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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 하차투리안 발레 〈스파르타쿠스〉
아람 하차투리안 발레 〈스파르타쿠스〉
  • 의사신문
  • 승인 2015.03.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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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300〉

 ■자유와 해방의 영웅 스파르타쿠스를 발레로 묘사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하차투리안 음악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차투리안은 이 작품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고대 로마 시대의 그림과 조각, 노예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개선문, 수많은 검투사들이 처절하게 죽어갔던 콜로세움을 돌아보았고 그곳에서 가져온 돌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면서 자유와 해방의 상징인 영웅 〈스파르타쿠스〉를 작곡하였다.

 하차투리안은 발레 〈스파르타쿠스〉에서 음악적 메시지를 뚜렷이 하고 있다. 학대하는 자와 학대받는 자의 격렬한 투쟁과 이들 사이에 상호 이질적 대립관계인 애증, 승리와 패배, 투쟁과 복종이 운명적으로 교차되면서도 음악적 정서에서는 인간의 위대한 영웅적 모습과 인간이기에 겪는 고독과 사랑의 아픔, 그리고 뜨거운 연면의 정을 두터운 명석처럼 깔면서 발레 예술의 극치를 추구하고 있다.

 하차투리안은 학창시절 모리스 라벨의 영향을 받았으나 교향곡 제1번을 발표한 이후 러시아 주변 약소국인 아르메니아의 중앙아시아 민속음악의 소재를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로 승화시면서 그만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갔다. 특히 흥분의 정점을 느끼게 하는 활기 넘치는 원시적인 리듬은 그만의 관현악 색채감이 주는 슬래브적인 우수로서 독특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1903년 그루지아 공화국에서 아르메니아출신 제본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하차투리안은 정규 음악교육을 받지 못하고 상업학교를 다니다가 19세가 되어 러시아어를 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모스크바의 그네신 음악학교에서 입학하면서 첼로를 배우면서 정식 음악교육을 받게 된다. 곧이어 모스크바음악원에 진학하여 니콜라이 마이아콥스키로부터 작곡을 배웠다. 1935년 교향곡 제1번 이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가던 중 그 이듬해 〈피아노협주곡〉을 발표하면서 일약 스타가 되고 1939년 바이올리니스트 오이스트라흐에게 헌정한 〈바이올린협주곡〉으로 스탈린상을 받으면서 러시아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차투리안은 프로코피에프, 쇼스타코비치와 더불어 20세기 러시아음악을 대표하고 있는데 이들 3인 모두 공교롭게 구소련체제의 작곡가 연맹으로부터 부르주아지적 경향을 띤 음악을 작곡했다는 맹비난을 받으며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기소되어 공직에서 물러났다.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하자 하차투리안은 이 기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여 이듬해 소련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한편 그는 아르메니아공화국의 국가를 작곡했으며 볼셰비키혁명 25주년을 기념하는 교향곡 제2번을 작곡한 후 두 차례에 걸쳐 레닌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제1막 제1장 침략 로마군 사령관 크랏수스의 지휘 아래 트라키아를 정복한 로마군은 잔인하게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 진군을 하고 있다. 이들 포로 중에 스파르타쿠스와 프리기아가 있다. 스파르타쿠스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해 절망에 빠져 있다. 제1막 제2장 노예시장 노예상인들이 귀족에게 팔기위해 남녀를 분류하면서 스파르타쿠스와 프리기아도 이별하게 된다. 프리기아는 미래의 무서운 시련을 생각하며 한숨 쉰다. 제1막 제3장 향락 크랏수스는 여흥을 펼치면서 프리기아에게 수작을 걸고 그들 앞에 눈을 가린 두 명의 검투사가 서로를 보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싸우는데, 승리한 스파르타쿠스가 동료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그의 분노와 저항심을 불태운다. 제1막 제4장 검투사의 막사 스파르타쿠스는 검투사들에게 반란을 선동하고 그들은 충성을 맹세하며 막사를 탈출한다. 제2막 제1장 아피아 가도 검투사들은 아피아 가도에서 목동들을 만나고 스파르타쿠스는 그들의 지도자로 추대된다. 제2막 제2장 크랏수스 빌라 프리기아를 구출하기 위해 빌라로 잠입하여 그는 프리기아와 해후의 기쁨을 나눈다. 잠시 후 예기나가 크랏수스의 부하들과 함께 숨어 이 장면을 보는데 그녀는 크랏수스를 유혹하여 로마 권력을 얻기를 열망한다. 제2막 제3장 크랏수스 빌라에서의 향연 크랏수스는 승리를 자축하는 향연을 여는 중 스파르타쿠스가 이끄는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켜 빌라를 포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제2막 제4장 스파르타쿠스의 승리 검투사들이 크랏수스를 붙잡아 끌고 온다. 스파르타쿠스는 복수를 원하지 않고 그와 일대일의 결투를 제안하고, 승리한 스파르타쿠스가 그를 놓아주면서 굴욕감을 느끼도록 한다.

제3막 제1장 크랏수스의 복수 크랏수스는 모멸감으로 분에 차있고 예기나는 그에게 복수하도록 부추긴다. 그는 군대를 소집하여 검투사들을 소멸시키기 위해 진군한다. 한편 예기나는 스파르타쿠스 진영에 불화를 일으킬 계략을 꾸민다. 제3막 제2장 스파르타쿠스의 막사 스파루타쿠스는 프리기아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때 크랏수스가 진군하고 있다고 전갈이 오자 그는 진군을 명하지만 많은 검투사들이 겁을 먹고 막사를 탈주한다. 그는 전투에서 죽을 것을 각오한다. 제3막 제3장 내분 예기나는 스파르타쿠스를 배반한 검투사들의 진영에 잠입한다. 그녀는 창녀들과 함께 술과 고혹적인 춤으로 그들을 현혹시키고 유인해 크랏수스 앞에 대령시킨다. 제3막 제4장 마지막 전투 스파르타쿠스 군대는 로마군에 포위당해 검투사들이 몰사당하고 스파르타쿠스 역시 로마군에 포위되어 장렬히 전사한다. 레퀴엠 프리기아는 스파르타쿠스의 시신을 찾는다. 그녀는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려 스파르타쿠스가 영원히 기억되길 신에게 기원한다.

 ■들을만한 음반: 알기스 주라이티스(지휘), 볼쇼이극장오케스트라(Melodyia, 1972); 게오르그 솔티(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ecca, 1975); 유리 테미르카르노프(지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EMI,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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