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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사소득 관련 보도 유감
<기고> 의사소득 관련 보도 유감
  • 승인 200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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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득 관련 보도 유감

 

주수호<강남 주수호외과>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 중 안과의사의 월 평균 소득이 가장 높으며, 상위 10개 직종 중 의사가 8개를 차지해 의사 직업이 여전히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보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2004년 전문직 개인사업자 건강보험료'를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하고 든 몇 가지 의문을 풀고자 문병호 의원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입수하여 보도자료 원본을 검토한 결과 본 보도자료는 악의적 보도자료의 전형이라고 비판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더불어 보도자료를 인용한 기사 역시 사실을 오도할 소지가 다분한 왜곡된 기사로서 의협은 즉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기를 기대하며 본 보도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선 금일 기사는 의사를 여러 전문 과목별로 세분하여 통계 처리한 것을 보도함으로서 전문 직종 중 최고 소득을 올리는 직종이 의사일 뿐만 아니라 상위 10개 직종 중 무려 8개 직종을 의사가 차지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인식시킴으로서 의사는 대한민국의 최고 소득 군이라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였다.

#공단자료 가공 악의적 재생산

 그러나 본 보도자료의 제목이 `15대 전문 직종 건강보험료 분석에 따른 보도 요청 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15대 전문 직종은 감정평가사, 건축사, 공증인, 관세사, 노무사, 법무사, 변리사, 변호사, 세무사, 수의사, 약사, 대형음식점, 학원, 회계사, 의사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직종을 하나의 전문직종으로 평가 분석하지 않고 세분함으로서 상위 10개 전문직종 중 무려 8개 군이 의사인 것처럼 오인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보도자료의 중간에 “2004년 12월 31일 현재 전문직종 종사자 직장가입현황을 보면 의사 95.3%, 변호사 94.5%, 변리사 94.2%, 세무사 91.5%, 회계사 98.7%, 감정평가사 92.8%, 관세사 95.2% 등으로 협회등록인원의 대부분이 직장가입자로 편입되어 있다”고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자료는 고소득 전문직 지역가입자가 많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국민들의 인식을 바로잡는 자료로 사용되는 것이 더욱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보도자료 생산자의 의도에 의해 `의사는 고소득자'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자료로 악용되었다.
 본 보도자료가 raw data의 객관적, 합리적 해석을 회피한 반면 보도자료 생산자의 의도에 의해 주관적으로 해석한 악의적 보도자료의 전형이라는 것은 본 보도자료의 표제에서도 알 수 있다.
 `안과의사 1155만원, 수의사 185만원 전문직 소득차 크다'
 안과의사 변호사 월 1천만원 이상 수입, 의사 대부분 상위권 포진
 문병호 의원 `소득탈루 통보제 더욱 강화해 소득투명화해야'
 상기 보도자료의 표제를 보면 표제의 대부분을 의사 소득이 높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보도자료에 근거한 기사를 보는 국민들은 `의사=고소득자'라는 인식이 각인되게 되는 것이다.
 본 보도자료의 raw date인 `2004년 전문직 개인사업자 건강보험료' 통계치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문병호 의원측에게 제공한 배경을 선의로 해석해 보면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지역 가입자에 대한 국고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획예산처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하기 위함이며, 둘째는 직장가입자로 분류되는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실소득에 따른 보험료 납부를 강제하기 위한 여론 환기가 그 목적이다.
 자료에 나온 바와 같이 대부분의 전문직 자영업자들과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이미 직장 가입자로 편입되었다. 따라서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고 지원이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라는 오도된 여론에 편승한 기획예산처의 지역가입자에 대한 국고 지원 중단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출발한 매우 불합리한 주장이라는 것을 밝히자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두 번째 목적은 건보공단이 파악한 소득 자료에 나온 바(학원장 315만원, 대형음식점사장 297만원, 감정평가사 261만원, 건축사 245만원, 노무사 223만원, 수의사 185만원 등)와 같이 이해할 수 없는 평균 월소득을 신고하는 직종에 대한 실질소득을 파악하기 위해 건보공단이 일관되게 주장했던 국세청 납세자료 공유에 대한 논거를 간접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결론적으로 본 보도자료는 건강보험료 및 수가 결정에 있어서 막강한 힘을 지닌 공단이 자신들의 권력이 기획예산처로 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가공하여 문 의원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안과의사 1155만원, 수의사 185만원 전문직 소득차 크다' `안과의사 변호사 월 1천만원 이상 수입' `의사 대부분 상위권 포진' 등 악의적 해석에 따른 의사는 고소득자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부분만 강조되고 `자료에 의하면 자영업자들의 수입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소득탈루 통보제 더욱 강화해 소득 투명화해야'라는 핵심은 기사의 말미에 악세사리 같이 부언됨으로서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기사가 된 것이다.

#정통 언론조차 여론오도 앞장

 기가 막히는 것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정통 보수언론이 여론을 오도하는 왜곡된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선진화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일반 대중을 선동하며, 가장 많은 독자층을 보유한 조중동 죽이기에 앞장서는 자들이 상기와 같은 전형적인 악의적 보도자료를 양산하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심한 것은 그래도 합리적 정통 언론을 자처하는 신문사의 기자들마저도 악의적 보도자료를 거르지 못하고 그대로 기사화함으로서 여론을 오도하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원의사는 대부분의 소득이 건강보험공단에 노출되는 건강보험환자 진료수입으로부터 나오는 바, 대형음식점 주인의 월 평균 소득이 297만원이고 수의사 월평균 소득이 185만원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여타 직종의 소득과 단순비교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못하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답답한 것은 이러한 여론 오도가 모이고 쌓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음을 국민들이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자면, 우리 의료계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건보공단(복지부)과 기획예산처 간의 힘겨루기 와중에 의료계만 또 매도당하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다.
 본 보도자료는 건보공단측이 건보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을 홍보한 것에 해당할 것이며, 건보수입을 알뜰하게 사용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과잉진료(?), 허위진료(?), 부당진료(?)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그동안 필자가 여러 번 강조했다시피 `의료기관 당연강제지정제'를 깨기 전에는 벗어나기 어려운 질곡이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전혀 새로운 제도를 세울 것이냐가 범의료계의 agenda가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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