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칼럼] 어쩌다 보니 
[임원진칼럼] 어쩌다 보니 
  • 의사신문
  • 승인 2016.05.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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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홍석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황홍석 정책이사

“황 원장! 의사회 일 뭘 하고 있다고 했지?”

멀지 않은 어느 날 서울시의사회 산악회 훈련 팀 산행 중이었다.
박상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님께서 저를 보고 물으신다.
“저 말입니까? 아. 예. 안과의사회, 은평구의사회 등등 하고 있습니다”

“그래. 다름이 아니라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한 분이 다른 지역으로 가셔서 공석이 될 예정인데 황 원장이 한 번 해보지?”
“정책이사? 뭐 하는 자리인데요?”
“와서 열심히 일하면 되는 자리야.”
“예. 2년 전 의협 의료정책최고위과정도 수료했었습니다.”

바보같이 쓸데없는 말은 왜 해서. 바로 후회함. 다음날 출근해서 진료 중간에 서울시의사회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조직도도 한 번 보고, 상임이사회의록도 보고. 그런데 회의가 오전 7시. 설마하고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은 2주 이상 흘렀다. 진료 중간에 잠시 쉬고 있는데 처음 보는 전화가 왔다.

“나 박상호인데 회장님께도 말씀드렸고 이번 주 금요일 회의가 마침 저녁에 있으니 소개와 인사하기도 좋네. 시간 장소 연락 갈 거야. 와서 봐”

딱히 거절할 명분도 없고 지금 와서 거절할 수도 없고. 이렇게 서울시의사회 상임이사를 시작하였다.(정말 아침 7시 회의를 한다. 난 5시 반에 일어나야하고)

어린 시절부터 대구에서 커서 전문의 과정까지 모두 대구에서 보낸 촌놈이 와이프의 희망에 따라 서울로 상경하여 평범한 의사생활을 시작했다.(와이프는 서울사람) 지극히 평범한.

상경 2년째 급하게 개원을 하고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반복하는 중 지역안과의사 모임에서 만난 한 분 덕분에 활동이란 걸 시작했다. 전임 안과의사회 회장님이신 김대근 원장님과 우연한 인연으로 안과의사회 재무이사를 시작했다.

 “저 이런 거 모르는데요. 별 관심도 없고.”
 “별거 아냐. 재무는 인터넷뱅킹만 하면 돼.”
 이렇게 시작한 안과의사회 상임이사를 연임하게 되었다.

그 중간 은평구의사회장님이 안과이신 관계로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구의사회 일도 맡게 되었다. 이렇게 평범한 회원에서 점점 중앙으로 다가가게 되었다. 촌놈 출세했다 소리를 들으며.

그러던 중 구의사회 회장님께서 회원은 회비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하시며 열심히 회비납부를 독려하셨다.

“아이고 회장님. 구 회비는 내는데 시 회비, 의협 회비는 액수도 크고 별 해주는 것도 없는데요?”

결국 몇 년 치 밀린 회비까지 카드결제 하게 되었다.(은평구의사회 사무국장님이 집요해요)

얼마 전 안과의사회 업무로 지역안과의사회 임원 분들과 만남이 있었다.

몇 달 전 개편된 홈페이지 이야기를 하는데 지역 총무께서 “홈페이지가 볼 것도 없고 도대체 중앙에서는 뭘 하는 건가요? 라며 뭐라 하신다. 그런데 가만 들어보니 대국민 화면만 보고 회원전용으로 접속한 적이 없는 것 같다.(전년도 회비 미납자는 회원페이지 접속불가) 안과학술대회도 참석치 않는 것 같다. 추후 확인하니 사실이었다. 그냥 동네 총무이다. 나도 그랬다.

집과 병원만 왔다 갔다 하고 친구들, 선배들 만나 한 잔씩 하는 삶에서 협회나 의사회는 중요하지 않았다. 차라리 성가신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의사회 일들이 점점 많은 인연과 많은 일들을 가져왔다.

앞에서 말한 대로 점점 의사회 일을 알아가는 중에 느끼는 점은 나도 모르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이 일들은 절대 우연히 당연히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것이다. 본인 진료 외 시간 또는 진료시간을 줄여가며 전체 그림을 그리려 뛰어 다니는 분들이 참 많다. 잘 풀리는 일, 꼬여 버린 일 모두 노력의 결과였다.

물론 이런 일들은 의사회원 전체의 권익을 위한 일들 이었다. 물과 공기처럼 꼭 필요한.

이렇게 앞에서 뒤에서 일을 하려면 역시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교통비도 들고 밥값도 들고. 물론 내 돈을 써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평회원이었을 때는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고, 또 왜 돈이 없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 한 명 안 낸다고 의사회가 망하는 것도 아닌데, 했었는데. 이렇게 모인 돈들이 절대 눈먼 돈이 아니고 필요한 경우에 쓰여지고 있고, 보고 있고, 느끼고 있고, 믿고 있다. (변호사협회 회비에 비하면 참 저렴하다.)

우선 지역 구의사회나 지역 전공과목 모임 등에 자주 나가보자. 혼자서 인터넷으로 얻는 정보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사귀면서. 또한 좀 더 의욕적으로 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내일 아침도 새벽에 일어나 버스 두 번 타고 7시 회의에 참석해야 된다. 그래도 회의 마치면 바로 진료실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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