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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올림픽 유감有感 
리우2016 올림픽 유감有感 
  • 의사신문
  • 승인 2016.08.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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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기의 마로니에 단상 〈45〉 

이번 여름 16일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31회 올림픽이 성황리에 끝났다. 우리나라에서는 24종목에 204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우선 이번 경기를 위해 전력을 다한 선수, 임원, 관계자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축하드린다.

운동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유난한 올해의 무더위 속에서 잠을 설쳐가며 대한민국을 응원하였다. 나 또한 TV 앞에 앉아 우리 대표 선수와 같이 기뻐했고 같이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이 열풍이 지난 후 생각해 볼 이슈가 마음 속에 남아 있다. 필자는 체육에 대해 문외한이기 때문에 여기서 올림픽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할 능력은 없다. 단지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올림픽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역효과에 대해서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메달 획득과 군 면제에 관한 사안이다. 아시다시피 남자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 이에 따른 포상으로 군 복무를 면제해 준다. 유명한 프로선수가 부진하여 이번 올림픽에서 성적이 저조하자 인터넷 SNS에서는 잘못된 주장이 만연하였다. 부진한 경기에 대한 벌칙으로 군대를 가게 되었다는 식이다. 이는 군복무 기피를 긍정화하는 뜻이 내포되어 바람직하지 않다. 국방의 책임은 모든 대한민국 남성의 의무이자 우리 만의 특권이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이 관련된 사안인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장점도 많다. 가족과 떨어져 하는 군생활은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기회가 되고 신체적으로는 실생활에서 적당한 훈련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또한 독특한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단련장이 될 수도 있다.

군 경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바람직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포상으로 우수 선수에게 군 복무 면제를 절대 하여서는 안되고 다른 형태로 대체하면 된다. 군 복무를 마친 국민에게 광범위한 혜택도 병행되어야 한다. 더 이상 우리의 국방 의무가 명예와 가치가 없는 기피 대상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또 한가지 이슈는 지금같이 올림픽 출전선수 만을 중심으로 훈련하여 메달 수를 늘리는 우리 체육 정책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체육이 선진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어떤 운동 종목을 국민들이 좋아하여 평소에 많이 즐기고 여기서 뛰어난 선수가 나와 우리나라의 실력이 향상되어 마침내 국제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올바른 흐름이다. 몇 종목에서와 같이 국민들은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대표선수 몇 명을 강훈련시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대부분은 잠시 각광을 받다가 후속선수 자원도 없어 다시 사라지곤 한다. 이런 종목을 찾아서 집중하는 것은 독재국가나 후진국에서 하는 전시대적 방법이다. 우리 국민의 선호도와 주위 상황을 고려하여 자연스럽게 적절한 경기 종목을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올림픽은 다양한 스포츠 종류를 국민에게 소개하는 기회도 된다. 체육의 기본기를 겨루는 육상경기가 좋은 예이다. 올림픽을 통하여 일반사람들의 관심을 얻어 기본체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된다. 또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종목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안을 국민전체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정착시키는 선진화된 정책으로 연결시켜야한다.

마지막으로 올림픽과 애국심과의 관계이다. 언론에는 국가별 메달 숫자를 매일 집계하고 보도하며, 마치 국가간의 경연장인 양 오도하고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보아 13억 인구의 중국과 35만 인구의 아이슬란드를 올림픽 성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또 아무도 메달 순위 선두인 중국을 선진국으로 여기지 않는다. 올림픽은 본래 고대 그리스에서 도시 국가간 전쟁을 멈추고 인간의 지덕체(智德體)를 운동으로 표출하던 화해와 휴머니즘의 장이었다. 이것이 정치적, 경제적 불순한 의도에 따라 왜곡된 것이 지금의 올림픽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제시절 마라톤의 손기정 선수가 최초의 금메달을 땄을 때 신문 사진의 일장기를 지운 사건을 독립운동과 혼동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도 유난히 올림픽에 집착하는 것이 애국과 동일시 되어있기 때문이다. 운동 경기에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면 비상식적인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선수나 국민들은 올림픽을 애국심의 발로로 여기기 보다는 운동 자체의 재미로 즐겨야 하겠다. 우리가 냉정하고 이성적인 입장에서 변화시킬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문외한인 내 개인의 의견을 거론하였다. 그동안 올림픽 경기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고 국가를 위해 노력한 선수와 관계자들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우리가 올림픽에 덧칠하고 있는 허상과 오류를 정리하여 온 인류의 진정한 제전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우리 사회가 선진화하는데 필요한 논의로 이해하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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