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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05.1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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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누구나 걸릴수 있는 정신적 감기”

최근 우리나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휴식기도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병가를 내도 평균 10일 정도만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이에 대한 직장 내 편견 때문이다.

반면 유럽 7개국은 51%가 병가를 신청하고, 병가일수도 35.9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의 한 연구는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 일주일에 5.6시간의 생산성 손실이 생긴다고 보고했다.

“선진국에서는 직장인 우울증을 업무 효율을 저하하는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간주합니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관리 등을 도와주는 심리지원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고 우울증 진단 시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어요.”

우울증 관련 설문조사를 공동으로 수행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우울증에 더해 정신질환에 대한 차별까지 이중고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 문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다. 홍 교수는 특히 “우울증 치료약물에 대한 오해가 너무나 많다”면서 “한방 등에서 우울증 약 복용시 치매에 걸린다는 등 근거 없는 악소문을 퍼트리고 있어서 이에 대한 환자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심지어 의사사회에서조차 `우울증은 치료해봤자 낫지 않는다'거나 `우울증 환자는 무능하다'는 편견이 존재하는 현실. 홍 교수는 “의과대학에서 우울증에 대한 교육이나 실습기회가 적어서 생긴 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감정조절이 안 되어서 가족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집중력이나 의욕저하로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우며 자살충동이 증가해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달리 우울증은 의외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홍 교수는  “약물치료나 정신사회치료를 한두 달 정도만 받으면 70∼80%가 호전되며 우울증 치료제도 습관성이나 중독성이 없음이 입증됐다”면서 “우울증은 정신적 감기라는 말처럼 누구나 흔히 생길 수 있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직장 내에서 한두 달 정도는 병가를 주거나 업무를 줄여주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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