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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6.20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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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검사 1년에 한번씩 해야” 

6월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성경험 전, 26세 이전에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성은 물론 남성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로 감염된다. 백신은 100여종이 넘는 HPV 종류 중 가장 고위험군인 16과 18형을 예방하도록 만들어져, 전체 자궁경부암의 7∼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정상에서 암으로 발전될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암이다. 암이 되기 전 병변 등 몇 단계를 거치는데, 이 때 발견하면 암이 되기 전에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 산부인과 방문이 쉽지는 않다.

박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질 출혈 등 증상이 생겨서 발견하게 되면 늦는다”라며 “1년에 1번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해서 위험성이 2∼30%로 줄어들어든다 해도 정기적으로 검사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 60여 개국 이상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호주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자궁경부암 측면에서는 개발도상국보다 조금 앞선 정도로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박성호 교수는 “2년 전 쯤 일본에서 백신 부작용이 이슈화 돼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다. 하지만 WHO와 미국 등 다른 모든 집단에서는 오히려 백신 효과를 믿고 더 권장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반(反)백신 단체가 자궁경부암 백신뿐만 아니라 일본뇌염 등 모든 백신에 관해 이슈를 만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HPV는 주로 남성에게서 여성에게로 넘어가기 때문에 남성도 백신 접종의 대상이 된다.

박 교수는 “HPV가 남성에게는 큰 병을 만드는 경우가 드물지만, 여성에게 가면 자궁경부암을 만들 위험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아내, 여자친구, 가족을 생각하면 남자가 맞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4가 백신의 경우 생식기 사마귀 예방 효과도 있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자궁내막증,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암’ 이상

자궁내막증은 초경에서 폐경에 이르는 가임기 모든 여성에게서 생길 수 있으며, 심한 생리통과 성교통, 난임 등의 원인이 된다.

박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양성이라서 암이 될 확률 낮지만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악성이상이라고 의사들이 표현한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은 빈도가 높은 질환이지만,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특히 재발률이 높고 폐경이 되기 전까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장담하기도 힘들다.

박성호 교수는 “초음파 검사에서 혹도 없고 깨끗해도 자궁내막증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교과서 상에는 의심 되면 진단적 복강경 수술을 하라고 돼 있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진단을 위해 전신마취 후 복강경 수술을 하라고 권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자궁내막증은 병의 크기와 증상이 비례하지 않는다. 혹이 있어도 증상이 없거나, 초음파 상에 잘 보이지 않아도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박 교수는 “개인차가 심하고 눈에 보이지 않아 환자에게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자궁경부암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고통 받는 질환인 자궁내막증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배가 불편할 뿐 질환 구분이 잘 안되기도 하기 때문에 내과 등 여러 진료과를 돌고 돌아 병이 커진 뒤 산부인과로 온다”면서 “앞으로는 산부인과의 문턱이 낮아져서 환자들이 빨리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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