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5세대가 나오다
폭스바겐 골프 5세대가 나오다
  • 의사신문
  • 승인 2009.10.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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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I 엔진 출현…미래의 자동차로 평가

유전자나 기술의 원형이 잘 바뀌지 않는 것처럼 차들도 잘 바뀌지 않는다. 제조사의 설계 철학이 금방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용자들도 원래의 아이덴티티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친숙한 그 무엇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새로운 개혁과 도약은 모험이다.

골프의 5세대가 이러한 도약이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꾸준히 개량된 골프의 많은 것들이 다시 새로운 것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변화는 매우 커서 엔진과 변속기 차체가 모두 변했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바뀌지 않은 것은 차가 해치백 수준이라는 것과 예전의 골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조금 가지고 있다는 정도다. 그러니까 브랜드만 골프인 셈이었다.

단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에 골프가 나올 무렵 그 전까지의 차와 너무나도 다른 미래의 차 같은 느낌을 받았노라고 일본의 평론가가 말했다고 하는데 5세대의 골프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4세대와는 상당히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5세대의 골프는 크게 3가지 정도로 큰 개혁을 이루었다. FSI엔진의 출현, DSG변속기, 새로운 차체다.

우선은 엔진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5세대 골프의 엔진은 가솔린의 경우 일반 차종은 FSI라는 기술을 사용했고 GTI는 FSI에 터보 차저를 붙였다. 각기 150마력과 200마력 정도를 낼 수 있었다. FSI는 Fuel Stratified Injection의 약자로 가솔린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다른 엔진보다는 조금 앞선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은 작은 연료펌프를 통해 낮은 3기압 전후의 압력으로 인젝터를 통해 분사한다.

1990년 정도가 되어서야 일반화됐으니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나자 더 높은 연소효율을 위해 고압으로 분사하는 기술이 나타났다. 고압이라면 일단 복잡한 연료 압축과 그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한 노즐 시스템이 전제되어야 한다. 기술적 문제는 일단 커먼레일 방식의 디젤 엔진에서 어느 정도 해결되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디젤 엔진의 연소효율과 출력의 증강이 일어났다.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 골프가 제일 먼저도 아니다. GDI(gasoline direct injection)라는 이름으로 1996년 미쯔비시 갤랑의 일부 모델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 엔진은 1925년의 하셀만 엔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하셀만 엔진은 가솔린과 디젤을 같이 사용할 수 있었으나 당시에는 정교한 제어기술과 가공기술이 따라가지를 못했다. 폭스바겐은 이 엔진을 빠르게 실용화해서 전면에 투입했는데 실제로 주력 엔진이다. 가솔린 엔진의 아우디의 A4 플랫폼과 함께 이 엔진의 테스트베드이기도 했다. 다른 메이커와의 차이점이라면 더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도박이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엔진과 GDI계열의 엔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고압 분사하므로 인젝터의 위치가 바뀌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흡기관의 끝 부분이나 중간에 인젝터가 달려 있었다. 연소실 앞에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큰 차이다. 어느 정도 이상으로는 연료의 혼합비와 상태를 제어하지 못한다. 예전에는 일단 흡기 사이클에 들어간 상태에서만 분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소실에 직접 고압분사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떤 상태에서나 븐사제어가 가능하고 분사량이나 타이밍의 제약이 줄어든다. 압축시에 분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소 방식은 가솔린엔진에 디젤엔진과 비슷한 작동방식을 섞어 놓은 것처럼 만들수도 있다. 사실 이 점이 FSI라는 이름의 의미다. 통칭해서 Stratified charge engine 이라는 엔진 시스템은 연소실 근처에서 공기와 연료의 층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차이로 다른 엔진들과의 중요한 차이가 생겼다. 층을 만드는 것으로 기존의 GDI와도 차별이 생긴다.

성층분사를 함으로서 울트라 린번(Ultra lean burn) 모드가 가능해졌다. 연료를 플러그 바로 옆에서 분사하므로 낮은 부하에서는 연료를 흡입사이클이 아니라 압축사이클에 잠시만 고압분사해도 되는 것이다. 폭발은 엔진의 상부에서 혼합된 작은 층에서 완전연소에 가깝게 일어나고 곧바로 배출된다. 예전에는 아예 불가능하던 이야기다.

예전의 린번 엔진이 불안정한 면이 있었던 것도 타이밍과 혼합기의 애매한 믹싱 때문이었지만 연소실에서 폭발을 일으킬 정도만 소량을 고압분사하고 점화시키는 일이 가능해지자 아주 낮은 출력에서도 안정한 폭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일반적인 린번이 아니라 심한 정도의 린번도 가능한 일이 되었다. 공기와 연료의 무게비율이 14:1 정도였던 일반적인 연소와 그 2배 정도인 린번 모드를 넘어 64:1 정도에서도 연소가 가능하다. 고압의 정밀분사의 최대 이점이다. 연비와 오염물질 배출은 크게 개선된다. 일종의 엔지니어링의 기적이다.

부하를 조금 더 많이 받는 연소조건인 Stoichiometric mode에서도 균일한 연료분사의 득을 보게된다. 이 모드는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의 사이클과 마찬가지로 흡기사이클에 연료를 분사하고 잘 섞은 다음 확실하게 연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최대 출력 모드(Full power mode)는 조금 더 진한 혼합비로 연소하는 것이다. 처음의 성층 연소가 최대의 장점인데 약한 출력에서는 연비와 배기가스 문제가 모두 개선된다. 그리고 차들이 항상 강한 출력만 내는 것은 아니다. 가속이 없는 기간에는 사실 린번 모드인 것이다.

아마도 미래의 차들은 규제가 복잡해짐에 따라 이런 엔진방식을 더 많이 따라갈 것이다. 5세대의 골프는 데뷔 당시처럼 신기한 기술을 미리 보여주는 차라고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엔진의 내구성과 레스폰스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엔지니어링이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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