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를 경제산업적 측면으로만 해석하려는 정부 정책 즉각 중단돼야
의료를 경제산업적 측면으로만 해석하려는 정부 정책 즉각 중단돼야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6.02.1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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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기재부 등 추진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 명목으로 각종 산업화 정책에 경고

대한의사협회(회장·추무진)는 정부가 지난 17일 개최된 대통령 주재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한 것과 관련, 명백한 의료행위인 건강관리 분야를 산업적인 형태로 인식하고, 전문가적 판단이 배제된 각종 산업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추진하는 등 정부당국이 의료를 경제적인 목적으로만 해석하여 정책을 펼치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의협은 이와 같이 정부가 지속적으로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의료서비스를 사회보장 성격의 공공성보다는 효율성이나 수익성 등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보건의료환경이 자본에 지배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이는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왜곡시키고, 의사의 양심적 진료를 저해하고 국민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건강관리는 명백한 의료의 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의사 및 의료기관을 배제한 체 질병발생에 대한 예측, 예방, 사후 관리 및 모니터링을 민간에게 위임하는 건강관리서비스 제도 도입에 큰 우려를 표하며, 건강관리서비스 도입시 의료기관의 역할을 치료의 영역으로 제한하여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유사의료행위의 만연 및 국민 의료비 급증 등의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반적으로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측 및 예방, 진단, 치료, 사후 관리 및 모니터링으로 크게 4단계로 나누어져 있어 국민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통합적인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의료기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는 국민건강 증진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더욱이, 이번 발표에서 건강관리서비스 제도를 법 제정과 별개로 가이드라인만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건강관리서비스 업체 자격과 절차, 제공범위 등을 상세히 규정할 수 없어 안정적 제도도입이 담보될 수 없으며, 오히려 유사의료행위 등 부작용만 확대시킬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의협에서 예외적 허용사유를 통해 비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유전자검사를 허용하는 것은 보건의료 체제의 혼란과 의료윤리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지적한 생명윤리법의 제도적 기반마련을 금번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시킨 것은 의료영리화 등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추진된 법령 개정이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비판했으며, 향후 의료계 등 관계 전문가 협의시에 의료윤리적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함께 의료전문가인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판단과 진단이 선행될 수 있는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바이오와 ICT 등 신기술 융합에 따른 의료서비스 분야의 규제를 완화시키는 ‘그레이존 해소제도’의 도입은 최근 발표된 보건의료 규제기요틴과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목적으로 국민건강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순기능적 규제철폐 및 각종 산업화 정책을 추진하고자 무분별한 규제완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것으로써 원격의료 등 현행 법령으로 적용이 어려운 각종 의료영리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도입하려는 의도로 판단되며, ICT기술 등 새로운 신기술 도입을 위해 공공성이 강한 의료를 규제 밖으로 빼내어 일선 가이드라인으로 적용시키려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와 같은 제도 도입은 일반인에게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하여 국민 건강권에 심각한 위해와 무면허 의료행위 조장 등 지난해 식약처에서 졸속 정책을 추진한 ‘건강관리용 웰니스제품 구분관리 기준 제정’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국민과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각종 산업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추진하려는 기재부 중심의 이번 투자활성화 대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 건강을 위해 더 이상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의협은 기재부 중심의 범부처 차원의 산업화 정책은 한국의료체계를 송두리째 붕괴시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심대하게 위협할 것이므로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강하게 촉구하면서, 보건의료에 관한 주무부처가 아닌 기재부는 의료계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지 말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경고했다.

만약 기재부에서 산업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의료계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건강관리서비스는 그간 입법 추진이 무산될 만큼 문제점이 많이 드러난 정책이며, 이를 법령 제정이 아닌 단순 가이드라인으로 우회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더 큰 위협으로 작용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건강관리서비스 뿐 아니라 그레이존 해소제도 등 의료법에 의해 엄격히 적용되고, 규제받아야 할 의료서비스를 가이드라인으로 해결하려는 정부방침을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며, ICT 등 새로운 신기술을 의료와 융합시키기 위해서는 의료체계의 틀 내에서 우선적으로 의료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한 길이다”라고 밝혔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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