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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 의사신문
  • 승인 2016.02.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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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42〉

가난한 젊은 서민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푸치니의 대표적인 오페라 <라 보엠>의 원작은 파리출신 작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엠 인생의 장면들」이다. 이 소설은 1845년부터 3년 동안 잡지 「해적」에 연재되었는데 그 내용은 그가 이듬해 <보엠의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5막 연극을 만들고 소설로 엮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뮈르제 자신이 젊어서 매우 가난하여 작곡가 마스카니와 함께 하숙을 하며 끼니를 거르는 생활을 맛보았다는 이야기에 푸치니는 그에게 많은 호감을 가졌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대본 작가 일리카는 대사를 썼고 시인 쟈코사가 시를 넣어 푸치니가 곡을 붙인 후 오페라로 완성했다. 작곡가 자신도 밀라노 음악학교를 나온 후 가난하게 지내며 보헤미안적인 생활을 체험하였기에 더욱 실감나게 오페라가 완성될 수 있었다.

18세기말에 시작된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이때 열차와 증기선이 발달되면서 한편에서는 ‘공산당 선언’이 발표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다시 계급사회가 시작하는 듯 서민들은 공장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에 반발하여 나타난 젊은이들의 유형이 보엠(보헤미안)들이다.

이들은 이상은 높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별로 야심이 없고 예술과 가난을 멋으로 아는 젊은이들로서 실제로 이들 젊은 예술가들은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별로 없었으나 당시 부르주아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그들 생활에 대한 찬반논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들의 예술성보다는 생활태도에 대한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프롤레타리아들은 보엠들을 부르주아 사회에 대한 반발의 산물로서 ‘인간쓰레기’라고 공격하였다.

이 보엠들은 그 시대 산물로서 예술가의 전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세기말 사회의 관습을 무시하고 제멋대로의 생활을 보내는 서민 예술가의 대명사로 불려졌다.

 이 오페라에서는 다락방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네 사람의 보엠을 그리고 있는데 그 중 시인 로돌포는 다락방 이웃으로 병약한 처녀 미미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가난 때문에 서로 헤어지게 되고 미미는 병들어 죽게 된다. 한편 화가 마르첼로와 거리의 여인 뮤젯타와의 현실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하여 네 사람의 사랑과 우정을 절묘하게 그리고 있다.

제1막 1830년경 크리스마스 이브 파리 라틴 골목의 낡은 하숙방. 가난하지만 젊은 네 명의 보엠들이 등장한다.

화가 마르첼로는 ‘홍해의 길’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 로돌포는 자기가 쓴 소설 원고를 화로에 넣어 불을 지피고 있다. 철학자 꼴리네는 책을 저당 잡히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와 있다. 어디선가 수입이 생긴 음악가 쇼나르가 아이들에게 장작, 술, 음식 등을 들려서 유쾌하게 방에 들어오자 방안 분위기는 금세 밝아지고 쇼나르는 밖에 나가 식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때 집주인 베노아가 집세를 재촉하며 들어오자 술을 먹여 대충 둘러대며 내쫓는다. 이들은 카페 모무스로 향하고 시인 로돌포는 남은 원고를 정리하고 뒤따르기로 한다. 이때 꺼진 양초의 불을 얻으러 병약해 보이는 이웃집 처녀 미미가 문을 두드린다.

로돌포가 불을 붙였으나 바람에 다시 꺼진 듯 일부러 꺼트린다. 어둠 속에서 방바닥에 떨어뜨린 열쇠를 더듬어 찾는 두 손이 마주치자 여인의 손을 잡은 로돌포가 아리아 ‘그대의 찬 손’을 부르며 자신은 가난한 작가라며 인사를 하자 여인은 ‘나의 이름은 미미’를 부르며 자신은 바느질로 생활하는 처녀라고 인사를 한다. 집밖에서 들리는 친구들의 재촉하는 소리를 듣고 같이 동참하기로 하며 사랑의 이중창 ‘오 사랑스런 아가씨’를 부르며 카페로 향한다.

제2막 소란스런 카페 모무스 앞 거리 세 친구 앞에 로돌포는 미미와 함께 나타난다.

서로를 소개하고 음식을 주문한다. 이때 화가 마르첼로의 애인 무젯타가 한 늙은 부자와 함께 나타난다. 마르첼로가 있는 것을 본 무젯타는 자기를 알리기 위해 거칠게 영감을 다루는데 마르첼로는 모른 척하자 이에 분개한 무젯타가 난동을 부린 후 ‘무젯타의 왈츠’를 부르며 마르첼로의 눈길을 끈다. 그녀는 발이 아프다며 영감에게 새 신을 사오게 하고는 그 사이에 마르첼로에게 달려가 포옹을 한다. 그들의 카페 청구서를 가지고 온 웨이터에게 영감이 계산할 것이라며 카페를 나간다. 돌아온 영감은 비싼 카페청구서를 보고 어이없어 주저앉는다.

제3막 파리 세관 옆 2개월 후 겨울 새벽. 성문근처 무젯타와 함께 운영하는 마르첼로 주막에 찾아온 미미는 로돌포가 변심했다고 하소연한다. 주막에 이미 와 있던 로돌포는 미미가 없는 줄 알고 마르첼로에게 “그녀의 병이 심각하여 나 같은 가난한 시인과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라며 한탄한다. 이때 숨어서 이야기를 듣던 미미의 흐느끼는 소리에 놀란 로돌포에게 그녀는 ‘이제는 돌아가렵니다. 옛집으로…’를 부르고 옆에선 마르첼로와 무젯타가 서로 다투면서 ‘이별의 사중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제4막 하숙집 다락방 옛 친구들이 그전 생활로 다시 돌아와 있다. 로돌포와 마르첼로는 옛 애인을 그리며 이중창 ‘이제 미미는 돌아오지 않고’를 부른다. 이때 무젯타가 황급히 뛰어들며 미미가 중병을 앓고 아래층에 왔다고 하자 로돌포가 놀라 내려가 미미를 부축하고 침대에 눕힌다. 무젯타는 미미가 로돌포의 품에 안겨 눈을 감기 위해 왔다며 자신의 귀걸이를 저당 잡힌 돈으로 의사를 불렀다고 한다.

철학자 꼴리네는 자신의 외투도 저당 잡힌다면서 ‘외투의 노래’를 부른 후 전당포로 향한다. 그들이 돌아왔을 때 미미의 고통은 더 심해지고 로돌포 품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로돌포는 애처롭게 ‘미미’를 외치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막이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루치아노 파바로티(로돌포), 미렐라 프레니(미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도이치오페라와 합창단[Decca, 1972]; 카를로 베르곤지(로돌포), 레나타 테발디(미미),툴리오 세라핀(지휘),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관현악단과 합창단[Decca, 1959]; 유시 비올링(로돌포), 빅토리아 로스앙헬레스(미미),토마스 비첨(지휘), RCA 빅터 관현악단과 합창단 [EMI,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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