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의사 폭행…진료실도 안전하지 않다
잇따른 의사 폭행…진료실도 안전하지 않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9.12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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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상북도 고령군에서 80대 환자가 진료 중이던 의사의 복부를 갑자기 칼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환자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병원에 대한 불신과 피해망상으로 의도적으로 흉기를 갖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다행히 의사는 사고 직후 급히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칼에 찔린 소장의 일부를 절제해야만 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치과병원에서 치료에 불만은 품은 환자가 흉기를 들고 들어가 치과의사의 복부를 수차례 찌른 것이다. 치과의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고, 간 등 장기에 큰 손상을 입었다.

의료인 피습 사건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의 전공의, 당직의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폭행 사건은 물론, 무방비 상태에 있던 의사가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거나 심지어 살해되는 사건도 왕왕 있었다.

그리고 최근, 단 8일 사이에 진료실 내에서 의사의 흉기 피습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의료계가 숙원 하던 의료인폭행방지법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의사들은 아직도 생명의 위협 속에 노출돼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법으로 5년 이하 징역,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 규정이 강화됐지만,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보장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피습 당한 의료인의 정신적인 충격과 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 예전처럼 환자를 진료하지 못하거나, 진료현장에 나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또 안타까운 사실은,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다. 이런 생명에 위협이 가해진 사건이 발생하면 의료계는 물론 국민들도 안타까워하고 분개한다. 하지만 그때만 잠시일 뿐 지나가는 뉴스거리가 돼 버린다. 정부와 국회도 마찬가지다. 만약 다른 직역이나, 일반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반면, 국민은 때때로 의사라는 이유로 조그만 잘못에도 아주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민다. 의사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치부해 비난에 비난을 엮기도 한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도 의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한 나라의 국민이다. 환자가 안전하게 진료 받을 권리가 있듯, 의사도 위협에 대한 걱정 없이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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