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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분만실 연수일 수간호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분만실 연수일 수간호사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5.30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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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탄생 분만 현장에서 일해 보람” 

말 그대로 아기를 낳는 곳인 분만실. 출산의 현장인 만큼 응급상황도 많이 발생하고 감정노동도 큰 곳이다. 게다가 높은 숙련도는 물론 깊은 사명감도 요구된다.

올해 28년차인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분만실 연수일 수간호사는 중환자실과 내과 병동, 산부인과 외래를 거쳐 분만실에서 3년을 보냈다. 그는 “산부인과 외래 경력 10년이 분만실 경력 1년만 못하다”면서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교수님들과 학회에 동행해 공부하고 모유수유, 출산준비교육 등을 위해 석사 과정을 밟는 간호사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고위험 산모가 많은 강남성심병원. 양수가 흐르거나 피가 비치는 등의 긴급 상황으로 다른 병원에서 후송되거나 응급실을 통해 오는 산모들로 북적인다.

연수일 수간호사는 “산모의 90%가 고위험 산모다. 그 중 95%가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오신 분들”이라며 “대학병원 최초로 자궁경부무력증 클리닉을 개설해 18년째 운영 중인 만큼 자궁경부무력증 치료에 있어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진료받기 위해 오는 임산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분만 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지만, 강남성심병원에서는 다른 대학병원에 비해 비교적 분만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고위험 산모 비율이 높아 안타까운 사연도 그만큼 많다. 지난해 2월, 4∼5번의 유산을 겪고 내원한 한 노산모가 자궁경부무력증으로 18주 만에 또 한 아기를 잃어야 했다.

연수일 수간호사는 “임신 중이라 염색도 하지 못해 머리카락이 하얗게 샌 42세 노산모가 자궁경부가 열린 상태로 내원해 수술도 못하고 아기를 잃어서 마음이 아팠다”며 “당시 모든 의료진이 혹시라도 다음번에 임신이 되면 미리 오셔서 자궁경부봉축술을 하라고 조언했는데, 실제로 지난해 11월 임신 14주차에 수술받고 올해 4월 2.58kg의 예쁜 아기를 순산해 기쁘고 보람됐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일반 산모보다 입원기간이 긴 고위험 산모와 간호사들 간에는 특별함이 존재한다. 연 수간호사는 “취미로 뜨개질을 하는데, 조산 산모나 고위험 산모 등 입원 기간이 길고 아픔이 있는 산모들에게 축하 편지와 함께 직접 아기 양말을 떠서 선물하기도 한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병원여성건강간호사회 정보위원, 신생아 관리·모유수유·소포롤로지 호흡법 교육 강사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연수일 수간호사는 ‘심리학’ 공부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게 ‘심리간호’다”라며 “분만실에는 사산모도 있다. 이처럼 아픔을 가진 산모들이 가장 힘들 때 위로가 되는 말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 굳이 학교를 다니지 않더라도 도서나 인터넷 강의로라도 심리학 공부를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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