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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 
  • 의사신문
  • 승인 2016.02.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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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41〉

■음험한 셰익스피어 비극의 음악적 정밀묘사

베르디가 평생 가장 심취하였던 작가는 셰익스피어였다. 젊은 시절부터 셰익스피어에 경도되어 평생 셰익스피어의 책을 곁에 두었으며, 그의 작품들을 오페라로 만드는 것을 필생의 목표로 삼았다. 그는 〈맥베스〉, 〈오텔로〉를 작곡했고, 〈헨리 4세〉와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을 섞어 최후의 걸작〈팔스타프〉를 완성했다. 그 중 가장 주목할 작품이 바로 〈맥베스〉이다.

〈나부코〉의 성공 후 피렌체 극장에서 새 오페라 계약을 요청하자 베르디는 작품 선정을 고민하다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선택하게 된다. 그전까지 애국심에 호소하던 베르디의 작풍은 점점 심리극에 몰두하는 경향으로 바뀌는데 그 분수령인 작품이 바로 〈맥베스〉이다. 〈맥베스〉는 베르디의 뛰어난 음악성과 공연에 대한 안목과 함께 개혁성까지 갖춘 오페라의 걸작이다. 베르디가 작곡할 때 장면의 변화가 많은 원작을 새롭게 구성하고 전개하는 일이 첫 과제였다. 그는 음악에 맞춰 직접 영어를 번역해 이태리어 초안을 썼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본 작가 피아베에게 대본을 부탁했다. 피아베는 베르디가 만족할 때까지 대본을 다시 써 주었고 불만스런 부분은 안드레아 마페이가 수정하여 1847년 피렌체 페르골라 극장에서 초연하였다. 인품이 넉넉한 피아베와 끈질긴 베르디의 집념으로 걸작이 탄생한 것이다.

베르디는 간결한 대사와 장면의 연결, 탄탄한 구성, 뛰어난 심리와 갈등의 표현 등으로 그 특유의 오페라 문법을 완성하였다. 제1막은 `편지 장면'과 맥베스 부부의 2중창이, 제2막은 밴쿠오의 아리아와 맥베스의 `광란 장면'이, 제3막은 맥베스 부부의 2중창이, 제4막은 맥더프의 아리아와 맥베스 부인의 `몽유병 장면'과 맥베스의 아리아 등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음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비극을 인물들의 심리적인 전개를 통해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제1막 제1장 11세기 중반 스코틀랜드 숲속 마녀들이 기괴한 춤을 추고 있는데 전쟁에서 귀환하던 맥베스와 밴쿠오가 이들과 마주친다.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영주가 된 후 왕이 된다고 예언하고, 밴쿠오에게는 미래에 왕의 아버지가 될 것을 예언하고 사라진다. 그때 전령이 와서 맥베스가 성의 영주가 되었다는 소식을 알리자 맥베스와 밴쿠오는 그 예언이 실현되었음에 놀란다.

제2장 맥베스 성안의 넓은 방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에게서 예언에 대한 편지를 받고 왕위에 대한 욕망이 끓어오른다. 하인이 맥베스와 던컨 왕이 오늘밤 여기에서 묵는다고 말하자 부인은 오늘이 국왕 암살의 기회라고 소리친다. 맥베스가 돌아오자 부인은 오늘밤 왕을 죽이자며 함께 음모를 꾸민다. 드디어 왕의 일행이 도착하여 맥베스의 환영을 받는다. 성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흐른다. 맥베스는 무엇에 홀린 듯 칼을 쥐고 왕을 죽이러 침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피 묻은 단검을 쥐고 맥베스가 겁에 질려 나온다. 맥베스 부인은 다시 왕의 침실로 들어가 피묻은 칼을 갖다놓고 경호원의 소행으로 꾸민 뒤 도망간다. 다음날 왕의 시체를 발견한 맥더프가 놀라 뛰쳐나오자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다.

△제2막 제1장 맥베스 성의 회랑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대로 국왕이 되었고, 던컨 왕의 아들 말 콤은 영국으로 피신한다. 그러나 맥베스는 밴쿠오의 자손들이 왕위를 잇는다는 마녀의 예언을 떠올리고 불안을 느끼고 밴쿠오 부자를 살해하기로 결정한다. 맥베스가 퇴장하고 부인은 혼자서 다시 각오를 다진다.

제2장 맥베스 성 근처의 공원 밤 맥베스의 명령을 받은 자객들에 의해 밴쿠오는 희생되지만 그의 아들 플렌스는 탈출한다. 제3장 성내의 회랑 맥베스의 국왕 취임축하연회가 열리고 맥베스 부인은 축배의 노래를 부른다. 그때 전령이 밴쿠오의 죽음과 플린스의 탈출소식을 전하자, 맥베스는 아직 계획이 반밖에 실행되지 않았음을 걱정한다. 맥베스는 피투성이가 된 밴쿠오 유령이 자리에 앉아있는 환상을 보자 소스라치게 놀라 큰 소리로 자기의 죄를 부인한다. 맥베스 부인은 남편을 진정시키지만 다시 유령을 본 맥베스는 기진맥진하게 된다. 맥더프와 하객들은 그의 비행을 눈치채고 연회장을 떠난다.

△제3막 마녀들의 동굴 마녀들이 춤을 추고 있다. 맥베스는 예언을 다시 듣고자 청한다. 첫 번째 마녀는 맥더프를 경계하라고, 두 번째는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자 중 맥베스를 이길 자가 없다고, 세 번째는 버남숲이 대항하기 전에는 안전하다고 예언한다. 맥베스가 밴쿠오의 자손들이 국왕이 되느냐고 묻자, 역대 8명의 왕들 마지막에 밴쿠오가 나타나자 맥베스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는 부인에게 마녀들이 보여준 광경에 대해 말하자 부인은 남편에게 밴쿠오와 맥더프의 가족들을 모두 죽여 왕위를 사수하자고 부추기고 멕베스도 동의한다.

△제4막 제1장 황량한 벌판 추방당한 망명자들이 합창하고 맥더프는 처자가 암살된 것을 슬퍼한다. 그는 말콤과 함께 복수를 맹세하고 버남숲의 나뭇가지로 위장하고 출정한다.

제2장 맥베스의 성안 맥베스 부인은 몽유병 환자가 되어 매일 밤 성내를 돌아다닌다. 맥베스 부인은 죄의식과 후회로 가득 찬 아리아를 부른다.

제3장 성내의 한 방 맥베스는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자는 자기를 물리칠 수 없다고 한 예언을 믿지만 자신의 운명이 다했음을 느낀다. 전령이 와서 부인이 죽었다고 알리자 정신이 혼미한 맥베스는 전쟁터로 돌진한다.

제4장 전장 말콤의 군대가 진격하고 맥더프와 맥베스가 맞붙어 싸운다. 맥베스가 여자에게서 난 자는 자기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자 맥더프는 만삭 전에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나왔다고 말하며 맥베스를 쓰러뜨린다. 마침내 모두들 승리의 합창을 부르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들을 만한 음반 : △피에로 카푸칠리(맥베스), 셀리 베레트(맥베스 부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라 스칼라 오페라(DG, 1976) △레나타 브루손(맥베스), 마라 잠피에리(맥베스 부인), 주세페 시노폴리(지휘),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Philips, 1983) △엔조 마스켈리니(맥베스), 마리아 칼라스(맥베스 부인), 빅터 데 사바타(지휘), 라 스칼라 오페라(EMI,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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