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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대상에 이지선 가톨릭 의전원생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대상에 이지선 가톨릭 의전원생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9.26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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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시상식 개최…금상-김양우(한양대의전원), 은상-서선미(전남의대)·김보민(부산대의전원) 등 수상

제6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대상(대한의사협회장상)에 이지선 학생(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이 ‘분만실, 탄생 그리고 재회’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인 가톨릭 의전원 이지선 학생에게 대상을 시상했다.

한국의사수필가협회(회장 전경홍)는 24일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제6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수필을 창작해낸 의학도들을 격려했다.

이날 금상(서울시의사회장상)은 김양우(한양대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의 ‘고통의 병태생리학’이, 은상(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상)는 서선미(전남의대 의학과 2학년)의 ‘고시원은 사랑입니다’와 김보민(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의 ‘그림 한 점에 담긴 철학’에게 돌아갔다.

동상은 정연주(건양의대 2학년)의 ‘능소화의 꽃말’(행복한고려상)과 최태양(충남대 의과전문대학교 2학년)의 ‘스마일로드, 그 한걸음’(대웅수필문학상), 임현아(가톨릭대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의 ‘기내의 의학도 혹은 벙어리’(대우수필문학상), 박현진(한양대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의 ‘너구리’(유한수필문학상)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맹광호 심사위원장이 총 심사평을 발표했다.

맹광호 심사위원장은 “예심을 거쳐서 최종 심사에 올라온 작품이 22편이었다. 그 중에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8편이 선정되는데, 정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수준 높은 작품들이었다. 세 심사위원이 공통적으로 동의한 작품이 없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 합산을 통해 순위가 결정됐다. 아주 근소한 차이였다”며 수상자들의 작품을 칭찬했다.

맹 위원장은 이어 “역시 의학도답게 다루는 내용이나 주제가 생명과 사랑, 죽음과 고통이 많았다. 이런 내용들은 의학도만의 전유물이다. 수필로써 의사만이 체험하는 기가 막힌 가치를 문학성과 설득력 있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단순히 착하고 좋은 의사가 아니라 과학적 사고방식과 함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상을 받은 ‘분만실, 탄생 그리고 재회’라는 작품에 대해 “서술이 차분하면서 동시에 작가의 감정상태를 잘 묘사했다.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이 성장과정의 경험과 연계지어 잘 표현됐다. 일상에서 사랑과 진리를 찾아 흔들림 없이 이끌어간 점이 묘미이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지막 구절에서 읽는 이의 공감을 자아냈다”고 평했다.

대상을 받은 이지선 수상자는 “어머니께서 ‘논문 쓰는 것이 출산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난 8월에는 쌍둥이를 출산하는 한 달이었다”면서 “논문과 함께 이 작품을 썼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량아가 돼 크게 효도한 셈이다. 큰 상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글이 저에게 효도했던 것처럼 저도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왼쪽부터>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김화숙 전 한국여자의사회장, 이병훈 의협 고문, 전경홍 의사수필가협회장, 추무진 의협 회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맹광호 수필공모전 심사위원장, 김인호 의사수필가협회 고문 등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윗줄은 영광의 수상자들. 왼쪽부터 임현아(가톨릭 의전원 4), 김보민(부산대 의전원 2), 서선미(전남의대 2), 박현진(한양대 의전원 2), 이지선(가톨릭대 의전원 4), 김양우 (한양대 의전원 4), 최태양(충남의대 2), 정연주(건양의대 2).

개회식에서 전경홍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은 “앞으로 인술을 베풀며 살아갈 의학도들을 위해 수필공모전을 마련했다”며 “의학도들이 폭염 속에서도 열정을 다해 공부하며 실습하기에 바쁜 일정에서도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지성과 감성을 쏟아 수필을 창작해 매년 우수한 작품이 증가하고 있음에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다. 협회로써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수필은 자유롭게 글로 표현함으로써 삶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을 통해 인품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문학”이라며 “이 시대는 의사들에게 높은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감, 사명감을 바탕으로 의술을 베풀어줄 것을 요구한다. 우리 학생 여러분도 ‘바람직한 의사상’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과 자기 성찰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수필가이기도 한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바쁜 일과 중에 의학도로서 수필 쓴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좋은 글을 써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며 “수필은 사람과 사물을 조금 더 따뜻하고 정성스럽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차후 의사로 성장해 환자를 이해하고 치료에 대한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 질병뿐만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는 데 기초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자칫 지식과 기술에 매몰될 수 있는 의대생들에게 자기 성찰을 유도해 바른 인성을 갖추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협회 또한 의대생의 인성함양을 위해 인문사회의학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의사수필가협회와 큰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의학도의 글쓰기’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수상자와 의사수필가협회원들의 글쓰기에 대한 토론과 수상작에 대한 비평이 있었다.

이병훈 고문은 “앞서 맹 위원장님도 말씀드렸지만, 작품들을 구별하다 보니 금·은·동상의 점수가 거의 비슷했다. 결론적으로는 문장실력들이 대단하다는 얘기”라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글쓰기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는 물론 노벨 문학상에도 우리 의사들이 이름 올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호 감사는 “동상작인 ‘스마일로드, 그 한걸음’은 이제 갓 의대에 입학해 방학을 맞은 의학도의 생생함을 담았다. 글 전반에 흐르는 고난의 향기와 우정, 의협심 등이 잘 느껴졌고, 소재의 신선함은 물론 고난의 경험을 잘 표현해냈다”고 칭찬했다.

황건 교수(인하의대 성형외과)는 금상을 받은 ‘고통의 병태생리학’ 작품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대의학에서 환자의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실증적인 의학적 병력으로 대체하고 의사라는 대변자를 통해 걸러진 채로 의무 기록 속에 요약, 변형된 형태로 남게 된다”면서 “하지만 소외된 환자들의 육화된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투병기는 환자와 의료인 간의 의사소통을 증대시켜주고, 그 고통을 이해해 환자와 의료인간의 실존적인 거리도 줄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잘 표현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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