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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개원 왕도는 없다”…지역과 동화·친절은 기본
“성공 개원 왕도는 없다”…지역과 동화·친절은 기본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6.04.1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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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원에 성공했다 

 특집 : ■`알고 있는 만큼 성공한다 - 새내기 의사의 성공 개원을 위한 모든 것'

현재 의사 면호 번호 12만번 시대. 전국 41개 의과대학에서 매년 3500여명의 새내기 의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각자의 진로를 정하고 개원이나 봉직을 준비하는 의사도 매년 엄청나다. 전국 도시의 개원가는 이제 포화다 못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이제 개원레지던트나 공보의 등을 마치고 바로 개원하는 시대는 지났다. 개원시장의 불안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4년도 병의원 종별 신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록에 의하면 전국 병·의원의 신규개업 대비 폐업률은 약 73%를 기록했다.(폐업 4495곳 / 신규개업 6153곳) 조금 지난 자료지만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의원 경영실태조사'에서 개원의들은 성공적인 개원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개원입지(62.4%), 진료기술(21.6%) 다음으로 경영기술(11.1%)을 꼽았다.

지난 2007년 발표한 자료와 비교하면, 성공 개원 요인으로 개원입지(66%)는 그 중요도가 감소한 반면 진료기술(17.5%)과 함께 경영기술(7.9%)은 그 비중이 높아졌다.

임금자 전 연구원은 이 설문 조사에서 주 5일 근로(주 40시간 근로)가 대세인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개원의들은 주 6일 진료가 일반적이었으며, 응답자의 13.1%는 휴일 없는 진료(주 7일 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혔다.

또 진료시간은 주당 평균 55.5시간이었으며, 이는 2007년의 56.5시간보다는 1시간이 단축되었지만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는 15.5시간 더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의 진료 환자 수는 감소했다. 의원의 일일 외래 환자 수는 평균 58.8명으로 2007년의 63.6명보다 4.6명이 감소했다.

응답자의 98.5%가 토요일도 진료하며, 적지 않은 의원이 연중 진료를 할 정도로 의원에서는 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의원의 경영성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자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 의원의 경영난을 짐작할 수 있었다.

봉직의 근무 후 인수·공동개원 등 다양한 개원방향 고려해야
컨설팅 업체만 믿지 말고 지역 특성·상권 등 직접 확인 중요

의원에서 제공한 의료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대가의 지급을 거부하는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96.1%가 진료비 삭감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는 2007년의 94.8%보다 1.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서, 해를 거듭할수록 진료비 삭감 사례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진료비 삭감의 이유는 정당한 진료에 대한 삭감이 17.7%였으며, 45.4%는 처방약에 대해 삭감당한 것으로서, 삭감의 이유가 정당하지 못한 삭감이 63.1%에 달했다.

개원자금으로는 2억원∼5억원이 소요된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2.1%가 2억원∼5억원의 자금(資金)을 개원초기에 투자했다. 개원을 위해 1억원 미만을 투자했다는 응답자도 있었지만(15.8%), 5억원 투자했다는 응답자도 있어 개별 의원 간 투자자금의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개원을 위한 평균 투자금액은 5억3893만원이었다. 개원을 위한 소요자금의 규모가 이렇게 커진 환경은 이제는 더 이상 자기자본만으로는 개원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개원 시부터 부채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원은 개원초기 외에도 운영자금의 부족상태에 처하게 되면 부채를 기록하게 된다. 응답자의 46.1%가 부채를 기록하고 있으며, 평균 부채금액은 3억9159만원이었다. 이러한 부채로 인하여 의원당 월평균 251만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의 초기 투자자금의 규모가 커진 것 외에도 운영난으로 인한 자금 차입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한 운영비의 증가, 환자수의 정체 또는 감소 등으로 인하여 의원은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이는 손익계산서에 기초한 의원 경영성과 분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처럼 치열한 개원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병원개원과 동시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던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많은 병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레드오션이 된 의료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과 다른 병원들과 차별화 된 전략이 필요하다. 즉, 병원개원 성공사례를 통해 레드오션을 돌파할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2월 서울특별시의사회가 주최한 개원 준비 세미나에서 선배와의 대화에서 김종웅 부회장(광진·김종웅내과의원장)은 “누구든지 나이 먹으면 의사의 가치가 하락된다. 젊은 의사는 선배 의사의 병의원에 봉직으로 들어가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같이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50대 후반이라면 젊은 의사한테 지분 10% 정도 받고 같이 운영하다가 점점 젊은 의사의 포션을 높여주다가 나중에 나이 먹으면 20%만 가질 수도 있다. 그러면 나이 먹어서 체력 떨어져도 의원에 대한 권리 가질 수 있다. 어려운 개원 상황에서 그렇게 교체해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서대원 보험이사(송파·서내과의원장)도 “개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중하게 개인이 개원할지 공동으로 할지 고민해야 한다. 자기 전문분야 뿐만 아니라 폭넓게 환자를 봐야 하므로 그걸 익히려면 개원 전 봉직의를 하면서 자기의 경험을 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컨설팅업체 말만 단순히 믿어서 투자하지 말고 신중하게 상권 등도 파악하고 지역 특성 정보 갖고 연령대, 소득수준, 아이들이 많은지 직장인인 많은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공 과목과 지역 특색에 따라 노인이 많으면 외과 계열, 젊은층이 많으면 내과 계열, 직장인이 많으면 수액 주사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영민 정보통신이사(구로·21세기의원장)은 “직접 개원할지 인수를 받을지도 잘 생각해야 한다. 인수 받아도 경영이 잘 되어 있으면 좋은데 안됐으면 지역 특색에 맞게 문제점을 잘 파악해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원 컨설팅 관계자들은 개원 성공 여건으로 △친절한 설명 △접근 용이성 △고객관리 △편리하고 안락한 시설 등을 꼽았으며 또한 성공 개원법 100계명으로 △큰 상권 △기존의 환자 독식 병의원이 없는 입지 △공동 개원시 철저한 동업 규정 명시 등을 유리한 조건으로 네세웠다.

개원에 성공한 B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임대료가 비싼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 개원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감기 치료만 해서 경영이 어려웠지만 중이염 수술, 코 성형 등을 특화해서 현재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삶의 질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도 “병원 시설을 깔끔하게 꾸미고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으며 비만이나 요실금 수술 등에 중점을 두어 비교적 만족스런 개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도 아무래도 지역사회다 보니 지역 위주의 마케팅(지역 소식지, 마을버스 광고)에 노력하고 지역민을 위한 행사와 봉사에 참여해서 지금은 안정된 개원 생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도 해도 어려운 개원과 성공하는 개원, 왕도는 없어 보이지만 지역민에 동화되고 친절한 직원과 특화된 시술 노하우가 있으면 성공하는 개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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