 고려해야할 정도다. 조해석 서의산 회장의 인사말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님 대신 박상호 부회장님의 격려사, 산행시 주의사항 전달후 9시 50분 출발!

대부분 C코스를 선택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43명만이 C 코스를 선택하고 약 20명이 B코스, 50명의 회원이 A코스를 선택했다. C코스 선택이 적어 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날씨가 좋고 그간의 경험상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느낌이었다. 등반대장인 필자가 제시한 제한 시간은 동엽령 12시30분, 향적봉 3시였다.

향적봉을 3시 이전에 도착하지 못하면, 무조건 곤돌라를 이용해야 6시 30분 서울로 출발할 수 있으니, 꼭 이 시간 만큼은 지켜달라고 수차례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 가장 후미인 필자와 박영준 대원이 동엽령에 도착한 시간이 12시30분이었고, 후미인 우리를 보면 회원 분들께선 “어이쿠, 우리가 꼴찌네! 서둘러야겠네” 하시면서 서둘러 떠나시는 모습이 얼마나 고마웠는 지! 이 글을 빌려서라도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다.

“산에서는 오래 머무르는 것이 좋은 법인데, 좋은 자리 오래 머무르지 못하게 채근한 듯하여 죄송하고, 저희들 안내에 잘 따라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성탐방지구는 겨울 덕유산의 눈꽃을 보러 수많은 인파가 찾는 곳이다. 덕유산 능선에서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오는 모습들이 장관인데, 이번 산행에선 우리들 말고는 한 팀의 산악회만 만났을 뿐이니, 이 큰 산을 서울시 의사산악회가 전세내고 차지한 셈이 되었다.

전날 비가 내렸는지, 칠연계곡은 처음부터 풍부한 수량으로 산행하는 우리에게 청량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칠연계곡을 중간쯤 올랐을까. 발바닥에 문제가 있어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에 오른 정익환 대원으로부터 “향적봉에 비가 많이 온다”는 전화가 왔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걱정이 되면서도 여긴 하늘이 저리도 맑으니 달리 어쩌랴” 싶어, 선두에 무전기로 알려만 주고 기후변화에 대해 주의해달라고 당부만 했다. 동엽령에 오르니, 역시 바람이 심상치 않고 선계에 도달한 듯 습기를 잔뜩 머금은 가스가 꽉 차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버스 안에서 김밥 먹은 지 오래니, 이젠 무조건 점심을 먹어야 한다. 역시 우리를 알아채신 회원분들께선 서둘러 채비를 하시고 점심자리를 파하신다. 저승사자처럼 회원님들께 불편함을 드리는 듯하여, 제한시간에만 맞출 수 있게 일부러 좀 더 천천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땀 흘린 뒤에 먹는 밥은 언제나 단 법! 더군다나 시원한 바람에 선계의 풍광에서 먹는 밥은 그 맛을 무어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 평생 가장 시원한 물과, 가장 맛있는 밥은 다 산 위에서 땀흘린 후에 경험해봤다. 1주일간 얼려 더운 여름날 공룡능선을 넘으며 마셨던 그 물 맛은 심장까지 닿는 듯 시원했고, 산행 초보시절 어느 늦여름날에 토요일 진료 후 검단산에 올라 개밥바라기별(금성)을 보며 정상에서 먹었던 도시락은 변변치 않은 찬이었지만 지금까지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백암봉을 거쳐 향적봉으로 가는 길은 덕유산의 부드러운 능선 길로, 시원한 바람과 고산 위의 평전, 야생화와, 첩첩히 겹쳐진 산으로 멋진 그림이 그려지는, 그야말로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갖춘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냥 밋밋하지도 않고, 힘들 만하면 다시 부드럽게 하산 길과 평길 수준으로 다리를 쉬게 해주는 고맙기까지 한 길이다. 꽉 찬 가스로 중봉에서의 멋진 풍광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이상의 바람은 죄스러울 정도로 감사 또 감사할 따름이다.

향적봉에 도착하니 오후 3시. 마지막 회원이 바로 앞에서 설천봉으로 하산하셨고, 20분 전부터 우리를 기다려준 분들 말로는, 20분 전쯤 마지막으로 A코스로 가시는 분들을 보았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말로는 3시까지 향적봉을 통과해야만 백련사로 가실 수 있다고 했지만, 이렇게 전 회원이 시간을 맞출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만약 더뎌지면 어쩌나. 곤돌라도 4시30분이 마지막이어서, 설천봉 곤돌라를 늦출 수 있게 협조를 구할 방도를 고민했는데. 1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향적봉에 4시까지는 도착해야 마지막 곤돌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전회원이 도착해 주셨으니 감사하기보다 놀라움이 더 컸다.

설천봉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휴게소에 대기 중이던 버스로 식당에 도착하니, A코스 선두팀과 B코스, C코스로 내려오신 분들이 오순도순 모여 식사 중이셨고, 일부 회원들은 벌써 식사를 끝내고 버스로 돌아가는 중이셨다. 6시까지 최종 A코스 회원들이 도착하시고, 약속한 6시30분경 버스는 서울로 출발했다.

답사하면서 선택한 산채비빔밥이 회원님들께 만족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맛있다고 평해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불만스러운 분들은 별 얘기를 안해주셨을테니. 다행히 버스는 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에 출발하여서인지 3시간 만인 9시30분에 출발지인 압구정 현대백화점에 도착하였다.

산행 후의 기분 좋음과 걱정 후의 안도감으로 몸이 산행 전보다 더 가벼워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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