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구트 저
건강 강박증에 걸린 현대인에게 삶의 즐거움을 누릴 것을 권하는 책 `나는 왜 늘 아픈가'가 최근 발간됐다.
신경과 의사이자 의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유한한 삶을 보통 건강과 젊음에 쏟아 붓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이지 회의를 품고 이 책의 집필에 나섰다. 특히 구트 박사는 이미 충분히 건강하지만 더욱 건강해지고자 기를 쓰면서 삶에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겨눈다. 건강 정보를 찾아다니느라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 등을 등장시키면서, 건강에 대한 광기와 허세, 과장과 맹신이 가득한 이 사회를 조롱한다.
책은 총 23장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의학의 부작용과 허점 △건강한 생활방식이 심장과 혈관과 공동체를 구한다 △근력운동은 좋다. 동기만 올바르다면! △음식은 오래, 과하게 먹을 때만 건강에 해롭다 △흡연은 불안한 심경을 표상한다. 그러나 금연 또한 마찬가지다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구트 박사는 “서유럽과 미국에서는 대중 매체를 통해 운동이 심근 경색을 예방한다거나 `건강한 식사'가 암을 막아 준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만연해 있다. 질병 위험에 대한 인식이 엉뚱하게 질병 예방에 대한 발언으로 전도되다보니 생겨난 것”이라며 “이런 건강 열풍은 때로 유사 종교적인 특성을 띠기까지 한다. 우스갯소리를 섞어 의학이 질병을 다루는 학문에서 건강 이데올로기로 변해 가는 이런 경향에 제동을 약간 걸어 보고자 했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부키 간/320쪽/값 1만4800원〉
이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