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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병협 수가협상 실패
의협,병협 수가협상 실패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10.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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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의협과 병협의 수가협상이 결렬되면서 올해 역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넘기게 되어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수가협상팀은 지난 19일 5개 공급자 단체 중 4번째로 최종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합의에 실패했다.

의협은 지난해에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결렬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2.1%, 환산지수 63.4원 수가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수가협상의 경우 병협 2%, 치협 3.5%, 한의협 3.7%, 약사회 2.2%, 간협 9.3%, 보건기관 2.6%로 최종 결정됐다.

이날 협상 결렬과 함께 의협 협상팀은 “더 이상 의사의 희생만을 기반으로 설계한 건강보험제도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앞으로 일방적인 수가협상 구조를 비롯해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 역시 이날 마지막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결렬됐다. 박상근 병협 보험위원장은 "매번 협상에 임할 때마다 의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돼 있다"고 공단 협상팀을 비판했다.

한편 의협과 병협의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의협과 병협의 수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건정심에서 결정하게 될 예정이다. 반면 이날 치협은 2%대, 약사회와 한의협은 1.9%대 인상률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협상 결렬 소식을 접한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협과 공단의 수가협상은 2000년 수가계약제도가 신설된 이후 2005년 유일하게 계약한 것을 제외하고는 9번이나 결렬됐다”며 “구조적으로 일방통행인 이런 식의 수가협상은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강력히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공단은 매번 수가협상을 진행하다 결렬되면 건정심으로 넘기면 그만이고 건정심으로 넘어가면 정부는 의료계의 현실과는 무관한 일방적인 수가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또 “설사 수가가 2%나 3%대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고사위기에 놓인 개원가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며 “이처럼 의료계는 수가협상 시마다 속앓이를 앓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무엇보다 “매년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단이나 건정심의 수치는 어불성설”이라며 현 수가계약제의 구조적인 모순을 거듭 지적했다. 이에 건정심 위원회 선정에 정부 입김에 의한 위원 선정이 아닌 최소한 의료계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의료계 적정 인원을 배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다른 의료 관계자는 “공정제도를 가장한 단일 보험자에 의한 단일 협상, 결렬시 건정심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고시제도는 예전의 복지부 고시제와 뭐가 다른가”라며 의료사회주의만도 못한 날강도 제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공단의 입장만 반영하는 수가협상이 개선되지 않는 한 말로만의 고사위기가 아닌 결국 한국 의료계는 빠른 속도로 고사할 것”이라며 “세탁소를 하더라도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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