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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차 이야기-기아 쏘울<1>
준중형차 이야기-기아 쏘울<1>
  • 의사신문
  • 승인 2009.12.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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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와 쥐의 차이는 '디자인'
































요즘 필자는 자전거에 빠져있다. 자출(자전차 출퇴근)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거의 매일 달리기는 의무적으로 해야 운동이 될 것으로 보였다. 덕분에 차를 예전만큼 많이 타지는 않는다. 조금 먼 거리도 날씨만 좋다면 자전거로 달려 보고 싶을 정도다. 올해의 목표는 3000Km 정도의 달리기다. 눈이나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만 아니면 타고 다닐 것 같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쓸데없는 업그레이드 플랜도 세워져 있다. 필이 꽃히는 자전거의 차종도 정해졌다. 기묘하기는 하지만 페더슨 바이크라는 것을 사거나 만드는 것이다. 〈사진 좌〉의 이상한 자전거가 Pedersen으로 지금부터 약 120년전에 설계된 기종이다. 양산되지 않는 모델로 요즘 나오는 프레임들은 크롬과 몰리브덴의 합금이다. 공업제품이라기 보다는 공예품에 가깝다. 내구성은 몇 십 년 넘은 프레임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좋은 편이다. 소모성부품은 요즘의 기계들을 이용할 수 있으니 편하다. 자동차로 말하자면 1930년대의 비틀 새시에 현대식 부품을 사용하는 수준의 엔지니어링이 될 것이다.

이 바이크가 필자를 홀린 이유는 한가지다. 인체 공학적으로 편한 포지션에 시트가 해먹처럼 허공에 매달린 구조다. 바람의 저항은 심하지만 시야가 좋다. 페더슨 이전에는 파라트루퍼나 허머〈사진 우〉라고 부르는 기종에 관심이 있었다. 접이식 이지만 튼튼해서 군용으로 낙하산으로 투하할 수도 있다는 바이크로 차에 넣기가 편해 보여서 사고 싶었다.

다른 재미있는 기종들도 많지만 이 두 가지 기종의 특징은 상당히 비싸다는 점이다. 다른 양산형 기종들에 비하면 정말이지 비싸다. 페더슨은 프레임만 따지면 일반적인 철프레임 자전거 프레임의 10배를 훨씬 넘을 것이고 허머바이크도 다른 접이식 알루미늄 프레임의 10배에 근접하거나 넘을 것이다. 공업적으로 보면 넌센스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놈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만이 아니라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BMW 미니나 그보다 더 비싼 구형의 미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어떻게 보면 일종의 귀여운 것에 대한 컬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잡다한 것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디자인이다. 필자는 페트로스키 (`디자인이 만든 세상'의 저자로 디자인의 계관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처럼 우아한 표현으로 물건들을 평가하는 일에는 소질이 없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표현하자면 `다람쥐와 쥐의 차이는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도 거의 같은 DNA를 가지고 있겠지만 다람쥐는 사람들이 귀여워하고 보통의 쥐는 징그럽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보통의 쥐가 더 많다. 그만큼 더 흔한 것이며 잘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심미안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약간 털이 더 많고 털에 줄무니가 쳐진 다람쥐가 유리할 것이다.

만약 집쥐와 다람쥐가 야생이 아니라 애완 동물이라면 승부는 분명히 다람쥐의 디자인이 유리할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니 말이다. 가끔씩 일반적인 집쥐에 다람쥐 털로 위장하면 사람들과 쥐의 정서반응은 어떻게 변할까하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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