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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절반, 병인지 몰라 질환 '방치'
파킨슨병 환자 절반, 병인지 몰라 질환 '방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6.04.06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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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파킨슨병 환자 리서치 결과 발표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절반이 자신이 파킨슨병인지 몰라 조기 진단은 물론 질환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회장 김희태)는 6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4월 11일)’을 맞아 2015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간 5개 대학병원 신경과에 내원한 파킨슨병 환자 남자 223명, 여자 267명 총 4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 2명 중 1명(52%)은 증상이 있었음에도 ‘파킨슨병인지 몰랐다’고 응답했다. 본인이 인지하는 경우가 23%로 가장 낮았으며, 가족이 인지하는 경우 25%로 그 뒤를 이었다. 파킨슨병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전체 응답자의 49%가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 파킨슨병을 진단받기까지의 기간이 6개월에서 길게는 5년 이상 소요된다고 응답해 절반가량이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질환을 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떨림이 파킨슨병 주증상에 포함되면 빨리 진단되는 반면, 근강직이나 움직임이 둔한 형태인 경우는 비교적 진단이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첫 증상이 근강직이나 몸 움직임 둔해지는 형태로 나타나면 노환이나 지병에 의한 증상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있어 파킨슨병에 대해 의심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어깨통증, 관절이상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서 근강직 및 보행장애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파킨슨병을 의심하지 못하고 증상치료를 신경과 이외의 진료과에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5년 이상(13%)으로 늦어졌다.

또 내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신경과 이외의 진료과 의료진 및 병의원 의료진에서 전원되는 건수가 절반을 차지했다.

김희태 회장.

김희태 회장(한양대병원 신경과)은 “환자뿐만 아니라 타과 의료진 또한 파킨슨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조기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학회가 나서서 의료진 교육, 언론 홍보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초진 시 환자의 30% 이상이 파킨슨병과 연관된 비운동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변장애, 변비, 불면증, 후각 혹은 미각 저하, 우울증, 기립성 어지러움증, 기억력 저하, 렘수면행동장애 순으로 나타나 특히 60세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발견될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김희태 회장은 “파킨슨병은 최대한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파킨슨병의 주요 이상운동증상이 보이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계 뇌질환으로, 뇌신경 세포의 운동신호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저장하는 신경세포수가 급속히 줄며 발병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노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자료 기준으로 60세 이상 환자는 전체 환자의 9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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