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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칼럼] 아, 제주도!
[임원진 칼럼] 아, 제주도!
  • 의사신문
  • 승인 2015.1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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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석 완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윤석완 부회장.

놀멍 쉬멍 걸으멍…

2007년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제주출신의 김명숙 씨에 의해 산티아고처럼 올레길이 생기고 나서부터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아름다운 제주에 걷는 이들을 위해 25개의 올레길 코스도 생겨났고, 저가 항공이 여러 개 생겨 가기가 한결 수월해진 것도 한 몫 했을거라고 여겨진다. 몇 년 전부터라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지만 최근 우리에게는 제주도를 꼭 다녀와야만 하는 제주도 열풍이 불어 그 곳에 빠지기 시작했다.

워크샵이다, 졸업 몇 주년 기념여행이다, 단합대회다, 환갑여행이다 하면서 일년이면 제주도를 한두 번씩 아니면 그 이상으로 다녀오곤 한다.

지금은 가보고 싶은 곳도 무척 많아졌다. 작년 우리 딸애가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요즘 젊은이들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간다. 하지만 우리가 결혼했던 그 옛날 그 시절에는 갈 곳이 별로 없어 신혼여행지 1순위가 바로 제주도였다. 대체로 의례 다니던 곳이 정해져 있었고 특히 사진을 많이 찍는 포토존은 닳고 닳아 표시가 날 정도였다고 기억이 된다.

지금의 제주는 여행지로 갈 곳도 아주 많아졌다. 전에는 주로 골프를 치러 갔지만 이제는 주제도 다양해졌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후로는 더욱 더 가고 싶어지는 장소가 되었다. 올해 6월 6, 7, 8일 연휴와 10월 3, 4일 연휴에 워크샵으로 다녀온 곳 중 또 가보고 싶은 곳 몇 군데를 추천하고자 한다.

제주에 오름은 360∼370여 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2007년에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기 전에 먼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성수기에는 가고자 하는 시간에 못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문오름에 오르기 전 세계문화센터에 들어가 예약 확인을 한 후 탐방출입증을 받아 목에 걸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을 한다.

샌들, 스틱, 아이젠, 우산, 음식물 금지, 대소변 금지라는 새로운 사실에 놀라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우리나라에도 외국처럼 이렇게 철저하게 하는 곳이 생겼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잠시, 두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정도의 좁은 계단 250개를 오르게 된다.

이렇게 좁은 길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나무가 다칠 수 있어서 금지하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기기묘묘하게 꼬여있는 나뭇가지들과 많은 낯선 식물들 특히 쫙 깔려있는 산수국들, 탁 트인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 지하용암동굴이 김령굴과 만장굴까지 연장된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많은 곶자왈들 그리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분다는 싸한 풍혈들도 만나고 12층 높이의 수직 동굴, 숯가마터와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인들이 만들어놓은 많은 갱도 진지 동굴들도 지나면서 분화구 내부를 직접 걸어 2시간 반이 걸리는 2코스를 끝낸다(1코스는 1시간 거리, 3코스는 분화구를 따라 걷는 코스로 2코스에서 1시간 정도를 더 걷는 코스).

거문오름의 해발은 456.6m이며 둘레는 455lm, 숲으로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거문오름 화산체로부터 흘러나온 용암류가 지형경사를 따라 해안선까지 도달하면서 제주도 20여 개의 동굴들을 포함하는 용암동굴구조를 완성시킨 근원지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고자 하는 곳은 사려니 숲길인데 그냥 걷기만 해도 한없이 행복해지는 완만한 트래킹 코스다. 사려니 숲길은 비자림로의 봉개동 구간에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평평한 지형에 화산재인 빨간 색깔의 송이로 덮힌 숲길로 총 길이는 약 15km이며 숲길 전체의 평균 고도는 550m라고 한다.

우리는 그중에서 10km를 20명이 함께 걸었는데 걷는 옆 사람과 끊임없이 행복한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는 저 멀리 날려보냈다. 편안한 마음으로 숲길 양쪽에 펼쳐지는 늘씬늘씬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그리고 수없이 이어지는 산숙국의 행렬을 만나며 울창한 자연림에 피톤치드 가득한 청정한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수 있었다. 2009년 7월에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 이외에 제주시 일대의 대표적인 장소를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아름다운 곳은 비자림 자연휴양림인데 수령이 500∼800년으로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하늘을 가리고 있다. 제주도에서 처음 생긴 삼림욕장이라고 하며 단일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숲이다.

숲의 가장자리에는 비자나무의 할아버지로 불리는 천 년의 비자나무가 있는데 키는 14m 가슴둘레 6m, 나이는 826년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비자나무로 알려져 있다.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아 연중 푸르름을 유지하며 녹음 짙은 숲의 삼림욕은 피톤치드를 계속 뿜어내어 혈관을 유연하게 해주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피로와 인체의 리듬을 안정시키는, 요즈음 화두인 힐링의 효과가 무척 크다고 한다. 심호흡을 하면서 좋다좋다라는 감탄사를 연발, 최대한 힐링하고자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더 소개하고 싶은 절물자연휴양림, 해비치 리조트와 호텔, 사이프러스 리조트, 커피박물관,행복하게 족욕을 즐긴 허브동산과 그 이외 좋은 다른 곳은 지면상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하기로 한다.

우리 일행은 제주 공항 근처 소라횟집에서 각종 맛난 생선회로 행복하게 점심을 즐기고 난 후 미리 주문해 놓았던 오메기떡을 제주공항에서 받고 일주일 정도의 행복을 예약 접수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각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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