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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샤를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 의사신문
  • 승인 2015.1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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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33〉

■인간 내부에 움튼 선과 악의 본성에 대한 질문

`파우스트'는 라틴어 `Faustus' 유래한 것으로 길조, 행운이란 뜻이다. 중세 구전으로 전해지는 전설로 1587년 요한 슈피스의 「요한 파우스트 박사 이야기」가 나온 이후 괴테, 토마스 만, 헥토르 베를리오즈, 리스트, 오스카 와일드, 샤를 구노, 리하르트 바그너, 구스타프 말러 등에 의해 다양한 예술의 소재가 되었다. 이들의 작품에서 `파우스트'라는 인물은 주로 연금술사나 점성술사로 자만심과 허영심때문에 결국 파멸을 맞게 된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단순한 기독교 윤리에 중점을 둔 중세의 `파우스트'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엮은 희곡으로 기독교문학, 그리스로마문학, 중세의 전설 등을 폭넓게 다룬 2부 서사시이다. 괴테는 `파우스트' 집필을 위해 6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고, 생전에 이 작품에 집착하였지만 결국 사후에 발간됐다. `파우스트'는 인간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진정한 본질의 세계에 대한 질문을 다룬 소재로 독일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지식의 한계를 느끼고 실망하고 있던 파우스트는 인간으로서 모든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대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는다. 그런 순간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파우스트는 이 계약에 만족해한다.

제1부에서는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마르게리트라는 순진한 처녀와 탐욕적인 관계를 맺도록 하여 세속적인 행복의 절정을 경험하게 하는 내용이다. 마르게리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기만과 파우스트의 욕망 때문에 파멸하지만 마지막엔 구원을 받고 파우스트는 치욕에 남게 된다.

제2부에서는 땅의 정령들이 파우스트를 용서하고 신들의 세계를 통과한 파우스트는 전쟁과 자연을 순응시키며 행복을 경험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가 죽을 때 인생의 가치를 위해 끝없이 투쟁하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잡으려하지만 천사의 주재로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구노는 당시 파리의 연인으로 불린 `폴링 비아르도'를 가슴에 품고 이 오페라를 작곡하였다고 알려졌다. 비아르도는 구노, 쇼팽, 베를리오즈, 생상스 등이 찬미한 화류계 여신이었다. 〈파우스트〉는 전 5막으로 대본은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대본을 쓴 줄르 바르비에와 미셸 캬레가 완성하였는데 괴테의 `파우스트' 1부를 기초로 하여 완성하였다. 이런 배경으로 독일 초연에서 독일 관객들은 구노의 〈파우스트〉는 괴테를 모욕한 것이라며 오페라 〈마르게리트〉라고 혹평하였다. 파리에서는 1859년 리리크 극장 초연에서는 실패하였지만 그 후 25년간 1000여 회 공연이 열렸고, 미국에서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개관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등 기록을 남겼다.

△제1막 16세기 독일 파우스트박사의 연구실 파우스트는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평생을 노력했지만 한계를 느끼며 과학을 저주하고 죽음을 택하기로 한다. 독약을 마시고 죽으려하지만 주저하고 있다. 이때 메피스토펠레가 나타나 물레 감는 마르게리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젊음을 되찾아 인생을 즐기자는 계약을 맺자고 유혹한다. 메피스토펠레가 제시한 계약이란 것은 파우스트가 살아있는 동안 지고한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죽은 후엔 그의 영혼을 가져간다는 내용이다. 파우스트가 계약에 서명하는 순간 파우스트는 멋있는 젊은이로 변한다.

△제2막 성문 앞 광장 학생들과 군인들이 어울려 술잔을 높이 치켜들고 노래를 부른다. 친구 와그너와 함께 전쟁터로 떠나는 발렌틴은 친구인 지벨에게 여동생 마르게리트를 잘 보살펴 달라고 당부한다. 이때 메피스토펠레가 마르게리트를 보고 헐뜯자 오빠 발렌틴이 분노하여 칼을 빼어들고 그를 내려치려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의 마법으로 칼이 산산조각 부서진다. 발렌틴과 와그너는 메피스토펠레가 분명히 악마라고 생각하여 다시 칼을 뽑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 그를 몰아낸다. 젊고 멋진 파우스트는 물레 감는 처녀 마르게리트의 모습을 보고 부드럽게 사랑을 호소하며 유혹하지만 마르게리트는 공손하게 파우스트가 내민 팔을 밀어낸다.

△제3막 마르게리트집 마당 오래 전부터 마르게리트를 사모한 지벨이 꽃다발을 슬며시 놓아두고 간다. 발렌틴도 지벨의 성실과 진실함을 좋아하여 마르게리트와 결혼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 모습을 본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에게 마르게리트에게 줄 멋진 선물을 부탁하자 그는 한 상자의 보석을 가져온다. 마르게리트는 보석 상자를 발견하고 놀라 기쁜 마음으로 아리아 `보석의 노래'를 부른다. 파우스트가 떠난 후 그녀는 발코니에서 파우스트가 곧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노래를 부르자 잠시 몸을 숨겼던 파우스트는 노래를 듣자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

△제4막 마르게리트의 방 세월이 흘렀다. 마르게리트는 파우스트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파우스트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마을에서 쫓겨난다. 마르게리트는 옛날을 회상하며 기도를 드리지만 메피스토펠레의 방해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잠시 후 전쟁터에 나갔다 돌아와 화가 난 발렌틴은 파우스트와 결투를 하게 되고 죽게 되자 마르게리트를 저주한다.

△제5막 발푸르기스 나하트 축제일전야의 하르츠산속 메피스토펠레와 파우스트가 마녀들에 둘러싸여 동굴로 안내된다. 축제를 열고 있는 구석에 감옥이 있는데 그곳에 마르게리트가 자기 아기를 죽인 죄로 갇혀 있다. 메피스토펠레가 파우스트를 감옥으로 데려가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우스트를 본 마르게리트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파우스트가 양심의 가책을 받고 `사랑의 이중창'을 부른다. 메피스토펠레는 그에게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어서 떠나자고 재촉한다. 마르게리트는 파우스트의 뒷모습에서 악마의 모습을 보자 천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노래를 부른다. 메피스토펠레가 천사의 칼에 맞아 쓰러지자 파우스트도 그제야 진실을 알고 회개의 기도를 올리는 중 마르게리트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막이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앙드레 클뤼탕스(지휘), 빅토리아 로스 앙헬레스(마르게리트), 니콜라이 게다(파우스트), 보리스 크리스토프(메피스토펠레), 파리국립오페라[EMI, 1959]; 리차드 보닝(지휘), 조안 서덜랜드(마르게리트), 프랑코 코렐리(파우스트), 니콜라이 갸우로프(메피스토펠레),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Decca, 1969]; 조지 프레트르(지휘), 미렐라 프레니(마르게리트), 플라치도 도밍고(파우스트), 니콜라이 갸우로프(메피스토펠레), 파리국립오페라[EMI,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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