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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의성’ 강화 위한 의사들의 힘찬 첫 걸음
문학으로 ‘의성’ 강화 위한 의사들의 힘찬 첫 걸음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5.09.20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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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의학문인회 창립총회 갖고 본격 출범_초대회장에 유형준 한림의대 교수
의학문인회는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시의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창립총회 및 기념강좌 개최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사진 앞줄 좌측에서 두번째>과 유형준 초대 의학문인회장<앞줄 좌측에서 세번째> 등 주요인사들이 개회식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형준 회장

인문학의 대세 속에 문학이 ‘위기의 의학’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문학을 통해 ‘의성(醫性)’을 강화하기 위한 의사들의 힘찬 첫 걸음이 시작됐다.

서울특별시의사회 의학문인동호회(이하 의학문인회, Medical Writers Society) 는 지난 15일 오후7시 서울시의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창립총회 및 기념강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이날 행사는 초대회장으로 선임된 유형준 의학문인회 창립준비위원장의 인사에 이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의 축사, 기념촬영, 회칙 및 회장단 선출-연회비 결정 등 창립총회, 기념강좌1 ‘의사와 인문학’(유형준 회장), 기념강좌2 ‘문학과 질병:토스토예프스키와 간질’(조유선 국민대학교 대학원 문화교차학과 교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유형준 의학문인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의(醫, medicine)는 의학, 의술 및 의료의 세 부분을 모두 아우르는 말로 의(醫)의 순수한 본디 특성을 의성(醫性)으로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의성이 더러 앓고 쓰러지려는 지금, 우리는 순전한 의성이 넉넉한 의학, 의술 그리고 의료에 충실한 의사이기를 소망하고 있다. 의학과 문학은 둘 다 저 깊숙한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는 의학과 문학이 둘 다 사람의 질병 치료에 그 깊은 바탕을 두고 있는 것과 퍽 가깝게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의학과 문학의 합력(合力)은 참된 의성 강화에 뚜렷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이에 문학으로 친목을 돋우고 참된 의성을 튼튼하게 하여 의료계 및 사회와의 좋은 소통을 지향하고자 서울시의사회 의학문학동호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혹 진료와 연구에 바쁘시더라도 의학문인회에 자주 참석하셔서 격려와 꾸짖음을 두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 회장은 아울러 “창립총회 개최에 따스한 관심을 기울여 주신 수필가이신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님의 의학과 문학의 소통에 대한, 깊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유형준 의학문인회장이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상단 사진> 이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하단 사진>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축사를 통해 “유형준 회장님이 처음 동호회 등록서류를 갖고 서울시의사회를 찾아주셨을 때 내심 반가웠고 기뻤다.”며 “의사 회원들의 친목을 위한 다양한 동호회가 있지만 의사들이 문학을 만나 의사 본연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고 뒤돌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동호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참석하신 선생님들을 뵈니까 서울시의사회에서 적극 지원해야 하는 동호회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회원수를 더욱 많이 늘리셔서 문예지 창간과 문학상 신설 그리고 좋은 강좌도 자주 개최하셔서 의학과 인문학이 함께 해, 낮아지고 있는 의사들의 자존심과 위상 회복에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념강연이지만 수준높은 강연으로 참석자들의 혼을 빼놓은 이날 강좌 중 ‘의사와 인문학’을 주제로한 첫 번째 강좌에서 유형준 회장은 “의사는 인문학의 대가다. 누가 뭐래도 우리 의사들은 이미 대단한 인문학자“라며 ”하늘의 무늬인 천문과 땅의 무늬인 지문 그리고 사람의 무늬인 인문 등 수많은 세상의 무늬들을 우리 스스로 조금 더 공부해 순전한 의성이 넉넉한 의사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특히 유 회장은 강좌에서 “문학을 통해 많이 알게 되면 비록 진상인 환자일지라도 예뻐진다”며 “문학과 의학의 만남은 저 깊숙한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게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문학과 질병’을 주제로 두 번째 강의에 나선 조유선 교수는 “러시아에서 문학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의학과 문학 사이의 중간자 역할 및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의학에 관심을 갖게된 경위와 자신의 최근 활동범위를 소개했다.

참고로 조 교수는 현재 국민대학교 예술관 내에 '아츠메디플랫폼'(ArtsMedi Platform)이라는 문화예술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아 '예술+의료 플랫폼 구축'과 '통섭형 문화예술콘텐츠 개발' '창의-공감-치유공동체 조성' 작업을 하고 있다.

이어 그녀는 “좋은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도스토예프스키와 돈키호테 작품을 읽으라.”고 권하고 “이는 문학이 좋은 의사가 되는데 있어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근대에 들어와 과학 등이 세분화되면서 문학에서도 비로서 작품을 통해 질병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며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병이기도한 간질이라는 질병을 통해 근대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이렇게 문학과 의학은 병든(아픈) 인간에 대한 관심을 통해 서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유형준 회장이 ‘의사와 인문학’을 주제로 첫번째 기념강좌를<상단 사진> 그리고 조유선 교수가 ‘문학과 질병:토스토예프스키와 간질’을 주제로 두번째 기념강좌를 진행하고 있다.<하단 사진>

한편, ‘문학으로 회원간의 친목과 참된 의성 강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의학문인회 임원진은 다음과 같다.

△회장=유형준 한림의대 내과 교수 △부회장=유박영 원장(청박병원), 성상규 원장(성상규내과), 문현창 원장(문현창 내과) △총무=김석연 서울의료원 기획조정실장(순환기내과) △간사=김현정(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 피부과) △운영위원=김정한 성애병원 내분비내과장, 김현숙 서울의료원 홍보팀장(소아청소년과장), 임덕식 빈센트의원 과장.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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