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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세바스챤 바흐 마태수난곡 바흐 작품 244
요한 세바스챤 바흐 마태수난곡 바흐 작품 244
  • 의사신문
  • 승인 2009.12.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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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남긴 최고의 음악 걸작 평가


평생 음악을 들었다고 하여도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듣지 못했다면 그는 진정한 음악에의 감동을 듣지 못한 것이다. 인류가 남긴 음악 유산의 최고봉이며 바흐의 모든 것이 담긴 지상 최대의 걸작, 이것이 바로 바흐의 `마태수난곡'이다.

수난곡이란 4대 복음서의 수난사 즉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당하기까지의 예수의 행적을 줄거리로 거기에 곡을 붙인 것을 말한다. 수난곡의 역사는 대략 8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레고리안 성가로 불렀던 것이 수난곡의 기원이 된다. 이후 15세기에는 다성의 수난곡이 등장하고 17세기 바로크에 접어들어 오라토리오 형식의 수난곡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설립된 이후에는 요한 발터와 하인리히 쉿츠에 의해 많은 수난곡이 작곡되었고, 그후 수난곡의 최대 걸작인 바흐의 수난곡이 탄생하게 된다. 바흐가 사망할 당시 추도기록에 의하면 모두 5개의 수난곡을 남긴 것으로 되어 있지만, 오늘날 남은 것은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뿐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바흐는 1723년 라이프치히 토마스교회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교회의 성금요일에 연주될 수난곡을 작곡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1724년 라이프치히 니콜라이교회에서 요한수난곡을 초연하였고, 1729년 성금요일에는 성토마스교회에서 마태수난곡을 초연하게 된다. 마태수난곡은 처음과 끝에 도입과 종결합창을 갖고 있으며, 전체 78곡이며 예수가 체포되기까지의 26장 1절에서 56절까지가 제1부, 이후 부활 전인 26장 57절에서 27장의 끝까지를 제2부로 구성하고 있다.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을 빠짐없이 전개하는 점에서 전통 수난곡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추가로 삽입되어 있는 복음서의 서정적인 해석과 은유로 된 자유시를 솔로가 레치타티보(해설)와 아리아로 부른다는 점에서 오라토리오 형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자유시는 바흐의 칸타타의 가사를 쓰기도 한 친구 피칸더의 작품이다. 이 곡에 등장하는 합창은 복음서에 근거한 것으로 하나는 제자들이나 군중들의 말이며, 또 하나는 신도들의 마음이나 신앙고백을 표현한 것이다. 곡의 구성은 두 개의 앙상블로 나눠져 있으며 각 앙상블마다 악기군과 성악군이 있다. 아마 이러한 구성은 성토마스교회 2층의 성가대석이 오르간의 좌우로 갈라져 있던 점을 참작하여 작곡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인류가 남긴 최고의 미술 걸작이라면, 인류가 남긴 최고의 음악 걸작은 `마태수난곡'이 될 것이다.

제1곡 합창_ `오라 처녀들아 나를 슬픔에서 구하라' 수난곡 전체의 서곡에 맞게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장대하게 펼쳐지고 있다.

제12곡 소프라노 아리아_ 2개의 플롯과 관현악 반주에 `사랑하는 주의 가슴은 피를 흘리도다'라고 부르면서 “당신 가슴에서 젖을 먹고 자란 한 자식이 길러준 어미를 죽이려하는 뱀과 같이 악한 자(유다)가 되도다”를 반복하며 부르고 있다.

제47곡 알토 아리아_ 바이올린 독주의 가냘픈 선율을 배경으로 `나의 하나님,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가엽게 여기소서. 애통하게 우는 나의 마음과 눈동자를, 주여! 보시옵소서'를 부른다. 듣고 있으면 절로 머리 숙여 눈물이 흐르는 가장 아름다운 수난곡 중 정수이다.

제75곡 베이스 아리아_ 오보에와 바이올린이 각기 같은 리듬으로 전주를 연주하고 이어 베이스는 `나의 마음을 깨끗이 하여 예수를 받아들이라'를 부른다.

제78곡 종결 합창_ `우리들 눈물 흘리며 엎드려 무덤의 그대를 부르노니! 평안히 쉬소서'. 마지막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림을 느끼게 된다.

■들을만한 음반 : 칼 리히터(지휘) 뮌헨 바흐오케스트라(Archiv 1958); 피터 슈라이어(지휘, 레치타티보), 드레스덴 국립오케스트라(Philips, 1984); 귄터 라민(지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Archiv, 1941); 필립 헤레베헤(지휘), 콜레기움 보칼레(Hypherion); 엘리엇 가디너, 잉글리쉬바로크 솔리이스츠(Archiv 1988); 오토 클렘페러 필하모니아(EMI 1961)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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