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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칼럼]따뜻한 말 한마디
[임원진칼럼]따뜻한 말 한마디
  • 의사신문
  • 승인 2016.02.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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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 서울시의사회 의무이사

연말 연초 의료계는 머리 아픈 일 투성이다. 당장 눈앞에는 원격의료 허용 문제부터, 한의학계의 현대 의료기기사용 문제까지 의사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준한 의무이사.

열정적인 의사 회원분들은 열심히 지역 모임에서 대책들을 강구하고 정보가 부족한 회원들에게는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의협과 서울시의사회에서도 열심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송구할 뿐이지만, 왠지 2% 이상 부족함을 느낀다. 갈증이 난다. 이유가 뭘까?

열심히 정책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올바른 의사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에게 혹 누가 되지 않을지 고민이 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해본다. 어찌 보면 의사가 아닌 일반 국민 혹은 환자의 눈과 마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라는 직업은 요즘 들어서는 더욱 선망 받는 직업이 되었다. 이과 출신은 전국의 의대 정원이 다 차고 난 후에야 타 과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뿌듯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참 먹고 살기 힘든 나라구나 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직업으로서 경제적인 면과 은퇴 후의 대책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정도로만 보장이 된다면 이런 의대 광풍은 없을 테니까…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이, 살아보고 자식들은 조금 더 편하고 퇴직 걱정 없이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젊은 세대들 역시 자라면서 보고 듣는 것이 있으니 그들의 선택 역시 안정으로 가게 된거다. 국민들의 눈에서 본다면 이렇게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의사 집단이 존경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질시의 대상으로 쉽게 변한다.

평소에 의사의 이미지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건 의사라면 누구나 느끼는 점이다.

일전에 언론사 간부로 있는 친구와 술자리 하면서 친구의 후배기자와 잠시 합석을 했는데, 소주 잔이 서너배 돌면서 대뜸 “저는 의사 싫어하는데요” 한다. 물론 친구에게 호통 듣고 쫓겨 났지만, 내 생각에 의사 집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내 시각에서 크게 몇 가지를 찾는다면, 정당한 부의 축적이 부도덕한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이고, 먹고 입는 것 모두 고급 혹은 명품이며, 병원은 진료하는데 너무 돈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 대표적인 듯 하다. 언론에 노출 되는 의료 소식은 리베이트 수수, 탈세, 의료 사고 등 가장 평범한 의사들의 일상은 없다.

우리 의사들의 일상은 그리 화려한가? 내 경험은 그렇지 않다. 의대만 졸업하면 끝나겠지. 전문의만 따면 끝나겠지. 개업하면 끝나겠지. 뭐가 끝난다고 생각 했을까? 속았다.

정말 호수위의 백조, 아니 오리처럼 정말 쉴 틈이 없다. 의료 기관에 오는 환자들조차 이제는 조금이라도 불만이면 소리지르고, 의사도 감정노동자로서 피해를 고스란이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상은 이렇지만 환자와 일반 국민에게는 의사는 다른 집단이다. 그렇기에 우리로서는 정당한 요구와 주장이 정치권과 언론 및 일반 국민들에게 밉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타 직종의 친구들과 자리에서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도수분포표를 이야기 하곤 한다.

평범한 90%정도의 의사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100%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5%의 칭송을 받을 사람들과 5%의 비난 받을 사람들이 있으며 나는 중간 쯤에서 선한 쪽으로 갈려고 노력(?)중이라고 말이다. 대개는 편한 사람들과의 자리이기 때문에 이쯤으로 끝나지만, 간혹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가지고 이러한 의사들이 5%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열변을 토하는 친구들도 종종있다. 간혹 나오는 이러한 시각이 의료계를 바라보는 가장 일반적인 시간인 듯 하다.

이제 서울시의사회에서 일한 지 채 1년이 안되었지만 미처 내가 몰랐던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이 너무 많다. 바쁜 시간에 언제 이렇게 일하시나 싶을 정도로 의사회를 위해서 또 의료봉사단 활동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넘쳐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르게 하라는 말씀도 중요하지만, 현 시대는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다.

그 홍보를 우리 의사들의 기준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수 있는, 일상에 배어나오는 감성들을 찾아서 같은 호흡을 하는 시선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한다.

의료계는 정치인 못지 않게 국민과 밀접한 관계다. 그렇다면 우리를 옆에 있는 편한 친구처럼 여길수 있는 홍보 전략과 진료 일선에서 일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해보자. 이분들이 의료계가 주장을 펼 경우 이유가 뭔지 최소한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서는 신뢰와 호의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쉽지 않지만 한마디 말부터 시작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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