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 대폭 강화 계획 발표
복지부,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 대폭 강화 계획 발표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6.03.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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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사실상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어 우려 표명

정부가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해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등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의료계가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1층 브리핑룸에서 △자격정지 명령제도 신설 △진료행위 중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면허취소 △면허신고시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 신고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다나의원 사건 계기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故 신해철 집도의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판 중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보건소, 관련학회와 함께 합동 현지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더불어 ‘다나의원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 면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말부터 2개월여에 걸쳐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를 운영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선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경우 등 중대한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해 면허를 취소하고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투여하는 등 처분기준을 상향조정(자격정지 1개월→1년)키로 했다.

국민 보건상 위해를 끼칠 중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재판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자격정지명령제도 신설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료인은 3년마다 면허 신고시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뇌손상, 치매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항목 중 정신질환 등 결격사유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진단서 첨부 또는 관련기관 정보활용을 통해 확인하고, 그 외 항목은 동료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료가 가능한지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

의료인에게 신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허위신고를 방지하기 위해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의 구체적 기준을 의료계와 협의해 마련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개선안 중 단기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사항은 상반기 중 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하반기부터 즉시 시행하고, 면허취소사유 신설, 자격정지명령제도 도입 등 추가로 의료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입법절차를 3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인 면허관리 개선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은 면허취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주사기를 재사용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법 개정전이라도 현행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죄(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로 처벌 가능하다.

또한 수면내시경 등 진료행위 중 성범죄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면허취소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법 개정전이라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의료기관 취업제한이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여 의료기관에 관련 정보가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라,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자는 10년 동안 의료기관 운영 및 취업이 불가하다.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등 건강상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의료인의 면허도 취소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이 추진된다. 진료행위가 현격히 어려운 질환의 구체적 범위는 의료계 등과 협의하여 마련할 계획이다.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내용과 범위도 구체화해 △의학적 타당성 등 구체적 사유 없이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 △음주로 인해 진료행위에 영향을 받은 경우 △1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으로 국민건강상 위해를 끼친 경우 △의료인이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경우 △환자 대상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투여한 경우△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사용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처분기준도 환자에 미치는 중대성 등을 감안하여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세분화한다.

이외에도 자격정지명령제도를 신설해 진료행위가 계속될 경우 중대한 위험 우려가 있는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명령제도 신설을 추진키로 했다.

재판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진료행위가 계속될 경우 위해가 우려되는 의료인에 대해 긴급하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중대한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어지면 즉시 자격정지를 해제한다.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심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중대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여부, 법령에 규정되지 않은 비도덕적 진료행위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인단체 중앙회 윤리위원회가 수행하되, 외부인사의 참여를 강화하여 심의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복지부와 공동조사 등 심의 권한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신고센터를 운영해 의료인단체 중앙회 및 지역의사회, 보건소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발굴을 상시화하고, 신고가 가능한 유형, 사례 등을 안내하여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의료인 면허신고 제도 효과성을 제고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따라 면허신고 요건을 강화해 의료인 면허신고시 진료행위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이 확대되고, 진료적절성에 대한 검증도 강화한다.

신고항목도 변경해 현재는 취업상황, 보수교육 이수여부만 신고하면 되나, 뇌손상, 치매 등 진료행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질환여부, 마약 또는 알코올 중독여부 등이 항목에 포함된다.

다만, 뇌손상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더라도 전문의로부터 진료행위에 지장이 없다는 진단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면 진료행위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정신질환, 마약류 중독 등 현행 의료법상 결격사유에 대해서는 본인이 진단서를 첨부하거나 본인동의 하에 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 정보를 활용하여 확인할 계획이다.

다만 성실신고 하는 대다수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신고에 대한 처벌 규정을 의료법 개정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진료행위 적절성 평가에 중요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여부, 마약중독 등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항목의 허위 신고가 확인되는 경우 면허취소, 기타 항목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의료인 동료평가제 내용도 포함되어 지역의료현장을 잘 아는 의료인간에 관찰과 주의를 요하는 의료인에 대한 상호 평가와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동료평가제도(peer-review)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면허신고 내용상 진료행위에 현격한 장애가 우려되는 경우, 면허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하는 경우,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특히 지역의사회에서 ‘현장 동료평가단’을 구성해 진료적합성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필요시 자격정지 등 복지부장관에게 처분을 요청하게 된다.

복지부는 “의료계 자율적 시범사업으로 우선 실시해 평가항목, 방법 등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모형을 확정하여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협의체에서 제기된 외국의 면허관리기구 사례에 대해 연구해, 국내 도입 필요성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교육 내실화 방침도 밝혔다. 의료인 보수교육 이수 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 환자안전에 관한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의무화하여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나, 앞으로는 면허신고 시마다 필수이수 교육을 2시간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또한, 교육 수요조사를 통해 장기휴무자에 대한 실습교육, 개원의·봉직의 특성 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으로 개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운영규정을 강화해 참가자 대리출석, 중도이탈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 본인대조, 서명기입 의무화 등 출결관리를 강화하고, 바코드시스템 도입 등 자동출결시스템 운영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료인 중앙회에 위탁하여 수행하고 있는 보수교육 운영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복지부 내에 ‘보수교육평가단’을 설치, 보수교육 내용 및 운영의 적절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건보공공단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장기요양등급 등을 받아 진료행위가 현격히 불가능 하리라 예측되는 의료인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3월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사실상 의사면허 갱신제나 다름없어…우려 표명

복지부의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 대폭 강화 계획’에 대해 의료계는 사실상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김숙희)는 8일 성명을 통해 “의사들에게 자율 징계권을 이관하기보다는 기존 의료인 면허 신고제에서 의사만을 대상으로 신고요건을 강화하는 의사면허 갱신제로 남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또 “정부의 역할은 의사들에게 자율권을 허용하는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자율 징계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징계권 전체를 타 전문 직종과 마찬가지로 대한의사협회에 완전히 이관하던지 정부가 타율적으로 면허갱신을 추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협에 대해서도 자율징계권 전체를 이양받지 않는다면 이번 면허개선방안에 협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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