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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칼럼]사람만이 희망이요, 탄탄한 반상회 조직이 곧 우리의 희망이다
[임원진칼럼]사람만이 희망이요, 탄탄한 반상회 조직이 곧 우리의 희망이다
  • 의사신문
  • 승인 2015.12.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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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상 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지난 10월 24일 의협 동아홀에서는 `보건의료규제 기요틴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대표자 궐기대회'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이 쓰여진 현수막 아래 비장하고 결연한 대회사 및 결의문, 연대사를 들으며 함께한 회원들도 주먹을 불끈 쥐고 두눈을 부릅뜨며 구호제창을 하는 등 나름 뜨거운 열기를 연출하였다.

박상호 부회장.

향후 액션 플랜으로 `조직력 강화, 단합촉구, 홍보 여론전 강화' 등, 2000년 이후 귀에 못이 박히다 못해 굳은살까지 박힌 당연하고도 당연한 향후 투쟁계획을 들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 플랜 내용에 대한 행동적 지침으로서의 구체적인 `어떻게'는 빠져 있었다.

궐기대회가 개최된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갔다. 시군구 반모임조직강화, 사이버 홍보전, 권역별 집회, 가두캠페인, 1인 시위, 릴레이 단식, 준법투쟁, 토요휴무, 전국의사 궐기대회 등 좀 더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는 하였지만, 이 역시 `언제,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행동지침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지 외에는 단 한 줄도 보도가 되지 않는 결의대회를 놓고, 그나마 관심을 보여온 회원들에게 마저도 동련상련의 우리들만의 한풀이에 지나지 않는 결의대회로 치부될까 두렵다.

올해 벌써 같은 성격의 결의대회를 2번이나 시행하였고, 정부의 끊임없는 규제와 우리를 압박하는 수많은 제도시행에 대응하여 강도 높은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말미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가 닭보는 듯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형세다.

그나마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원격의료법 상정이 제외되어, 그래도 우리가 좌시해도 될(?) 명분을 잠시라도 찾게 되어 천만 다행이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늘상 그래왔지만 여전히 앞길은 험난하고 지난한 투쟁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그간 우리의 투쟁 화두는 변함이 없어 언제나 그 나물에 그 밥인 구호를 외치건만 규제와 제약은 늘 재생산되어 정의로운 의권회복을 목청껏 외치던 그 함성은 이제 화로의 재가 되어 사그러진지 오래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회원들간의 경제 양극화는 심화되고 각 개원의협의회를 비롯한 회원권익을 표방하고 출범한 임의 단체들은 소속 회원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각 단체들간의 상호 치열한 경쟁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의협이나 시도 의사회의 위상은 예전 같지가 않다

회원들도 이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도 급급한 상황이다 보니 각자도생의 선택은 당연시 되고, 회비미납 회원들은 반모임 뿐만 아니라 지역 의사회 행사에 발을 끊고 종국에는 의협의 단합과 소통 호소에도 불구하고 점차 무관심의 정도는 심화되고, 오히려 냉소적이며 집행부의 무능력에 대한 질타의 소리만이 높아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가는 체념,무관심, 이탈회원들을 도닥이며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진부하고도 진부하지만, 당연하고도 당연하지만, 결국 반모임 조직의 활성화 뿐이다.

얼마전 의협은, 반상회 조직 상황을 작성하여 보고하라는 공문을 전국 시군구 의사회로 보낸적이 있다. 회원들의 마이동풍식 대응에 대한 고육지책의 하나로 반상회를 통한 조직강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식 방식으로 회귀하는듯 하나 어찌 보면 이제라도 다시 기본에 충실한 소통방식을 추구하는듯 하여 내심 반가왔다.

2000년, 그 타는 목마름으로, 그 뜨거움 가슴으로 “We Shall Overcome!”을 외치며 저녁마다 함께하곤 했던 그 반모임을 부활해야 한다.

함께 모여 점심먹으며, 또 저녁에 술한잔 하며 반장으로부터 최근의 이슈에 대해 설명듣고, 그에 공감하고 한편으로 날선 비판도 하면서 다양한 대안도 제시하는 그런 모임이 다시금 전국각지에서 부활되어야 한다

서당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고, 자고로 귀가 먼저 솔깃해지고 귀에 익숙해 져야 눈이 뚫리는 법이요, 아는 만큼 더 들리고 더 보이는 법이다.

여기, 반모임 활성화를 위한 나름의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국의 각 시군구 반장들에게 30만원 정도의 회비 감면혜택을 주어야 한다. 감면액 분담은 의협, 시도, 각 시군구 3군데 10만원씩 부담한다. 현재 16개시도 224개 시군구에 서울 25개구 366개반(357 반장), 부산 15개구 168개반(167 반장)을 비롯하여 합 1422개반 1398개 반장들이 존재한다.

이럴 경우, 서울은 평균 1개구 내에 12∼15개 반이 존재하므로 각구 의사회가 평균 연 120∼150만원 내외의 예산이 소요되고 아마도 각 시도도 총 실질예산의 1∼2% 정도의 소요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각시도의사회 및 협조적인 개원의협의회의 모든 연수강좌 프로그램에 해당 반장분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무료등록 혜택을 해준다.

셋째, 각 시도 대의원 총회같이 1년에 1∼2회 각 시도별로 반장모임을 개최하여, 그야말로 밑바닥 민의를 가감없이 경청하고 의겸을 수렴하며 당연히 대의원에 준하는 거마비를 지급한다.

넷째, 의협이나 각종 시도의사회 매년 총회 행사시 모범 반장들을 추천받아 시상하고 표창한다.

다섯째, 3년마다 의협, 시군구의사회비를 완납한 반은 교부금 형식으로 격려금과 포상금을 지급한다. 아무리 SNS가 발달하고 첨단 디지털시대라 해도 역시 행동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와 명분보다 감성이 따라줘야 한다. 대접해 주지 않는 반장 자리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다.

반상회 조직의 강화와 활성화는 회원들의 단합과 소통,공감의 장으로서 투쟁이나 협상시 강력한 힘의 원천으로 작용할뿐 아니라, 평소에도 회원들간의 이해의 폭을 서로 넓힘으로써 상호간의 치열한 경쟁, 진료비 할인 및 유인행위 논란 등 여러 갈등, 분쟁 및 불신의 벽을 허물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 대표자 궐기대회가 개최된지 한달이 넘어가고 거기다 지난 11월 14일에 비대위는 제7차 전체 회의를 개최하여 4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됐던 비대위원회를 1인 위원장 체제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새로운 진용을 갖출 태세다.

새로이 선출된 신임 비대위 위원장은,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개방적 조직, 젊은 조직, 일하는 조직'으로 비대위를 운영해 조직 혁신의 목적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라고 첫 일성을 고하였다.

여기에 하나만 더 첨언하자면, 조직의 혁신을 위해서 `어떻게'라는 구체적 실천 방안이 조만간 꼭 도출되길 기대하면서 `반상회 조직'의 탄탄함 없이는 그 어떤 투쟁도, 그 어떤 협상력 강화도 립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충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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