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59 (금)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의사신문
  • 승인 2015.07.20 10:1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능화의 `좋은 오늘, 더 좋은 내일' 〈24〉

# 하버드 의대 교수인 아툴 가완디 Atul Gawande 는 스탠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철학을 공부한 특이한 학력의 소유자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그의 저서는 의사인 나로서도 관심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직시하게 합니다.

의학은 아주 작은 영역에 초점을 맞춥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마음과 영혼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을 복구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바로 이 부분이 고통스러운 역설을 만들어 내는데 삶이 기울어 가는 마지막 단계에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결정할 권한을 의료 전문가들에게 맡겨 버렸습니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질병, 노화, 죽음에 따르는 여러 가지 시련은 의학적인 관심사로 다뤄져 왔습니다.
 
# 인간의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 기술적인 전문성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들에게 우리 운명을 맡기는, 일종의 사회공학적 실험이었습니다.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고 아툴 가완디 박사는 단언합니다. 왜나햐면 우리가 이 `싸움'을 통해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극히 짧은 시간을 더 얻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계속할 뿐입니다.

현대 의학은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붙잡고 싸워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신체가 결국은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언젠가 죽습니다. 인간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는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사실이 아니죠. 그러나 우리는 때로 잊습니다.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진실을. 이는 부분적으로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과 연관돼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능한 한 오래 살기를 꿈꾸며, 현대 의학은 바로 그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는 데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외과 수술, 화학요법, 방사능 치료 등으로 대변되는 의학적 처치들도 죽음을 미루고 생명을 연장하려는 노력과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습니다. 종국에는 죽음이 이기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대체 무엇을 위해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의학적 싸움을 벌여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싸움에서 우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고, 육체가 파괴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마지막에는 가족과 작별의 인사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차가운 병실에서 죽어 갑니다. 그 모든 것을 희생한 대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몇 개월에서 1∼2년 정도의 생명 연장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얻은 약간의 시간 동안 우리가 `남은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입니다
 
# 아툴 가완디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의사인 저로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닉네임 2024-04-15 17:13:26
언제간죽는줄 아는데 암환자 초기든 말기든 내가죽고싶다하면 죽는병원있으면좋겠네요 걸어다니고말해도움직여도요 자살하는병원도있으면좋것같아요고통힘들어서요 제발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