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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호수 위 시옹성과 4천미터 북벽 `예술을 보다' 
레만호수 위 시옹성과 4천미터 북벽 `예술을 보다' 
  • 의사신문
  • 승인 2016.09.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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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마테호른, 레만호에 지다. (알프스 여행기) 〈중〉
김인호 서울시의사회 고문

레만호수를 낀 휴양지 브베는 찰리채플린이 생애 마지막 24년을 휴식하며 평온한 노년기를 보낸 곳. 정말 석양의 레만호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스위스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린 기폭제가 된 이곳은 고대 로마인들이 이태리에서 `심플론 고개'를 넘는 교통의 요충지였고,12세기부터 온난한 기후로 `라보 포도 재배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위스의 리비에라'로 알려져 있다. 레만호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시옹성'은 12세기 사보이 가문이 증개축하여 소유하고 있었는데 16세기 종교개혁 주창 `프랑시스 보니바르'수도원장을 1530년부터 1536까지 이 성 지하 다섯번째 기둥에 사슬로 묶어 둔 역사를 `시옹성의 죄수(THE PRISONER OF CILLON 1816)'란 서사시로 발표한 영국시인 `바이런'에 의해 관광 제일의 무대가 되어있다.

바이런 서명이 3번째 기둥에 있어 그 역사를 증명하고 중세 시대 실제 원형대로 보존된 가구 벽화 교수대가 인상적이었다. 레만 호수를 끼고 저 건너 알프를 보며 산책로를 따라 걸어 보면 다양한 예술 조형물과 채플린과 머큐리 동상이 눈을 즐겁게 하고 로얄 플라자 호텔 야외 가든 만찬에 라보와인을 마시며 호수를 가로 지르는 유람선과 백조가 스위스 여행의 낭만을 한껏 풍성하게 다가 왔다.

몬트리올 다음으로 세계적인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이 1967년부터 매년 7월 초부터 2주 간 음악 애호가 20만명 이상이 이 호수가로 몰려든다고 하는데 재즈 뿐 아니라 블루스, 록 등 다양한 장르 음악가들이 참여, 공연한다고 하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놓쳤다. 레만호반의 휴양도시에 와서 빅토르 위고, 간디 등 유명 인사들과 관련된 장소를 접하며 휴양지다운 아름다움이 아른거려 밤 늦도록 서성이며 밤 잠을 설쳤다.

다음 날 아침 호텔 조식 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 된 스위스의 옛 도시 베른에 들렸다. 슈피탈 거리, 시계탑, 곰 공원, 장미정원, 주정부청사를 관광하는데 우리 강을 끼고 도시 전체가 푸르며 청결하고 스카이라인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도심 관광은 스위스 경제의 힘을 본 셈이고 1시간 거리 떨어진 융프라우 알프스 여행의 기점인 터라켄으로 향했다. 브리엔츠 호수와 툰 호수 사이에 위치한 이 곳은 교통의 요충지이고 상가가 모여 있고 광장에는 행글라이더 스카이 팀들이 무리지어 활기차 보였다.

슈테헬베르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쉴트호른 전망대로 이동하여 007시리즈 눈사태 스키 탈출 촬영지를 현장에서 내려다 보니 알프스 산맥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 왔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Jungfraujoch) 전망대는 일기가 좋지 않아 다음으로 남겨두고, 뮈렌을 거쳐가는 하이킹 코스로 접어 들었다.

레만호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시옹성' 앞에서 필자.
바흐알프제호수(Bachalpsee) 2265m까지 트래킹 한 필자.

뮈렌은 라이터브룬넨 계곡 위 1650m, 스위스 전통마을이자 휴양지로 기차역을 나오면 절벽 위에 걸쳐있다. 차도가 없어 차가 한대도 없고 아래 세상과 단절된 아름답고 독특한 마을이다. 450명 정도 살고 있으나 호텔과 펜션이 많아 2000여개 베드를 갖고 순수 관광 숙소로 유지하므로 마을 전체가 스위스 냄새로 가득하다. 아기자기한 전통가옥이 각 창마다 제라니움으로 치장하고 청정 마을답게 유기농으로 텃밭을 일구고 찻집은 동화 속 사랑을 속삭이는 테라스이고 테니스장도 보였다. 마을 어디서든 융프라우, 뮌히, 아이거 4천 미터 이상 3 봉우리 북벽을 가까이에서 한 번에 보고 느낄 수 있다.

브베,몽트뢰를 낀 휴양지 레만호수. 멀리 알프스 산맥.

드디어 알프스 마지막 숙박지 그린델발트에 도착, 여정을 풀고 주변을 살펴 본다. 알프스의 수려한 풍경과 아름다움은 직접 걸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곳은 융프라우 산악지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휴양지로 남으로 베터호른(Wetterhorn) 메텐베르크(Mettenberg) 아이거(Eiger) 세 거봉으로 둘러싸고,북으로는 피르스트(First)가 버티고 선 분지에 위치해 온화하고 풍광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양한 전망대와 트래킹코스가 있어 융프라우 최고 관광거점 마을이다. 우린 케이블카를 타고 보르트 1570m, 슈레크펠트 1855m를 거쳐 피르스트 2168m 정상 역에 도착 한 후 하이킹코스로 접어 들었다.

바흐알프제호수(Bachalpsee) 2265m 왕복 3시간 내외 표고 100m 정도로 초반 험한 오르막이나 대부분 완만하여 난이도는 크지 않았다. 스틱을 누르며 아이거와 융프라우 산봉을 바라보며 양쪽 들에는 고산 야생화가 새초롬하고 들풀을 뜯는 소들의 워낭 소리, 염소들의 너털 웃음들이 산골짝을 메아리친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한 연인이 “아름다운 시간을 갖게 해주어 감사…” 벤치 증정에 공감.

맑고 푸른 공기에 쌓인 알프스다운 풍경에 취한 연인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시간을 갖게 해주어 감사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등산로 한 켠의 한적한 빈 의자. 어디에 감사를 표하는지 모르나 목제 벤치를 선물한 그 마음에 깊이 공감되었다. 하이킹의 끝 고개를 넘어가면 웅장한 산 속에 평화로운 2개의 호수가 나타나고,그 표면에 비친 구름 속 슈레크호른, 핀스터아르호른 그것은 자연이 그린 예술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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