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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외과중환자실 황정현 간호사
서울대병원 외과중환자실 황정현 간호사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03.14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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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의 길 10년…보건정책에 관심”

최근 우리나라 남자 간호사 수가 1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남자간호사 조상문(80)씨가 지난 1962년 간호사 면허를 발급받은 이후 54년 만이다. 이제 어느 병원에서라도 남자간호사를 마주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정현(30)씨도 지난 2011년 간호대학을 졸업한 직후 현재의 병원에 입사했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는데 아버지는 남들처럼 제가 공과대학에 진학하길 바라셨어요. 하지만 공학은 아무리 봐도 제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진로를 탐색하다가 우연히 남자간호사에 대해 알게 됐고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간호대학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왜 남자가 간호사를 하냐는 부모님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죠.”

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 입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배치된 부서에 근무하는 50명의 간호사 중 남자간호사는 그를 합쳐 단 세 명. 그나마 나머지 두 명은 석 달도 되지 않아 그만두고 다른 길을 선택해 그만 남았다. 퇴근 후 가운을 갈아입는 것도 쉽지 않아 혼자 지하에 내려가 갈아입기 일쑤였다. 그가 느꼈을 외로움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황 씨도 간호사의 길을 선택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나름의 적응법을 찾아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업무도 수월하게 해낸다. 지금의 그는 성격이나 말투가 다소 여성적인데 원래 성격이 내향적인 탓도 있지만 십년이 넘게 주로 여자 동료들과 지내다보니 그렇다고 한다.

그의 장점을 꼽는다면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중 위급한 상황이 닥쳐도 특유의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 남자들이 대부분인 의사들과도 동성이다 보니 통하는 게 있어 갈등이 있어도 원만히 처리할 때가 많다.

지난해부터는 보건대학원에 등록해 대학에 다닐 때부터 관심 있었던 보건정책을 공부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현재 가장 관심 갖고 있는 보건 정책 분야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황정현 씨는 “간호사 생활을 하고 있고 어머니가 장기간 입원을 하셨던 경험도 있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책의 흐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더 깊게 공부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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