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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우주 비행사의 무중력 삶과 비슷해져 
현대인, 우주 비행사의 무중력 삶과 비슷해져 
  • 의사신문
  • 승인 2016.07.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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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건강 〈122〉 : 중력은 나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여건이 여의치 않아 운동을 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체 운동이 제한되면, 다리 근육량이 줄어들었고 골밀도도 낮아진다. 근육량이 줄어들거나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은 신체활동이 어려운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는 우주 비행사들이 겪는 운동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리적 현상으로 몸이 쇠약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신체 생리적 노화를 결정하는 요인은 생활 연령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사느냐라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다. 비활동적인 삶은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경험하는 중력 부족 상태와 비슷하다. 현대인들의 실내 좌식생활 양식이 우주 비행을 닮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젊은 층이나 아이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체의 불편함이나 장애, 우울증의 증상, 인지기능의 손상, 호흡의 이상, 암이나 관상동맥질환, 그리고 뇌졸중 등 만성 질병이 없는 상태로 나이가 드는 것을 성공적인 노화라고 하는데,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섬유질 섭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섬유질 섭취량이 높은 사람들에서 향후 10년을 건강하게 살고 장수하는 비율이 80%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즉 섬유질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보다 고혈압, 당뇨병, 치매, 우울증, 신체기능 불편함을 겪는 정도가 확연히 덜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설탕 섭취량이 성공적 노화를 가르는 큰 요인이 될 것이라 예견했지만 나이들수록 탄산음료나 단 음료 섭취량이 비교적 적어 영향력은 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40대인 중년 남성들의 식습관은 사탕과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당류의 섭취는 꾸준히 늘고, 라면-빵-과자류 등 탄수화물 식품의 섭취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비만의 판정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증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최순남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01-2011)를 결과를 바탕으로 `2001년 439명, 2005년 489명, 2011년 344명 남성의 키-체중' 등을 조사했는데, 10년 사이 체질량지수(BMI)가 평균 0.6 증가하고 비만율은 7.6% 늘어났다.

다좌식 생활·활동 부족 및 당류·탄수화물 섭취 늘어 비만 급증
달리기로 중력 느끼며 `잠자고 있는 건강의 잠재성' 회복해야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비만이라는 의미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3-25 미만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한다. 비만은 사망률을 높이고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동맥경화 등의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0대의 하루 열량 섭취량은 2001년 2268Kcal에서 2011년 2739Kcal로 증가했으며,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섭취량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단백질의 경우 과잉 섭취의 기준이 되는 평균 섭취량(45g)보다 2배 이상 먹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비해, 40대의 수분과 식이섬유 섭취량은 각각 충분섭취량(2500mL, 25g) 대비 41-58%, 34∼38%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낮았다.

주 3회 이상 땀이 밸 정도의 운동을 해도 체질량지수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유하는 이유다. 자질을 갖춘 건강하고 튼튼한 우주 비행사도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30∼40살 더 많은 노인처럼 변하지만, 지구로 귀환한 뒤에는 곧 완전한 회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우주 비행사들과 마찬가지로 지구에서의 비활동적 생활 양식으로 인한 유사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나를 걷거나 달리게 만들고, 이런 운동이 뼈와 근육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즉 현재의 우리 비활동성으로 인한 중력 부족 현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무(無)가 아니라 순수한 잠재성이며, 영감과 희열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즉 달리기를 통해 내 속에 잠자고 있는 건강의 잠재성이 다시 유기적으로 재구성되어 내 몸으로 표현되어 되살아나게 된다.

달리기에서 얻는 즐거움은 속도와 고양, 도약과 수직적 초월을 통해 중력에 저항하여 극복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중력, 즉 땅의 끌어당김을 체험하는 것이다. 허리가 아프고 땀이 흘러내리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몸이 삐거덕거리면 더 이상 숨쉬기가 힘들어 달리기를 멈추게 된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 후 다시 달리면 일종이 연속성이 존재한다. 중력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하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것이 싫어서 앉아서 중력에 몸을 내맡기고 언젠가 죽어야 하는 자신의 조건에 체념한 뒤 몸을 숙이고 무작정 기다리는 삶을 살거나 땅의 단단함과 나 자신의 육체의 허약함을 깨닫고 땅에 발을 내딛는 동작을 통해 나를 드러냄으로써 중력을 아군으로 삼아 건강해지고 가뿐한 나의 조건을 실현하고 지킬 수 있다. 그 선택은 오로지 나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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