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창립 101주년 새 출발, 의료계에 길을 묻다 ⑤ 〔젊은 의사〕 전공의, 광야(廣野)에 서다
■'서울시의사회 창립 101주년 새 출발, 의료계에 길을 묻다 ⑤ 〔젊은 의사〕 전공의, 광야(廣野)에 서다
  • 의사신문
  • 승인 2016.01.04 09:2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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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하 제19기 대한전공의협의회 기획이사 (고려대안산병원 내과)

“서울시의사회가 젊은 의사의 동반자 되어주길”

김대하 기획이사.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워쇼스키 형제의 SF영화 `매트릭스(The Matrix)'는 전지전능한 인공지능인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인간을 지배하는 2199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네오(Neo)'라는 이름과 달리 정작 영화 초반, 주인공은 시계추처럼 정해진 대로 살아가는 1999년의 아주 평범한 직장인에 지나지 않다. 그저 가끔씩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뿐이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AI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지도자인 모피우스(Mopheus)가 찾아와 털어놓는 진실은 충격적이다.

모피우스는 현재가 1999년이 아니라 2199년이며 인간이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AI에 의하여 머리에 주입된 매트릭스(Matrix)라는 프로그램에 의한 환상에 불과하고 사실은 태어나자마자 온 몸에 촉수가 꽂힌 채 AI의 에너지원으로써 평생을 소모되다가 쓰임이 다하면 한 줌의 액체가 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진짜 인간의 운명이라며 네오의 각성을 촉구한다. 그는 네오에게 두 개의 약을 내민다. 파란 약을 선택하면 비록 조작된 환상이긴 하지만 별일 없이, 모든 것을 잊고 언제나 그랬듯 어제처럼 살아갈 수 있다. 반면, 빨간 약을 선택하면 고통스럽고 잔인하지만 진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고민 끝에 빨간 약을 삼킨 네오는 곧 꿈에서 깨듯 인큐베이터 안에 갇혀 비쩍 마른 알몸으로 기계에게 사육당하고 있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매트릭스를 탈출한 네오가 잔혹한 진실에 맞서야 하는 자신의 사명을 받아들이고 혁명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개화기 서양 선교사들을 통해 의학이 처음 소개된 이래, 한국의 의학은 불모지에 핀 꽃만큼이나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해왔다.

1885년 제중원이 문을 열자, 서양인 의사를 만나기 위해 몰려든 조선인 환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것과는 반대로 이제는 세계 각국의 환자들이 대한민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야말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이요, 괄목상대(刮目相對)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잘못된 의료제도 혁신의 첫 걸음 `전공의 특별법' 통과
매트릭스 속에서 뛰쳐나온 젊은 의사들의 단호한 `일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을 맞이하는 우리 의료계의 모습은 어떠한가. 내부적으로는 통제 일변도의 관치(官治)의료와 살인적인 저수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인해서, 외부적으로는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입법만능주의의 결합이 만들어낸 온갖 비상식적인 악법과 호시탐탐 의권(醫權)을 넘보는 한의계와 약업계의 침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과대학에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 모이고 매년 4천여 명의 새로운 의사가 배출되어 면허번호는 13만번 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왜 늘어나는 의사 수와는 달리 의사의 힘과 사회적 영향력은 약해져만 가는가.

무엇보다도 내일의 주역이 될 젊은 의사들이 현실에 눈을 감아왔기 때문이다. 가장 개혁적이고 열정적이어야 할 젊은 의사들이 장밋빛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만들어낸 매트릭스 속에 갇혀 그 어떤 직종에서도 볼 수 없는 주(週)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과 법이 정한 최저시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상식적인 저급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다.

병원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계의 여러 이슈에 눈길을 줄 시간도 없거니와 관심을 갖기도 힘들었다. 설령 문제를 인지하더라도 힘든 수련의 끝에는 항상 긴 영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실체 없는 믿음이 다시 그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다른 목소리, 다른 행동에 관대하지 않은  의사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 역시 한몫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체계화된 침묵' 속에서 의사들의 젊음은 일회용 건전지마냥 수십 년 간 소모되어 왔다. 그리고 이들의 땀과 눈물을 거름삼은 대형병원들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기형적인 몸집불리기를 통해 저수가로 대표되는 모순투성이의 의료제도를 아슬아슬하게 우회(迂廻)하고 있다.

병원이 의원급과 경쟁하며 1차 의료 수요까지 잠식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동족상잔)이 수시로 자행됨으로써 병원진료의 첨병인 젊은 의사들은, 그들이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할수록 오히려 미래를 보장받기는 더 힘들어지는, 역설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2015년 12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정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특별법)은 더 이상 매트릭스 속에 갇혀 있기를 거부하는 젊은 의사들의 사회를 향한 절박하지만 단호한 일성(一聲)이었다.

수십 년 간 당연한 것처럼 무시되었고 스스로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의사, 그 이전에 최소한의 권리를 가진 하나의 인간'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의료제도 혁신의 물꼬를 트겠다는 담대한 첫걸음인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특별법 제정의 후속조치로서 독립적인 수련환경평가기구의 수련환경에 대한 지속적이고 독립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담보할 수 있는 하위법령 제정을 통하여 이 법이 강력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 창립 101주년을 맞이하는 서울시의사회가 대한의사협회 산하의 최대단체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의사회로서, 광야(曠野)로 나온 젊은 의사들의 용기 있는 여정에 든든한 조력자이자 동반자가 되어주시기를 간곡하게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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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아무게 2016-01-08 17:00:03
의사해서 돈 벌 시기는 아니쟎아요? 그러니 적게 벌고 시간은 부자로 살면 건강관리도 하고 연구도 하고 취미도 살리고...

박꽃 2016-01-08 16:57:18
젊은 의사들도 협회를 만들어 조직적인 경영을 해 나가야 될 때인것 같아요
연구에 몰두할 시간을 갖고 임상에는 일주일에 1일 나가서 일하면 좋겠어요
돈은 적게 받고 대신 일할 사람은 많아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