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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페 서곡 〈경기병〉
주페 서곡 〈경기병〉
  • 의사신문
  • 승인 2016.03.0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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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45〉

■다양한 선율을 도입하여 경기병을 묘사

〈경기병〉은 빈의 시인 칼 코스터의 대본을 인용하고, 헝가리 집시풍인 차르타시풍 등 다양한 선율을 도입하여 화려한 경기병의 군대생활을 그린 희가극이다.

1866년 3월 초연된 후 당시 여러 차례 성공적인 공연을 하였으나 요즘은 거의 공연되지 않고 단지 서곡만이 자주 연주되고 있다.

프란츠 폰 주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스타일의 맑고 우아한 선율의 많은 서곡을 남긴 작곡가이다. 그는 현재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 지방인 달마티아 왕국의 스팔라토에서 출생하여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으나 아버지의 뜻에 따라 파도바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던 중 17세 때 빈 음악원에 재입학하여 정식 음악공부를 하게 된다.

졸업 후 빈의 요제프 시타트 극장에서 지휘자로 지휘와 작곡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41세 때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을 관람한 후 이에 자극을 받고 오페레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오페레타 〈시인과 농부〉 등을 발표하였다.

1863년에는 칼 극장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비엔나 오페레타를 개척하게 된다. 이때 오페레타 〈경기병〉, 〈이사벨라〉, 〈보카치오〉, 〈파타니차〉 등을 발표하면서 빈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그의 오페레타의 특성은 이탈리아의 맑은 하늘과 지중해의 푸른 색채에 빈의 달콤하면서 명랑한 섬세함이 어우러져있고 오펜바흐에게서 얻은 파리 스타일의 경쾌함과 산뜻함이 겸해져서 모든 이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여 편의 희가극을 작곡하면서 훗날 `비엔나 오페레타의 아버지'로 일컬어지게 된다.

서곡은 원래 오페라나 오라토리오, 발레 등의 첫 부분에 연주되어 작품의 도입 역할을 하는 기악곡으로 그 자체가 작품 전체를 요약한 특성이 있어 이것만 들어도 그 작품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는 곡이다.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되는데 프랑스 풍 서곡은 17세기 프랑스 작곡가 릴리가 그의 오페라에서 처음 서곡을 도입하면서 느림-빠름-느림의 3부 형식을 이루어 18세기 중엽까지 유행하였다.

또한 17세기 말 이탈리아 작곡가 스카를라티가 빠름-느림-빠름의 3부 양식을 창시하여 이탈리아풍 서곡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형식은 오래 지속되면서 제1부는 화성적인 양식, 제2부는 서정적인 성격의 느린 템포, 제3부는 발랄한 스케르초의 춤곡 형식으로 되면서 `신포니아'라 불리게 되고, 이는 18세기 교향곡(심포니)의 전신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런 양식이 고전파와 낭만파 음악에서 오페라의 서곡은 대부분 소나타 형식을 띠게 되고 오페라 전체 내용과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런 흐름이 바그너의 오페라에서는 더 자유스런 형식으로 변하여 인물이나 사물 등을 암시하거나 대표하는 주제 선율인 시도동기(leitmotif; 어느 인물이 등장하면 그를 대표하는 특정 선율이 나타나는 것)를 주요 소재로 구성하게 되면서 명칭도 서곡이라 하지 않고 전주곡(Vorspiel, prelude)이라는 뜻을 도입하게 된다.

19세기에는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브람스의 〈비극적 서곡〉, 〈대학축전 서곡〉 등처럼 오페라와 관계없이 단독적인 장르로 자리잡게 되고, 리스트에 이르러서는 교향시 형태로 발전하게 되어 교향시 〈전주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돈키호테〉, 〈돈 주앙〉, 〈영웅의 생애〉 등으로 진화하게 된다.

서곡 〈경기병〉은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곡은 갤럽풍의 경쾌한 행진곡으로 시작하면서 전반부가 점점 빨리 진군하는 경기병의 모습에 이어 경기병의 죽음을 애도하는 듯 단조로 변하다가 중간부를 지난 후 다시 서주의 행진곡풍이 관현악으로 재현되면서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이 곡은 칼 엘머의 대본을 바탕으로 전원의 아침을 묘사하면서 농부의 소박한 꿈을 왈츠와 행진곡풍으로 표현한 오페레타 서곡 〈시인과 농부〉와 함께 주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뽑히며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도 가장 즐겨 듣는 곡 중 하나가 되었다.

■들을 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9); 게오르규 솔티(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59); 네빌 매리너(지휘), 성 마틴 아카데미 (EMI, 1989); 샤를 뒤투아(지휘),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Decca,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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