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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광수 전 서울시의사회장, 부모님 회고 신간 펴내
[신간] 한광수 전 서울시의사회장, 부모님 회고 신간 펴내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6.08.2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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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기일 맞아 두 권 한데 묶어 '엄마, 엄마 미꾸리 안 먹어?'라는 제목으로
한광수 원장

한광수 전 서울시의사회장<인천봄뜰재활요양병원장, 전 서울시의사회 100년사 편찬위원장>이 담패랭이에 스며있는 아버지 모습과 모시적삼에 밴 어머니의 땀내음이 가득 담겨 있는, ‘엄마, 엄마 미꾸리 안먹어?’라는 제목의 회고집을 최근 발간했다.

이 책은 지난 1997년 발간한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2009년 ‘엄마 미꾸리 안 먹어?’ 두 책을 저자의 부친 타계 50주년인 2016년을 맞아 한 권으로 묶어 8·15일 광복절에 새롭게 펴낸 것이다.

저자의 철없는, ‘쉰둥이’였던 어린 시절부터 장기복무한 군의관 시절 그리고 부모님 두 분과 영원한 이별을 나누기 까지 저자의 한평생을 소개하고 있다. 담패랭이가 피어난 산길을 걸어가며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었던 수많은 이야기와 아픈 아들을 업고 먼길을 걸어가신 어머니의 땀내음이 밴 모시 적삼에 담긴 사랑의 진한 이야기들을 이 책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서 사셨다는 낡고 두꺼운 단벌 오버(속에는 너구리 꼬리가 수십 개 있었다)를 걸치시고 중절모를 쓰신 구부정한 모습의 아버지가 멀리서 얼핏 보이면 나는 얼른 숭문사 서점이나 새문안교회 옆 당주동 골목으로 몸을 숨기고는 했다.

연로하신 아버지께 달려가 인사를 드리거나 짐을 받아 들기는커녕 친구들이 노인 아버지를(그 때 벌써 칠순이 되어 가실 때니까) 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던 것이다. 그 때의 철딱서니 없던 행동이 생각날 때 마다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아버지’하고 빌어보지만 물리칠 수 없는 부끄러움에 온 몸이 오그란 든다.<본문 17쪽, 철딱서니 쉰둥이>

-하루는 동생이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왜 하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냐’시며 어머니가 동생의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신다.

바로 위의 형이 결혼한지 일년 좀 지나서 내가 또 결혼할 때, 친척들의 도음을 받아 어렵게 치르셨는데 다시 막내딸 혼사를 치르려니 유난히 염치를 차리시던 어머니가 오죽했으면 시집갈 딸을 붙잡고 울으셨을까.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찡하다.<본문 185쪽, 사위사랑<매제 백낙청>)

자상한 아버지와 엄한 어머니 밑에서 유복하게 자란, 빼빼 마르고 어리숙했던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특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서 출발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들이 쓰여진 만큼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선친께서 의사가 되신지 올해 꼭 100년이 된다. 우리나라 의사 가운데 최초로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신지는 80년이 되는 해이며 1966년에 타계하셨으니 올 광복절이 50주기가 된다. 이래저래 금년은 여러 가지로 내게 뜻깊은 한 해”라고 강조했다.

또 저자는 “더 늦기전에 부모님을 기리는 책 한 권으로 정리해 두는게 낫겠다 싶어 아버님의 쉰번째 기일에 맞춰 이 책을 만들어 두 분 부모님 영전에 바친다”고 밝혔다.

저자의 아버지 모습과 어머니의 땀내음으로 완성된, ‘엄마, 엄마 미꾸리 안 먹어?’는 ‘1장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2장 엄마, 미꾸리 안 먹어?’, ‘3장 추모의 글 모음’ 등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저자인 한광수 전 회장은 1940년 개성에서 태어났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대구 희도초등학교를 거쳐 경기 중·고등학교, 가톨릭의대를 졸업했다. 1961년에는 의사가 된 후 부모님이 전 재산을 바쳐 이끌어온 사회복지재단 개성유린관의 이사장을 물려받았다. 이후 원불교 신자인 어머니와 누이동생과 상의후 원불교 ‘보은동산’ 재단과 합병, 1986년 사회복지법인 유린보은동산 설립했으며 이후 30년간 이사장으로 활동해 왔다.

또 서울시의사회장과 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가톨릭국제보건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2대 총재로 취임했으며 현재 외과 전문의로서 인천봄뜰재활요양병원을 의욕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도서출판 지누 간 l 265쪽 l 값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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