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징계권 확보…우선 의협 회비 납부부터”
“자율징계권 확보…우선 의협 회비 납부부터”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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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면허관리제도 개선 및 자율징계권 확보 위한 공청회 개최

의협에 강력한 회비 징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추무진)는 ‘면허관리제도개선 및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공청회’를 7월 1일 오후 7시 의협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다나의원 사태’ 이후 불거진 의료윤리문제로 인해 정부와 의료계가 ‘자율권 확보’에 초점을 맞춘 면허관리제도 개선방안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이날 공청회에서 면허관리제도 개선과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해서는 의협에 마땅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홍경표 전라남도의사회장(사진)은 “자율징계권 확보는 의협의 오래된 숙원사업으로 의료계는 관료의 지배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주장이 정책과 제도에 반영되며, 자율성이 확보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의료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관료제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합리적인 의료정책이 구현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모든 의사는 의무적으로 의협을 통해 면허를 신고하고 결격사유 없이 등록된 의사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그 첫 번째 과제는 의협이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무장병원의 경우에도 의료계가 나서면 얼마든지 현행법상 처벌할 수 있지만 의협에 사법권이 없어 불가능한 현실”이라면서 “면허 결격사유나 징계사유를 조사할 때 실질적인 조사권이 의협에 주어지는 것은 물론 독립된 면허관리기구 운영을 위한 인력과 비용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과 더불어 대표적인 전문가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는 의협과 달리 강력한 자율징계권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현화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교육이사)는 “변호사의 경우 변협에 등록하지 않으면 변호사 업무 활동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사례로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로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변호사 등록을 거부당했고, 이정렬 전 창원지법 판사도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손괴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으로 인해 변협으로부터 등록을 거부당했으며 홍만표 변호사와 최유정 변호사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의 비윤리행위시 변협 징계위에 회부해 1차 심의를 진행하여 징계하고 이에 불복시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하게 돼 있다”면서 “변협 등록비는 징계위 운영비용으로도 충당된다”고 설명했다.

김민경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의료인 자율규제는 세계적 흐름으로 의사주도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다만 “영국의 경우 의사단체 자율규제로 전환하는 데 10여 년이 걸렸고 캐나다의 경우 자율규제를 위한 전담 직원만 200여명에 이른다”면서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자율규제 논의는 충분한 준비 없이 급속도로 추진되는 면이 있는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장기적 안목에서 포괄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 연자의 주제발표가 끝나고는 각 패널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단국의대 교수·예방의학전문의·변호사)는 “결국 의료계가 원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타율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자율규제로 전환해 현재 놓치고 있는 부분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자율규제를 통해 현재 놓치고 있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리할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전 회장은 “자율규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협의 강력한 자정 의지와 자율규제 필요성에 대한 회원 간 공감대가 필요하다”면서 “우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의사윤리 강령이나 신체접촉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의사들이 잘 알지 못해 저지를 수 있는 비윤리적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층 권한이 강화된 의협 윤리위의 인력과 재정을 어떻게 충당할지도 관건이며, 현재의 의협 윤리위에 윤리위원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신뢰할 수 없는 분들도 많다”면서 전문인력의 양성, 윤리위원의 겸직금지, 역량강화 프로그램 마련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권복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정책연구소 정책연구위원(이화의대 교수)은 “현재 자율징계와 자율규제, 자율강화 등으로 용어와 개념이 혼재돼 있는데 자율징계는 회원들이 기분 나쁘게 느낄 수 있으니 자율규제로 용어를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 의료윤리의 개념이 상당히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반신불수가 됐는데도 환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진료도 잘하는 분을 알고 있다. 의사들이 환자를 바라보는 윤리는 다를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나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현재 복지부와 의협이 ‘면허제도개선협의체’를 함께 운영하면서 전문가집단 내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정과 견제기능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의료법 체계상 면허부여권한은 복지부 장관에게 있어 의협에 섣불리 면허부여권한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들은 자율규제가 자칫 전문가집단 내 온정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자율규제를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객관성 및 공정성을 우선 확보하는 등 좀 더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이 끝나고는 자유토론 시간이 주어져 다양한 청중들의 질문과 지적이 이어졌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언론에서 다나의원 원장에게 심신장애가 있었다는 이유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이야기했는데 의사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한 부분이다. 의사가 진료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환자들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면서 박현화 변호사에게 심신장애의 법적 정의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박 변호사는 “사리분별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면서 “변호사법상 심신장애는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일반인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변호사단체에서 심신장애를 이유로 변호사등록을 거부하면 법원에서 구체적 판단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강현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는 “심신장애를 법원에서 판결하지만 의학적 판단은 결국 의사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하루 빨리 의협에 자율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와 설득력을 얻었다.

김해영 의협 법제이사는 “현재 변협의 자율징계권을 모델로 의협 자율징계권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민주화되어 변협에 면허징계권이 부여된 것도 이제 겨우 20여 년밖에 되지 않았음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런 이유로 아직 사회 전반에 관료주의가 팽배해 있어 관이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의료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는 의료계를 마치 한 두 살짜리 어린아이로 취급하는 것 같다. 그래서 회비 징수 권한조차 주지 않고 있다”면서 “잠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하루 빨리 의료계에 자율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자율징계권과 관계 없이 부도덕한 의사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고, 죄 안짓고 정상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들이 좀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이는 자율징계권과 무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를 위해 “의협에 좀 더 힘과 권한이 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사가 의협에 회비를 내지 않아도 진료행위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자율징계와 회비납부를 반드시 연결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두 의협 면허제도개선 및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특별위원장은 공청회가 끝나가는 말미에 “그동안 복지부와 의협의 신뢰가 굉장히 부족했는데 ‘다나의원 사태’를 계기로 전문가 관리는 전문가단체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을 복지부가 갖게 된 것만 해도 상당히 전향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원들은 완전한 자율징계권을 원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면서 “다만 의정 간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협의해 나간다면 머지 않은 날에 변협과 같은 자율징계권 부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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