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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크 오펜바흐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쟈크 오펜바흐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 의사신문
  • 승인 2015.08.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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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21〉 

■맹목적인 사랑은 사람을 눈멀게 한다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독일 작가 호프만의 `세 개의 사랑이야기'를 대본가 카레와 바르비에가 3막짜리 대본으로 쓴 것으로, 오펜바흐가 수년간 착상한 끝에 작곡한 작품이다. 하지만 과로로 인해 병세가 악화되자 오펜바흐는 연습 도중 쓰러져 미완성인 작품을 남긴 채 초연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피아노 악보는 완전히 끝냈지만 오케스트레이션된 것은 프롤로그와 제1막뿐이었다. 그 후 미완성 부분을 친구 에른스트 기로가 완성하게 된다.

오펜바흐는 독일에서 출생, 프랑스로 귀화한 작곡가이다. 그의 이름도 그의 출생지명을 딴 것이다. 14세에 파리음악원에 입학하여 첼로를 전공한 후 오페라 관현악 단원으로 활동하다 24세에 극장 관현악단 악장이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오페라보다 가벼운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을 발표해 유명해졌고, 이후 오페레타를 포함한 90여 곡을 작곡하면서 오페레타의 창시자가 된다. 그는 단지 노래의 선율뿐만 아니고 중간음역의 현이나 목관의 독주, 왈츠나 캉캉과 같은 춤곡을 삽입하면서 당시 프랑스 오페라에 새 혁신을 일으켰다. 

시인이고 작곡가이자 공무원이었던 작가 호프만은 낮에는 관청에 근무했지만 밤에는 술집에서 예술을 논하고 한밤중에는 소설을 썼다. 그의 소설은 모두 환상과 괴기로 가득 차 있으며,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다.

이 작품은 그의 단편소설 중 `모래 사나이', `영상을 판 사나이', `크레스펠 고문관' 등 세 작품을 섞어 만든 것이다.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는 시인 호프만을 주인공으로 한 세 가지 사랑이야기를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에 끼워 넣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이야기이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네 개 도시를 무대로 삼고 있으며 각기 성격과 노래는 다르나 사랑은 하나이며 결말은 불행이다. 즉 맹목적인 사랑은 사람을 눈멀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새로운 사랑인 스텔라에 빠져 있는 호프만이 겪은 세 가지 사랑은 미모의 기계인형인 `올랭피아에 대한 사랑', 영혼을 팔고 살인까지 저지르며 파멸에 이르는 베네치아의 창녀인 `줄리에타에 대한 사랑',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나 결국 노래를 너무 불러 죽게 된 `안토니아에 대한 사랑'이다. 비록 흥미롭고 슬픈 사랑이야기지만 그가 제시한 사랑들을 삶이 아닌 예술로 보라고 권하고 있다.

프롤로그. 뉘른베르크의 루테프 술집 독일 뉘른베르크의 술집에서 시인 호프만이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자기의 연애담을 들려주고 있다. 그는 지방극장에서 노래하고 있는 옛 연인 스텔라로부터 편지를 받고 이곳에 왔다. 친구 니콜라우스와 함께 학생들과 어울려 노래를 끝내고 자기가 경험한 세 가지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한다. 호프만은 기분이 좋아 “나의 첫사랑은 올랭피아”라며 노래를 부른다. 일단 막이 내리고 첫 번째 사랑의 무대가 막이 오른다.

△제1막 스팔란자니의 집 스파란자니는 `올랭피아'란 인형을 만들었는데 노래와 춤을 잘 추지만 `네', `아니오' 밖에 할 줄 모른다. 호프만이 들어오자 스파란자니는 이 인형이 자신의 딸이라며 소개한다. 호프만은 첫눈에 반한다. 니콜라우스가 그것은 인형이라는 것을 알려 주지만  믿지 않는다. 인형은 노래를 부르지만 박자가 안 맞으며, 태엽 감는 소리가 들린다. 스파란자니가 퇴장하자 호프만은 올랭피아에게 사랑의 고백을 한다. 호프만이 올랭피아와 함께 춤을 추자 점차 빨라지는데 멈춰지지 않고 결국 쓰러져 버린다. 반복된 동작으로 기계가 고장이 나고 스파란자니와 조수 코펠리우스가 싸우면서 인형을 깨뜨리자 호프만은 실망하고 막이 내린다.

△제2막 베니스의 줄리에타의 저택 창녀 줄리에타는 호프만을 사로잡으려고 마술사 다페르투토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 그녀에겐 쉬레밀이라는 정부가 있지만 호프만을 유혹한다. 친구 니콜라우스도 그에게 조심하라고 충고하지만 귀담아 듣지 않는다. 이때 줄리에타와 니콜라우스가 유명한 아리아 `호프만의 뱃노래'를 노래한다. 호프만은 쉬레밀과 결투하게 되는데, 다페르투토가 마법의 칼을 호프만에게 주어 상대를 찔러 죽인다. 호프만이 급히 그녀의 방 발코니에 올라가자 줄리에타는 이미 달빛아래 곤돌라를 타고 다페르투토의 팔에 기대어 떠나고 있다.

△제3막 뮌헨의 고문관 크레스펠의 집 벽에는 죽은 아내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의 딸 안토니아도 어머니처럼 소프라노 가수이지만 폐병 때문에 노래를 금하고 있다. 그녀는 호프만을 사모하는 로망스를 노래하자 아버지 크레스펠은 집사 프란츠에게 누구도 병실출입을 금하도록 하고 나간다. 그러나 귀먹은 프란츠는 호프만에게 돈을 받고 그를 들여보낸다. 두 사람은 기쁨을 나눈다. 그때 크레스펠이 돌아오자 호프만은 숨는다. 뒤이어 악질 의사 미라켈이 등장한다. 그의 모습을 본 크레스펠은 딸 또한 그의 마술에 걸릴까 근심하고 있다. 둘의 대화를 들은 호프만은 안토니아가 병실에 갇혀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그들이 나가자 호프만은 그녀에게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한다. 다시 미라켈 박사가 들어와 그녀에게 노래를 권한다. 하지만 그녀가 노래를 하자 미라켈 박사는 돌아가신 그녀 어머니의 혼을 불러내 노래하라고 강요한다. 다시 그녀는 노래한다. 계속 노래하자 결국 힘이 빠져 쓰러진다. 크레스펠이 달려와 호프만에게 화내며 소리치자, 미라켈이 나타나 기쁜 듯이 "죽었어"라고 외치며 막이 내린다.

△에필로그 뉘른베르크의 루테프 술집 호프만의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호프만은 지금까지 사랑한 세 여자는 하나이며 그녀는 `스텔라'라고 말하고 술에 취해 테이블에 엎드려 깊은 잠이 든다. 꿈에 여신이 나타나 “지상의 연인은 모두 너를 버렸다. 이제 내 뒤를 따르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자, 문이 열리고 돈 많은 린도르프가 스텔라를 매수하여 나타난다. 그는 호프만을 경멸하듯 손가락질하고, 스텔라는 그가 준 꽃을 던지고 떠난다.

■들을만한 음반: 리차드 보닝(지휘), 플라치도 도밍고(호프만), 조안 서덜랜드(4명의 여인),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Decca, 1971); 앙드레 클뤼탕스(지휘), 니콜라이 게다(호프만), 당젤로(올랭피아),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줄리에타), 로스 앙헬레스(안토니아), 파리음악원 오케스트라(EMI, 1964); 제프리 테이트(지휘), 프란시스코 아라이자(호프만), 제시 노먼(올랭피아), 세릴 스튜더(줄리에타), 안네 소피 폰 오터(안토니아), 드레스덴 국립 오케스트라(Decca,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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