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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t 이야기<2>
Fiat 이야기<2>
  • 의사신문
  • 승인 2009.12.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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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영웅 '피아트 500' 새롭게 재탄생

 

필자는 예전에 자동차 컬럼니스트 류청희님과 만난 기억을 떠올린다. 별난 사람들이 많기로 소문난 모토딕의 정기모임이었는데 당시 카라이프의 기자로 활동하던 과묵한 사람이었다. 카라이프에서는 좋은 글을 많이 써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필자와는 푸조의 205 GTI의 이야기를 상당히 오래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4년에 앞으로 한국의 해치백 문화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놓고 2∼3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임을 주선한 모토딕의 박태수님은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워낙 과묵한 사람이 눈앞에서 떠들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레토나를 시승하면서 광주에서 서울까지 타고 오면서 류청희님이 거의 말을 하지 않아 당혹했다는 것이다. 원래 말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동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하면 상당히 좋은 글을 쓴다. 필자와는 반대인데 한번 입을 열면 2∼3시간 정도 쉬지 않고 떠들며 엉망인 문체의 글을 쓰는 필자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것은 타고난 것으로 어쩔 수가 없는 일일 것이다. 말이 많은 필자는 사람들에게 이태리 차에 대한 이해와 경험곡선 부족을 이야기하다가 헤어졌다. 그때 이야기한 차는 알파로메오와 란치아였다. 둘 다 피아트 소속이다. 페라리 역시 피아트 소속이다. 궁금해서 구글로 뒤져보니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었다(http://www.jasonryu.net). 이태리 차는 항상 필자의 관심권에서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요즘 자전거에 빠져 차는 잘 타지도 않으면서 꼭 타보고 싶다는 강박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차종이 피아트의 제품이다. 란치아에서 알파로메오의 엔진으로 조립한 Kappa 3.0 차종이다. 인지도가 낮아 헐값이긴 하지만 요즘 피아트의 비공인 딜러들 마저 사업을 접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거의 고생을 하려고 작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선택이다. 부품 값도 전혀 싸지 않아서 배보다 배꼽은 훨씬 크다. 일종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 전 모델인 란치아 테마 역시 필자와는 이상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피아트의 차들은 묘한 매력이 있다. 학생시절 꼭 타보고 싶었던 차종도 피아트였다. 독자 중에는 기아에서 조립한 피아트 132를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몇 번 타고 너무 반한 나머지 한때 드림카였으나 학생이 살 수 있는 차는 아니었고 기아에서의 생산마저 곧 종료되고 말았다. 그 이전에는 한참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피아트의 124가 우리나라 아시아 자동차에서 생산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생산은 곧 중지되었으나 나이든 분들의 머릿속에는 잘 달리는 차로 남아 있다(피아트 124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 그리고 124 역시 필자의 드림카다).

피아트에서 수입한 크로마도 드림카였으나 크로마 마니아인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니 한국에서 피아트의 차를 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이다. 필자의 피아트 사랑은 지금도 거의 짝사랑에 가깝다. 그러나 많은 매력이 있다.

원래의 피아트는 소형차가 강점인 회사였고 그 소형차종의 중심에는 피아트 500이 있었다. 그리고 124가 있었으며 요즘의 아반떼 만한 차종들이 피아트에서는 대형차(large family car)로 분류된다. 다른 회사의 고급차종인 executive 차종은 아예 피아트의 생산라인에 없는 것이다. 대신 소속 회사인 테마나 카파를 이 클래스로 만들고 있는데 테마는 크로마와 비슷한 크기로 소나타보다 작다. 카파 역시 그랜저보다 작다.

이 정도가 최고급 차종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피아트가 작은 회사는 아니다. 세계 6위의 메이커이며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나서도 이 정도의 규모를 유지한다. 그것은 푸조도 마찬가지이다. 푸조와 피아트 그리고 현대기아는 5∼6위 정도의 메이커 사이즈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푸조는 얼마전 미쯔비시 자동차를 인수하여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피아트는 한때 폭스바겐과 같거나 그 이상의 점유율로 유럽 제1의 회사였으나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지는 않았다. 그래서 점유율이 떨어지다가 조금 나아지는 중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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