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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사회와 소통·개원 선배들과 대화 나눠라”
“지역의사회와 소통·개원 선배들과 대화 나눠라”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4.11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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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선배와의 대화 - 김종웅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알고 있는 만큼 성공한다 - 새내기 의사의 성공 개원을 위한 모든 것'

`위기의 개원가'라는 말이 몇 년간 끊이지 않고 있다. 진료실과 청진기만 있으면 개원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됐고, 선후배 간의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특히 요즘같이 어려운 현실 속 개원은 의사들의 큰 도전이자 꿈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 광진구에서 23년째 내과의원을 열고 있는 김종웅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을 만나 현장이 녹아있는 생생한 팁을 들어봤다.

김종웅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결국은 개원을 하게 된다”고 입을 뗀 그는 적극적인 사전 조사는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개원한 선배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관련 업체로부터 소개받는 것도 좋고 직접 발품 팔아서 주변 병원들이 잘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또 가족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논의해야 한다”

개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것이 `입지'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옮기기 쉽지 않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만큼 김종웅 부회장은 개원입지 선택에 앞서 지역 의사회에 찾아갈 것을 권했다.

“지역 의사회의 회장이나 사무국장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특히 각 의원을 자주 방문하는 사무국장의 경우 그 의원의 경영상황이나 지역 유동인구에 대해 잘 안다. 사무국장들에게 문의하면 의외의 빈자리를 찾을 수 있다”

환자의 건강을 다루는 의사들의 경우 자신의 말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개원 준비에 있어서는 이런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업체와의 비즈니스에 있어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와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하지만 업체와의 계약에 있어 아니다 싶으면 단호하게 `NO'라고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문 업체의 소개로 10여 곳을 둘러봤다고 하더라도 미안한 마음과 계약은 별개다.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 젊은 의사들이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다”

개원가는 이미 완전히 포화상태다. 전국적으로 비어있는 자리가 많이 없는 어려운 개원가 현실 속에서 김종웅 부회장은 선배 의원의 봉직의로 시작할 것을 권했다.

“자신이 내시경이나 심장 초음파, 수술을 잘한다고 해도 그것만 가지고 개원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 이미 잘되고 있는 의원 원장에게 배우고 나중에 인수·인계 받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올가을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의원 양도·양수 관련 만남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 개원 관련 강좌와 함께 부스를 마련해 의원을 양도·양수할 의사들, 페이닥터로 시작해 의원을 인계받을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선배 의원 봉직의로 시작, 노하우 배우며 개원 준비도 바람직
서울시의사회와 함께 `의원 양도·양수 시스템' 마련 나설 것

특히 김종웅 부회장은 서울시의사회 박상협·최승일 이사와 함께 TFT를 구성해 관련 기준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의원의 월 매출이나 연 매출, 차트 수, 환자 수 등을 고려해 주먹구구식으로 그 기준을 정해왔다. 그동안 의사회 차원에서 양수·양도 기준에 대해 접근하지 않았으나 이번 기회로 의사들이 직접 나서 기본 룰을 마련하려는 것.

“인수·인계 받는다는 조건 아래 구체적인 기간과 자산 가치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이해당사자들을 만나서 논의하다 보면 공통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이것이 개원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김종웅 부회장은 최근 부원장을 새로 채용해 그 스타트를 끊었다. 당장 바로 앞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길게 보고 이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내과의 경우 환자들이 건강의 전반을 다 봐주길 원한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혼자 의원을 운영하면 반드시 한계가 있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전인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것이 개원의 장점인 만큼 지원해줄 수 있는 부원장과 함께 하는 것이 환자와 의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병·의원을 개원해 운영하다 보면 꾀 부리는 환자, 의사의 잘못에 과하게 항의하는 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개원 햇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지만, 그 과정에 있어 어느 정도의 사회 경험이 요구된다. 김종웅 부회장은 개원 중 맞닥뜨리는 환자나 일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진상환자가 방문한다거나 건보공단·심평원의 실사나 현지조사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설사 의료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더불어 김종웅 부회장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의 진료과에 대한 공부나 연구 이외에도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과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

“많은 의사들이 너무 공부만 하려고 한다. 내과 의사의 경우 당뇨나 고혈압 강좌만 열심히 들으려 한다. 물론 진료에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직업이니만큼 환자와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지에 관련된 인문학 강좌도 들을 필요가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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