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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2ㆍ3ㆍ4세대
골프 2ㆍ3ㆍ4세대
  • 의사신문
  • 승인 2009.10.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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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1의 충격적 데뷔와 달리 큰 임펙트는 없어

폭스바겐은 골프 1세대의 출하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우디의 DNA로 시간을 벌었던 것이다. 요즘처럼 개발에 컴퓨터 CAD를 투입할 수 있던 시기도 아니고 하나하나 다 만들어 보아야 실제의 차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던 시기에는 사소한 부품의 개발에도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전체적인 개발은 가장 느린 것에 의해 지배받는다. 특히 엔진과 파워트레인의 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폭스바겐은 운 좋게도 2∼3년만에 개발을 끝낼 수 있었다. 자회사 아우디의 기술과 전통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의 회사라고 해도 핵심 개발진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이들의 실력과 성취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했다. 몇 만명이 넘는 종업원들의 운명이 몇 명에게 걸려있는 셈이고 더 크게는 폭스바겐의 공장이 있던 작센주와 서독의 경제도 폭스바겐의 거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엄청나게 좋은 설계도구를 갖고 있는 요즘도 엔진의 생산과 신모델 개발은 쉬운일이 아니다. 차의 새로운 모델은 더욱 그렇다. 몇 년에 하나 또는 십년에 하나 정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일어난다.

당시에는 몇 개의 중요한 계산과 경험적인 지식으로 엔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몇 개의 중요한 수치는 불변이었다. 이 수치는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의 차에 적용시켜 만든 것으로 몇 년동안 깎고 만들고 실패하고 성공한 일들의 총합이다. 그러니 위기에 처한 당시의 상황에서는 놀랍게 빠르게 변신했다고 볼 수 있으며 폭스바겐이 벤츠로부터 아우디를 인수받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 났을지는 알 수 없다.

1970년대 초반부터 B플랫폼인 파사트와 골프가 미국시장에서 각각 Dasher와 래비트라는 이름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나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자 이들은 파사트와 골프라는 원래의 이름으로 되돌아갔다. 당시의 폭스바겐의 이름짓기는 바람이나 해류의 이름을 붙였고 요즘도 이 이름들은 대부분 남아있다. 파사트(Passat)는 독일어로 무역풍을 부는 이름이다. 골프(Golf)는 gulf stream의 독일식 이름이다. 제타(Jetta)는 제트기류를 의미하며 보라(Bora)는 크로아티아에서 그리스지역에 부는 북서풍의 이름이다. 폭스바겐의 다른 차종인 Sirocco 역시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넘어오는 바람의 이름이다. 벤토(Vento)는 아예 라틴어로 바람 그 자체를 이르는 단어다.

1세대의 골프는 휠베이스(앞 차축과 뒷 차축 사이의 거리)가 240cm , 길이 370cm, 차폭은 161cm, 높이 139cm에 차중이 790kg에서 970kg 정도의 차였다. 요즘의 기준으로 보면 정말 작은 차라고 할 수 있다. 실제적인 비교를 한다면 프라이드 보다 10cm 정도 긴 차라고 보면 되겠다. 무게는 100kg 정도 무겁지만 슈퍼미니로 분류되는 프라이드와 서브 컴팩트로 분류되는 골프와는 차종이 다르다.(골프는 세대를 거치면서 점점 무거워지면서 컴팩트 급으로 넘어갔다)

1세대의 골프는 1973년부터 1984년까지 680만대가 팔렸고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차종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10년 동안 성공적으로 실용적인 차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골프는 다시 2세대로 접어든다. 차체가 튼튼해지기는 했으나 종전처럼 큰 변화는 없었다. 길이는 180mm가 증가했고 폭은 55mm 높이는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휠베이스도 거의 같았다. 다만 무게는 120kg가 증가했다. 초기의 주지아로의 디자인에서 별로 변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안전장비의 증가 때문이었다. 우선 범퍼가 커졌다. 당시 차량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도 큰 이유다. 범퍼는 예전의 포니와 비슷한 빈약한 수준에서 1990년대의 차들과 비슷한 커다란 범퍼로 변했다.

골프 mk1의 충격적인 데뷔와는 달리 2세대의 골프는 그 정도로 큰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판매량은 630만대로 나름대로 성공적이었지만 푸조의 205시리즈나 혼다의 시빅 같은 차들이 골프의 경쟁상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3세대의 골프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480만대가 생산됐다. 1992년에는 유럽의 car of the year와 1997년의 best family car에 선정되기는 했지만 모델의 임팩트는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다른 회사들이 이미 많은 발전을 해서 경쟁자는 늘어났다. 폭스바겐은 이 당시 다시 경영적인 어려움에 빠지고 만다. 이 위기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과 복잡한 규제가 원인이었다고 전한다. 이 당시에는 포드의 에스코트와 오펠의 아스트라가 경쟁자로 등장했다.

4세대의 골프는 경쟁이 치열한 세그멘트에서 다른 차종과 차별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들어간 차종이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430만대가 생산되었다. 처음에는 판매가 호조를 보여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에 등극했지만 푸조 206의 돌풍에 밀려서 2002년부터는 2위로 밀려나고 만다.

다른 차들과의 차별성을 서서히 잃어가던 골프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은 2004년 5세대의 골프가 나오면서부터다. 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차종도 5세대의 골프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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